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부지 매입 과정에서 국가에 손해를 끼친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인종(67) 전 청와대 경호처장 등 청와대 관계자 3명이 첫 공판에서 전면 무죄를 주장하며 특검과 신경전을 벌이는 등 향후 치열한 법정 공방을 예고했다.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천대엽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김 전 경호처장 등은 '나름의 기준에 따라 부지매입비용 부담비율을 나눴을 뿐, 국가에 손해를 끼치려는 의도가 없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김 전 경호처장과 경호처 직원 김태환(58)씨의 변호인은 "고의성이 없었고 부당이득을 취하려는 의사가 없었기 때문에 배임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씨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호처부지 매입에 관여한 경험이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나중에 지목이 변경되면 지가가 상승된다는 점 등을 감안해 매입이용 부담 비율을 정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광범 특검은 "두 전직 대통령이 매입한 사저부지는 내곡동 사저부지처럼 개발제한구역이 아니었기 때문에 지목변경을 고려할 이유도 없었다"며 "개발제한구역은 지목변경이 안 되는데 경호처는 이를 전제로 감정가액을 매겼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그런 개발(개발제한구역의 지목변경)이 법적으로 가능한지, 가능하다면 지가(地價)를 어떻게 계산해야 하는데 피고인들이 입증해야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김 전 처장 측은 "비용부담비율이 적정하게 정해졌는지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장래 개발이익이 반영된 시가를 알아야 한다"며 내곡동 부지에 대한 재감정을 요청했지만 특검측은 "가정적 감정은 의미가 없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
한편 검찰에서의 허위진술을 은폐하기 위해 보고서를 조작해 제출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심형보(47) 경호처 시설관리부장의 변호인은 "원본 문서를 찾을 수 없어 원본에 담겼다고 생각한 내용을 작성해 제출했다"고 주장했지만 이 특검은 "원본 파일을 갖고 있으면서도 제출하지 않은 것"이라고 맞섰다.
향후 현장검증 기일을 정해 내곡동 부지를 직접 방문할 예정인 재판부는 오는 21일 2차 공판부터 증인신문을 벌일 예정이다.
증인신문 과정에서 시형 씨가 증인으로 채택될지 관심이 쏠렸지만 이날 이 특검은 부동산 중개업자와 감정평가사 등을 증인으로 신청했을 뿐, 시형씨는 증인으로 신청하지 않았다.
김 전 처장과 김씨는 사저·경호부지 매입가격을 배분하는 과정에서 시형씨의 사저부지를 적정 가격인 20억 9000만원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11억 2000만원에 매입토록 결정해 시형씨가 부담했어야 할 9억 7205만여원을 국가에 전가시킨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심 부장은 특검이 경호시설 부지 매입 집행계획 보고서 등 자료 제출을 요구하자 사저부지와 경호시설 부지의 필지별 합의금액을 삭제하고 '통'으로 사들인 것처럼 총 매입대금 40억원으로 기재해 보고서를 변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