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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의 포르노?' 한국독자들의 반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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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마조히즘 등 자극적 코드 첨가된 ‘할리퀸 로맨스’
파격적 섹스신 있지만 스토리 진부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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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엄마들의 포르노’로 불리며 영국에서 베스트셀러가 된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이하'그레이')가 한국에서도 여성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스물일곱의 억만장자 크리스천 그레이와 대학 졸업반인 21살 아나스타샤 스틸의 로맨스를 다룬 이 작품은 지난 4월에 출간된 후 37개국에 번역돼 세계적으로 4000만부 이상이 팔렸다.

이미 영화화 계약도 마친 이 소설은 약 3개월만에 530만부를 팔아치우며 ‘해리 포터’ 시리즈가 세웠던 ‘가장 빨리 팔린 단행본’ 기록마저 경신했다. '그레이'는 현재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1위를 24주째 지키고 있다. 국내에서도 8월 8일 배부 시작 후 15만부가 넘는 판매량을 기록했다.

'그레이'의 작가 E.L.제임스는 결혼 후에 아이를 키우던 평범한 중년 여성이었다. 제임스는 ‘트와일라잇’ 팬픽을 인터넷에 연재했는데 글의 에로틱한 부분이 네티즌들의 호응을 얻었다. 이에 용기를 얻어 아예 새로운 소설을 쓰게 됐고, 그것이 바로 '그레이'다.

여성들 판타지를 건드리는 '할리퀸 로맨스'의 진화

'그레이'가 로맨스소설이라는 장르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된 건 여성들의 열광적인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BDSM(Bandage_결박, Discipline_훈육, SM_사도마조히즘)과 같은 자극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었음에도 여성들의 지갑을 열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1960년대 캐나다의 할리퀸 엔터프라이즈에서 시작된 ‘할리퀸 로맨스’는 백마탄 왕자님을 꿈꾸는 여고생·젊은 여성들을 설레게 하며 많은 인기를 얻었다. 에로스적인 면이 강조되긴 했지만 여성들의 판타지를 건드린다는 점에서 '그레이'역시 ‘할리퀸 로맨스’의 연장선상에있다고 할 수 있다. 즉, ‘할리퀸 로맨스’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것이다.

아이디 ‘몽쁘띠’는 '그레이' 를 읽고 “성인용 할리퀸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게 에로틱하고 조금은 낮이 화끈거리지만… 역시 동서양을 막론하고 이런 신데렐라 이야기는 여자들에겐 매력적일 수 밖에”라고 평했다.

또한 '그레이'가 여성의 시각에서 바라본 로맨스소설이라는 점도 여성의 구매욕구를 자극했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로맨스소설이 남성 시각에서 쓰여진 데 반해 '그레이'는 아나스타샤 스틸의 시점에서 진행돼 쉽게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그레이' 구매 독자 구성을 살펴보면 역시 여성의 비율이 월등히 높다. 해외에서는 중년 여성들이 많이 읽는다고 해 ‘엄마들의 포르노’라는 별칭까지 얻은 바 있다. 책을 발간한 시공사에 따르면, 국내에서도 전체 독자의 73%가 여성이고, 그 중 76.4%가 30-40대다. 국내에서는 20대 여성도 적지 않은 수(19.5%)가 책을 구매한 것이 이색적이다.

인터넷 서점 인터파크 관계자는 “원래 도서 구매 고객들의 성비를 보면, 여성이 6대 4정도로 남성보다 많다. 하지만 '그레이'는 여성의 비율이 73%에 달한다는 점에서 여성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하나 특이점이 있다면, '그레이'는 종이책만큼이나 전자책을 많이 구매했다는 사실이다. 미국에서는 전자책 사상 처음으로 100만부 판매를 돌파하며 ‘전자책 100만부 시대’를 열었다. 책 내용이 자극적인 만큼 길거리에서 읽기보다는 남의 눈치 보지 않고 읽을 수 있는 전자책을 선택했을 거라고 추측된다.

국내에서도 『그레이』를 전자책으로 읽는 이들이 많았다. 시공사는 종이책 출간과 동시에 전자책 판매를 시작해 지금까지 1만 부가 넘는 판매고를 올렸다.

‘초특급 베스트셀러’ 명성에 비해 단순하다는 지적도…

하지만 '그레이' 신드롬에 대한 부정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작품의 재미가 명성에 비해 만족스럽지 않다는 반응이다. 억만장자와의 로맨스가 여성들의 흥미를 끄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야기 구조가 너무 단순하고 지나치게 성적인 측면만을 부각시켜 읽다보면 지루해진다는 반응이 적잖다. 아이디 'happybb'는 “파격적인 섹스신이 있기는 하지만 너무 진부한 스토리다‘는 평가를 했다.

'그레이' 시리즈는 현재 국내에서 1부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와 2부 '50가지 그림자 심연'(시공사)까지 발간된 상태고, 9월 중순쯤 3부 '50가지 그림자 해방'이 출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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