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 물타고 미리 피 뽑고…'도핑황제' 암스트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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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권위의 사이클대회인 '투르 드 프랑스'를 7년 연속 제패한 '사이클 황제' 랜스 암스트롱이 자신의 타이틀을 모두 박탈당했다. 오래 전부터 의혹을 받아온 그의 약물복용 혐의가 입증된 것이다.

AP통신은 22일(한국시간) 국제사이클연맹(UCI)이 성명을 통해 "암스트롱의 약물 복용 혐의를 입증하는 미국반도핑기구(USADA)의 보고서를 받아들이기로 했으며 이 내용을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고 전했다.

미국반도핑기구가 10일 공개한 보고서는 200쪽 분량으로, 전 동료 11명의 증언과 26가지의 상세한 실험결과 및 증거내용이 실려 있다. 미국반도핑기구는 이번 보고서에서 "암스트롱과 그의 팀 동료들은 사이클 역사상 가장 교묘하고 전문적이며 성공적인 방법으로 금지 약물을 썼다"고 토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암스트롱은 EPO라는 혈액증폭 호르몬제를 사용했다. EPO는 적혈구 생성을 촉진하여 운동 능력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는 약물이다. 암스트롱은 식염수를 자신에게 주사해서 혈액을 묽게 만들어 과다 생성된 적발구가 적발되지 않도록 했다.

이후 EPO가 도핑 테스트 항목에 포함되자 암스트롱은 대회 한 달 전에 미리 뽑아 냉장보관하던 자신의 피를 대회 중에 주입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도핑테스트의 맹점을 공략했다.

현역 시절 암스트롱의 룸메이트였던 테일러 해밀턴은 "1999년 프랑스 대회에서는 오토바이를 탄 직원이 EPO가 가득 찬 보온병을 가지고 선수들의 뒤를 따랐으며 하얀 도시락 안에 이를 넣어 나눠주기까지 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또한, 암스트롱은 근육 양을 늘리고 지구력과 회복력을 높이는 데 사용되는, 남성 호르몬의 일종인 테스토스테론의 정제를 혀 밑에 감추고 사용하기도 했다. 테스토스테론은 사람마다 수치가 다르기 때문에 소량 사용하면 적발이 어렵다.

'황제'의 추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암스트롱은 자신의 약물복용을 알고 있는 이들에게 협박과 보복도 서슴지 않았다. 카메라를 보면서 입에 지퍼를 채우는 듯한 암스트롱의 제스쳐는 사실 협박의 의미였던 것이다. 여전히 암스트롱 측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여론이 악화되자 자신이 설립한 자선 단체 '리브스트롱'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랜스 암스트롱은 96년 고환암을 선고받았지만 수술과 화학요법으로 투병 중에도 훈련을 이어나갔다. 폐와 뇌까지 암세포가 번지는 와중에도 초인적인 의지로 암을 극복하고, 챔피언 타이틀 7개를 차지하면서 많은 환자들과 그 가족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불어넣었다. 리브스트롱에서 판매하는 팔찌는 그 자체가 암 극복의 상징이 되었다.

네티즌들은 "추락하는 것에는 날개가 없다", "좋은 일을 많이 했어도 도덕성 결핍은 용서받지 못한다", "전 세계 모든 암 환자들의 희망이었는데 안타깝다" 등 다양한 의견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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