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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래? 장재석? 드래프트 다시 해도 SK는 최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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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을 지켜보는 일은 언제나 즐겁다. 각자가 품고있는 잠재력에 도달하기 위해 현재 갖고있는 실력을 키워나가는 단계다. 흙 속에서 진주를 캐야하는 구단은 언제나 고민한다. 즉시전력감을 뽑느냐, 당장은 실력이 떨어져도 잠재력을 믿고 선발하느냐, 어디에도 해답은 없다.

프로농구 신인 센터 최부경(23, 200cm)은 올해 1월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서울 SK의 유니폼을 입었다. 드래프트에서는 희소성이 높은 장신선수가 우대를 받는 법이다. 하지만 1순위 지명의 영예를 김시래에게 내줬다. 최부경은 부동의 1순위 지명 후보였지만 정작 지명권을 가진 울산 모비스는 센터보다는 포인트가드가 필요했다. 또한 김시래는 훗날 '제2의 김승현'이 될 잠재력을 가진 선수로 평가받았다. '제2의 김승현', 프로농구의 영원한 로망이다.

만약 모비스가 1순위 지명권을 갖지 않았다면 최부경이 그 자리를 대신했을 것이다. 강력한 1순위 후보였다. 하지만 이미 함지훈을 보유한 모비스만이 우선 순위 명단에서 최부경을 뒤로 뺐다. 2순위에 당첨된 SK는 내심 최부경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했다.

드래프트 순위 추첨이 끝난 뒤 유재학 모비스 감독이 건넨 "우리는 최부경 뽑을거야"라는 농담에 문경은 SK 감독이 잠시 떨었던 일화도 있다. SK에게는 최부경이 간절히 필요했다.

최부경은 드래프트 당시 김주성(원주 동부), 하승진, 오세근(안양 KGC인삼공사) 등 정상급 빅맨의 입단 때와 비교해보면 조금은 이름값이 떨어졌다. 하지만 SK는 최부경이 빈 자리를 메워줄 적임자라고 봤다. 드래프트 참가자 전체를 놓고 봤을 때 잠재력을 상징하는 선수가 김시래였다면, 최부경은 즉시전력감의 대표주자로 각광을 받았다.

현재까지는 최부경이 순항하고 있다. 아니, 가히 압도적이다. 10월 드래프트로 프로에 입문한 '2차' 신인들을 모두 포함해도 단연 독보적인 신인왕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최부경의 진가를 또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최부경은 9일 오후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진 2012-2013 KB국민카드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스와의 홈경기에서 자신의 한경기 최다기록인 23득점에 9리바운드를 보태 SK의 80-68 승리를 이끌었다.

프로-아마 최강전 개최 관계로 약 2주동안 휴식기를 가진 뒤 재개된 정규리그 첫 경기에서 최부경은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테렌스 레더의 팀 이탈과 어깨 부상을 안고 출전을 강행한 최진수 등 여러 사정으로 골밑의 힘이 크게 떨어진 오리온스를 상대로 백보드 아래를 장악했다. 팔꿈치 부상으로 빠진 김민수의 공백도 100% 메웠다.

최부경이 건국대 4학년 시절 기록한 평균 득점은 22.5점. 프로에서 그 이상을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부경은 "최강전 때 맺힌 게 있었다. 경기에 엄청 뛰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쉬웠다"고 말했다. 그래서 정규리그가 재개되는 날만 손꼽아 기다렸다. 이날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최부경은 "오늘 경기전까지는 내가 득점을 하지 않아도 해결할 수 있는 선수가 많아 괜찮았다. 대학 때처럼 내가 무리해서 할 필요가 없었다. 그런데 오늘은 슛이 터졌다"며 웃었다. 김민수의 공백을 메워야한다는 책임감도 크게 작용했다.

문경은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최부경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래서 물어봤다. 만약 김시래 학번과 장재석 학번을 모두 합쳐놓고 드래프트가 다시 열린다면 누구를 1순위로 지명하겠냐고. 사실 뻔한 답변이 예상된 질문이었다. 실제로 뻔했다.

문경은 감독은 최부경을 지목하면서 "우리끼리 하는 얘기로 농구를 할 줄 아는 선수다. 2미터 선수치고는 스피드도 빠르다. 포워드 수준이다. 무엇보다 근성과 적극성에 높은 점수를 주고싶다. 결국 그것 아니겠는가. 지금쯤 스타 의식도 생기고 할 법한데 전혀 그런 모습이 없다"고 말했다.

문경은 감독이 극찬한 최부경의 자세는 이렇다. 독보적인 신인왕 레이스에 대한 질문에 최부경은 "주위에서 신인왕 후보라고 얘기해주셔서 기분은 좋다. 팀 성적은 물론이고 개인 기록도 따라줘야 하는데 신경쓰지 않으려고 한다. 팀 성적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겠다"고 답했다. 진심이 느껴졌다.

최부경은 2라운드까지 경기당 30분을 뛰어 평균 9.6점, 6.6리바운드, 1.9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생애 단 한번 뿐인 신인왕 경쟁이 펼쳐지고 있지만 앞으로도 개인 기록에 대한 관심을 끊고 팀 승리에만 매진하겠다는 각오다. 그리고 중요한 한가지 사실, 현재 신인 가운데 최부경보다 개인 성적에서 낫다고 평가할만한 선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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