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혁신파 비례대표 의원 4명에 대한 제명안이 가결됐다. 부정 경선 파문 이후 파국으로 치닫던 통합진보당의 분당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통합진보당은 7일 오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김제남·박원석·서기호·정진후 의원 제명 처리의 건'을 표결에 부친 결과 재석의원 10명 중 7명이 투표해 7명 전원의 찬성으로 제명안을 통과시켰다.
찬성표를 던진 의원은 비례대표 의원 4명을 비롯해 심상정·노회찬·강동원 의원 등 혁신파 7명이다.
구당권파인 김선동·오병윤·이상규 의원도 이날 의총에 참석했지만 표결에는 불참했다. 부정 경선 당사자인 이석기·김재연 의원과 김미희 의원은 의총에 참석하지 않았다.
ㅁㄴㅇ
이날 오후 2시부터 시작된 의총은 제명안 처리에 강력 반발하는 구당권파와 혁신파가 1시간 넘도록 격론을 벌이면서 표결 처리에 진통을 겪었다.
회의장 밖에선 문을 지키고 서 있는 혁신파와 진입을 시도하려는 구당권파 간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제명안이 처리됨에 따라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의원 4명은 국회의장이 효력을 인정하면 곧바로 무소속 신분이 된다. 의원직을 유지하면서 신당 창당에 합류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 의총 소집의 적법성 여부를 두고 혁신파와 구당권파 간 의견이 충돌하고 있어 후유증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오병윤 의원은 이날 의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가실 때 가시더라도 이렇게 가시는 건 아니다. 참담한 심정"이라며 "당 파괴행위이고, 당헌당규에 따라 의총은 원내대표가 소집해야 해 이번 의총은 무효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오전 원내대표로 선출된 자신에게 의총 소집 권한이 있는 만큼 강기갑 대표가 소집한 의총의 제명 처리 결과는 원천 무효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혁신파측 이정미 대변인은 "어제 열린 중앙위원회가 불법이었고, 그 중앙위에서 개정된 당규에 따라 선출된 원내대표는 인정할 수 없다"며 구당권파측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 대변인은 또 신당 창당 등 향후 계획에 대해 "오늘은 의총까지 진행된 것이고 이후 일정은 나중에 말씀드리겠다"며 "(강 대표의 단식 종료 여부와 거취 문제는) 대표님과 상의하겠다"고 답변했다.
ㅁㄴㅇ
혁신재창당 실패의 책임을 지고 단식 5일째에 들어간 강 대표는 몸이 쇠약해져 이날 의총이 끝나자마자 들것에 실려 밖으로 빠져나갔다. 그는 구급차에 실려 나가는 동안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한편 마침 국회 본청에 들어서던 민주통합당 이해찬 대표는 계단에 오르다 말고 강 대표가 떠나는 장면까지 지켜본 다음 심상정 의원에게 악수를 건네며 위로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