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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 "단일화 촉구모임, 文-安 양측과 물밑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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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는 유신의 잔재...소박하게 여생 살았으면 좋았을 것

- 단일화와 쇄신 공동기구 제안
- 87년식 3자구도면 야권 필패
- 이원집정부제식 권력분산 필요
- 등록시한 넘긴 단일화는 볼썽사나워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소설가 황석영

"87년의 실패를 되풀이해선 안 된다." 어제였죠. 문화, 영화, 미술, 종교, 학계 등 각계 인사 102 명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작가 황석영, 영화감독 정지영, 명진스님, 조국 교수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분들이 여기 참여했는데요. 정권 교체를 위해서 야권단일화를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왜 반드시 단일화를 해야 하는 건지, 또 이 분들은 지금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기에 이렇게 촉구성명까지 내게 된 건지. 102명 중의 한 분이죠. 황석영 작가 연결을 해 보겠습니다.

황석영

 

◇ 김현정>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분들이 100명 넘게 모이셨어요. 어떻게 이렇게 모이게 되신 겁니까?

◆ 황석영> 글쎄요. 제일 먼저는 이런 식으로 해서는 정권교체를 못 하겠구나 하는 그런 절박한 심정. 그 다음에는 그러기 위해서는 단일화를 해야 되는데 이걸 두 분이나 두 분 캠프에만 맡겨놔선 안 되겠다는 그런 생각입니다. 그래서 유권자 스스로가 줏대를 세워서 유권자 연대운동을 우리가 먼저 시작하자, 그런 취지에서 모였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어느 한 후보를 지지하는, 굳이 캠프를 예로 들자면, 문재인 캠프에 관련된 분들 혹은 지지자 이런 분들의 모임은 아니고요?

◆ 황석영> 네, 아닙니다.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 둘 다 모두 함께 지지하는 그런 사람들이 모여서, 양 후보 진영하고 함께 각계 시민사회에서 정치개혁하고 단일화 실현을 위한 공동기구를 구성하자, 이런 내용인입니다.

◇ 김현정> 우선 정권교체라는 목표는 문재인 후보나 안철수 후보나 양쪽이 똑같거든요. 그런데 그 방법은 단일화 밖에 없다고 보시는 건가요?

◆ 황석영> 네. 3자가 같이 나가서는 필패라고 이미 여론조사에 다 나와 있고 삼척동자도 다 알죠. 그리고 또 우리가 아주 절실하게 느끼는 건, 우리가 대개 지난 민주화된 이후에 수 십 년 동안의 기간을 87체제라고도 흔히 얘기하는데, 87체제의 내용이 뭐냐면 정치중심에 서야할 국민이 배제된 채로 형식적 민주화는 이루어냈지만 정치경제적 실효적인 개혁은 이루지 못한 그런 기형적 체제였거든요.

그런데 그게 가장 상징적인 예가 두 후보, 당시의 김영삼 후보와 김대중 후보의 분열이었죠. 그래서 사실은 당시부터 민주주의하고 사회발전 수준이 굉장히 후퇴됐다. 그리고 또 그때 분열됐기 때문에 민주주의는 오랫동안 그런 상흔을 지닌 채로 지금까지 왔다. 이런 판단입니다.

◇ 김현정> 그렇기 때문에 다시 한 번 87년 체제에 반복이 되선 안 된다는 말씀.

◆ 황석영> 안 된다는 거죠.

◇ 김현정> 필패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안다고 하셨는데요. 그런데 어떤 여론조사에서는 도리어 '두 후보가 단일화 했을 때 부동층 20%는 박근혜 후보에게로 옮겨갈 거다.' 이런 결과가 나왔어요. 어떻게 보세요?

◆ 황석영> 다만, 그게 이제 전제가 있죠. 분열의 상태가 심각해져서 아주 가까스로 감동이 없는 그런 단일화라든가 또는 담합으로 물밑에서 이렇게 해서 얼렁뚱땅하면서 이렇게 한다든가 이런 식으로 해서는 안 될 것이다.

단일화와 말하자면 정치개혁이라는 것은 선후가 있고 두 몸이 분리돼 있는 게 아니라 동시에 진행하면서 단일화하는 과정이 정치개혁이고 정치개혁 하는 과정이 단일화가 되어서 국민들한테 감동을 줘야 된다. 그랬을 때에 아까 지금 말씀하신 그런 도망가는 표, 이게 없어지지 않겠는가. 이런 생각이죠.

◇ 김현정> 그냥 단일화 촉구가 아니라 감동 있는 단일화를 촉구한다. 이렇게 되는 것이군요.

◆ 황석영>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이렇게 주장을 공개적으로 나서서 하신 것을 반대로 해석해 보자면 안 될 가능성. 즉, 3자로 이렇게 쭉 나갈 가능성도 있어 보여서 그게 걱정이 돼서 나오신 건가요?

◆ 황석영> 네, 그렇죠. 왜냐하면 후보 본인은 국민의 부름에 의해서 나왔기 때문에 그럴만한 자질과 성향을 충분히 갖춘 분들이라고 보는데요. 그런데 조직이 생기면 조직 논리가 있거든요. 그래서 양 캠프의 조직논리를 말하자면 미리 걱정하고 쐐기를 박아두는 거죠.

◇ 김현정> 지금 어느 후보 쪽에서는 그냥 가자라고 하는 이야기도 나온다는 게 사실인가요?

◆ 황석영> 그건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내부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 김현정> 물론 그렇습니다만.

◆ 황석영> 두 후보는 우리가 잘 알고 참 존경하고 좋아하고 그러지만 그 내부의 조직이 어떻게 어떤 결정을 하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그거야 우리가 알 수가 없죠.

◇ 김현정> 새누리당은 지금 '3자 구도로 가는 것이 맞다.'는 분석을 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리고요.

◆ 황석영> (웃음) 그거야 아전인수죠. 자기 식으로 이렇게 상황을 끌고 나가려고 하는 것이겠죠.

◇ 김현정> 문재인 후보도 주말에 호남에 내려가서 '단일화가 안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발언을 했는데요. 정말로 단일화가 안 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는 건가.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 황석영> 아, 참.. 그러면 큰일입니다. (웃음)

◇ 김현정> 그런데요, 황 선생님. 정권교체라는 목표는 양측이 동일하게 얘기하고 있지만, 지금 안 후보 측에서는 민주당이 충분히 변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덜컥 손잡기가. 단일화 도장 찍기가 어려운 환경, 아니겠습니까?

◆ 황석영> 이제 앞으로 한 60일 남았지만 말하자면 정당개혁을 가시적으로 하는데 얼마만큼 해야 깊이 있게 해야 되는 것이냐 하는 것은 판단하기에 달렸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시민사회가 제3자의 세력으로 자기 줏대를 세우면서 양쪽에다 요구하고 그리고 또 우리가 얘기했듯이 양 후보 진영하고 각계 시민사회 정치개혁과 단일화 실현을 위한 공동기구를 구성하자 하는 것은 바로 그런 뜻입니다.

즉, 유권자의 참여를 통해서 그것이 다음에 정권을 잡게 된다 할지라도 정당개혁에 계속 국민이 참여하고 기여를 해야 된다는 얘기죠.

◇ 김현정> 말하자면 '우리가 보증 서 줄 테니까 걱정하지 말고 단일화해라. 그 후에 정치개혁에 대해 우리가 감시하겠다.' 이런 건가요?

◆ 황석영> 네, 그렇죠. 계속 감시하고 계속 압력을 가하겠다, 이런 얘기죠.

◇ 김현정> 단일화 과정에 적극 개입하시겠다는 의지로 들리네요.

◆ 황석영> 네, 그렇습니다. 공동기구 구성을 촉구한다는 것은 지금 현재 유권자 연대를 제안한 쪽이 많이 있지 않습니까? 조국 교수도 그렇고 또 시민사회, 말하자면 원탁회의 쪽도 그렇고. 그러니까 그런 구성을 통해서 광범위한 유권자 연대운동을 SNS나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서 전개할 겁니다.

◇ 김현정> 단일화 논의가 시작된다면 그 방법은 어떤 식이 돼야 옳다고 보십니까?

◆ 황석영> 이게 정책개혁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이 될 수 있는 건 대통령의 권력분산 아니겠습니까? 이원집정부제 같은 얘기는 벌써 이미 나와 있고요. 정당개혁은 시민정치하고 결부돼서 열린 정당이 되어라. 또 공천권 얘기도 나오지 않습니까? 공천권을 정당 내부의 헤게모니를 쥔 쪽이 제 마음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밑에서부터 하향식으로 공천을 해서 그렇게 해서 정당도 바꾸자.

그리고 개헌문제는 아마 굉장히 오랫동안의 논의였을 겁니다. 왜냐면 이게 6.29 선언이라는 게 기성 정치계하고 당시에 권위주의 정부가 말하자면 담합해서 이루어진 형태거든요, 현재의 형태가. 그러니까 그런 것들을 좀 바꾸자 하는 얘기가 아니겠습니까?

◇ 김현정> 이원집정부제는 문재인 후보, 민주당 측에서 나온 이야기지, 안철수 후보 측에서 나온 이야기는 아닌데, 이것을 구체적인 그림으로 생각하세요?

◆ 황석영> 안철수 후보 측 얘기는 제가 알아듣기로는 권력분산 그러니까 제왕적 대통령의 권력분산.

◇ 김현정> 거기에 대해서 언급은 있었죠.

◆ 황석영> 네, 그렇죠. 그러니까 그게 같은 얘기가 되겠죠.

◇ 김현정> 맞다는 지점이 있다고 보시는거군요?

◆ 황석영> 네.

◇ 김현정> 이원집정부제. 대통령의 권력 분산이라는 목표가 같으니까 그걸 매개로 해서 뭔가 단일화를 이루어보자.

◆ 황석영> 그런 전제들이 이미 말하자면 설왕설래 하지 않았느냐, 이런 얘기죠.

◇ 김현정> 그러면 단일화까지 가는 방법은 뭐가 좋을까요? 누가 대통령하고 누가 총리하고, 여론조사라든지 담판이라든지, 아까 감동이 있는 단일화가 돼야 된다고 전제를 하셨어요.

◆ 황석영> 그러니까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 않겠습니까? 지금 날짜도 별로 많지 않은데. 박원순-안철수 방식, 그 다음에 박영선-박원순 방식. 여러 가지 얘기가 있지 않습니까?

◇ 김현정> 경선과 여론조사를 합한.

◆ 황석영> 네, 등등이. 그걸 국민이 납득할만한 선에서 어떤 방법론을 찾아야 되겠죠.

◇ 김현정> 개인적으로는 어떤 방법이 제일 낫겠습니까?

◆ 황석영> 하여튼 최소한의 마찰을 줄이면서 말하자면 통과의례를 거치는 그런 방법이 되겠죠.

◇ 김현정> 어제 오후쯤에 신당 창당에 대한 보도가 나오고요.

◆ 황석영> 네, 그런 것도 저도 봤습니다.

◇ 김현정> 안철수 후보 측에서는 공식입장이 아니다 하고.

◆ 황석영> 하여튼 정치는 생물이라고 그랬듯이 오늘 다르고 어제 다르고 계속 진전되니까, 논의가.

◇ 김현정> 신당 창당도 가능하다고 보세요?

◆ 황석영> 저는 그것도 가능하다고 봅니다.

◇ 김현정> 두 후보 모두 툭툭 털고, 신당에서 만나서 정권을 꾸려간다?

◆ 황석영> 그것도 저는 가능한 형태라고 봅니다.

◇ 김현정> 대선 전에 신당이 만들어지긴 어려울 테고, 그럼 그것을 약속해야 되는 건가요?

◆ 황석영> 글쎄요. 그거야 저는 그럴 입장이 아니니까.

◇ 김현정> 단일화 시점은 언제쯤이 돼야 된다고 생각하시죠?

◆ 황석영> 이게 정해진 시간이 있으니까, 최소한도 11월 중순까지는 돼야 그 다음에 11월 25일이 대통령 등록일인데 그것을 넘기면 보기가 좀 볼썽사납습니다. 그러니까 그 전에 어떻게 좀 됐으면 참 다행스럽겠어요.

◇ 김현정> 지금 중재 작업을 시민사회에서 시작하신 건데. 양 캠프 측하고는 물밑교감이 어느 정도나 있으신 건가요?

◆ 황석영> 네, 있다고 봅니다.

◇ 김현정> 안철수 후보 측과도 있으세요?

◆ 황석영> 네, 있다고 봅니다.

◇ 김현정> 있다고 보신다는 얘기는. 주체시잖아요. (웃음)

◆ 황석영> 제가 그 양쪽을 다 알죠.

◇ 김현정> 있군요, 그러니까.

◆ 황석영> 네.

◇ 김현정> 어느 정도까지 동의하고 있습니까, 안철수 후보 측은?

◆ 황석영> 그거야 알 수가 없죠. (웃음)

◇ 김현정> 그래도 어느 정도 호감을 보였으니까, 시작을 하시는 거겠죠?

◆ 황석영> 저는 말할 입장이 아닌데. 우선 양측의 정치적 일정의 진전, 이것들을 존중하겠습니다.

◇ 김현정> 네. 어느 정도 교감을 갖고 시작했다는 말씀. 이 정도로 정리를 하고요. 좀 다른 얘기인데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정수장학회 관련된 기자회견을 주말에 했는데 이 후폭풍이 대단합니다. 어떻게 보셨어요?

◆ 황석영> 나는 개인 유권자로서 나의 정치적 견해를 밝히는 건데. 이미 유신이라든가 또는 말하자면 박정희 정권 때 여러 가지 행태라든가, 또 5.16이라든가 이런 것들은 역사를 통해서 이미 판결이 났습니다. 말하자면 역사적 판단이 이미 다 끝났는데 저는 박근혜 씨가 한 개인으로서 소박하게 여생을 즐기면서 살았으면 참 좋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새누리당이 들으면 깜짝 놀랄 얘기네요. 지금 대선후보로 나오셨는데.

◆ 황석영> 사실은 대선후보로 나오셨으면 안 되셨을 텐데.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왜 그렇게까지 생각하세요?

◆ 황석영> 말하자면 역사적 책무와 짐이 있거든요. 그리고 박정희 또는 유신으로 이렇게 상징되는 그런 게 있는데. 나오셔서 이렇게 하니까 참 여러 가지로 착잡해서 그렇죠.

◇ 김현정> '그런데 아버지는 아버지고 딸은 딸이지, 두 사람을 연결하지 말아라.' 이게 항상 얘기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 황석영> 아니, 그런데 그때 당시에 사실은 정치적 행위를 계속 하셨거든요.

◇ 김현정> 영부인 역할을 했다?

◆ 황석영> 네.

◇ 김현정> 그렇기 때문에 자유로울 수는 없다. 그런 말씀?

◆ 황석영> 예를 들어, 유신독재의 가장 상징적인 행위라고 할 수 있는 정신적 포박인 '새마음 운동'이라는 걸 하셨거든요. 거기 총재를 하셨죠.

◇ 김현정> 새마음 운동 같은 것을 생각할 때, 유신정권의 어떤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는 말씀.

◆ 황석영> 자유롭지 않을 뿐만 아니라 유신의 잔재죠.

◇ 김현정> 유신의 잔재라고까지 생각하세요?

◆ 황석영> 네.

◇ 김현정> 여기에 대해서는 새누리당에서 하실 말씀이 있을것 같은데, 오늘은 황석영 선생의 입장을 듣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그나저나 어제 야권단일화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셨고, 그 다음 행보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 황석영> 그 다음에 각 분야별로 이런 비슷한 행보를 하든지 아니면 SNS라든가 또는 콘서트라든가, 또는 이벤트라든가 이런 행사들을 통해서 계속 이어갈 것입니다.

◇ 김현정> 두 분의 후보를 모아놓고 같이 콘서트를 한다든지, 혹은 토론회 자리를 마련한다든지 구체적인 행사도 하시는 거예요?

◆ 황석영> 일부에서 그런 계획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 김현정>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야권의 정권교체 이루어내겠다는 102명이 성명을 냈습니다. 그 중의 한 분 황석영 작가, 만나봤습니다.

◆ 황석영> 그렇습니다. 그 중의 한 사람입니다.

◇ 김현정>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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