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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국가 만드는 데 가장 큰 적, 바로 '무지한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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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가 살아갈 행복한 사회 / 이상이·김윤태 지음 / 한권의책 / 332쪽 / 1만 6,000원

'명문대학에 가고 대기업에 취직해야만 잘 살 수 있다'
'아플 때를 대비해 실손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현명하다'
'집은 재산을 증식하기 위한 최고의 수단이다'
'국민연금은 젊을 때 은행에 넣어 놨다가 은퇴해서 받는 내 돈이다'
'나라에서 받는 것도 별로 없는데 세금을 더 내라는 건 싫다'
'노인들에게 일자리를 주면 청년 실업률이 높아진다'
'복지정책에 돈을 많이 쓰면 나라 경제가 더 어려워진다'


위 문항 중 자기 생각과 같은 문항이 세 가지 이상이라면, 그대에게 이 책 '내 아이가 살아갈 행복한 사회'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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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당신은 복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국가가 가난한 사람이나 극빈층에 시혜나 인정을 베푸는 것으로 이해하는가. 병들고 가난한 독거노인이나 소년소녀 가장, 최소한의 먹을거리조차 해결할 수 없는 저소득층 가정에 현금·쌀·옷·등을 지원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가. 그래서 복지는 나와는 상관없는 것으로 생각하는가.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복지 혜택을 받는 것이 가난하고 불쌍한 사람으로 낙인찍히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은 국가 재정을 국민에게 쓰기보다는 산업화에 집중하기 위해 국가가 심어준 오해다. 국가 주도의 복지제도가 취약한 한국 사회에서 '복지'는 그 개념이 모호하고 편향되게 여겨져 왔다.

이러한 복지국가 정책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꾸고자 이상이 복지국가소사이어티 대표(제주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정치사회학자인 김윤태 교수(고려대)가 대담집, '내 아이가 살아갈 행복한 사회'를 출간했다. 대선을 앞둔 지금, 복지국가 정책 논의를 심화하겠다는 의도도 담겨 있다.

두 저자는 복지국가 정책이 국민의 안정적인 삶을 방해하는 다섯 가지 불안(보육, 교육, 의료, 일자리, 주거, 노후 문제)을 해소하는 보호 장치를 마련하는 과제에 집중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우리나라의 상위 10~20%를 제외하고는, 절대다수가 5대 불안 전부 혹은 일부에 노출된 것이 현실이다. 이 5가지 불안은 자연재해와 같이 어쩔 수 없이 감수해야 하는 불행이 아니다. 국가의 복지정책으로 얼마든지 보호 장치를 만들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흔히 북유럽같이 사민주의가 발달한 국가에서나 이루어질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자유시장의 논리가 강한 싱가포르는 주거불안을 해결하기 위해 주택의 80%를 공공임대주택으로 제공했다.

한국은 그동안 못 한 게 아니라, 안 한 것이다. 두 저자는 국가 성장주의 정책의 일환으로 복지 욕구를 의도적으로 억압하고 은폐한 것이라고 단호하게 주장한다.

대한민국이 진일보한 복지국가가 되기를 바라는가. 물론 장애물은 많다. 국가 재정을 소극적으로 집행하려는 정부는 물론이고, 신자유주의 무한경쟁 사회를 만들어 이득을 지키려는 금융 자본과 대기업도 장애물이다. 그러나 복지에 대한 자신의 무지는 우리가 마땅히 누려야 할 복지의 가장 큰 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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