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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살의 장동건이 이토록 웃기고, 이토록 귀엽고, 이토록 사랑스러울 것이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그동안 대중이 알고 있는 장동건은 적어도 ‘귀여움’과는 거리가 먼, 멋있고 잘생긴 배우였다.
그런 장동건이 12년 만에 브라운관 복귀작으로 선택한 ‘신사의 품격’에서 ‘불혹의 귀요미’란 애칭을 얻었다. 사랑하는 여자 앞에서 소심하게 질투할 줄도 알고, 젊은 시절 미팅에 나가 ‘김도딘입니다’라며 혀 짧은 소리로 폭탄제거에 나서고, 아끼는 자동차를 ‘우리 베티’라고 칭하는, ‘김도진’이란 옷을 입고 말이다.
드라마가 종영한 후 서울 명동의 한 카페에서 노컷뉴스와 인터뷰를 가진 장동건은 한층 여유로웠고, 얼굴에는 자연스런 웃음이 배어나왔다.
“가벼운 마음으로 이 드라마를 시작했다”는 그는 “그동안 너무 무게감 있는 모습만 보여드려 제 스스로 부담스럽고 식상했을 때였다. 즐거운 마음으로 촬영하고 싶었고 대중이 그런 저를 보며 즐겼으면 했다. 이제는 다 내려놓은 기분이고, 앞으로는 저를 좀 더 내려놓아도 대중이 낯설게 보지 않을 것 같다”고 드라마를 끝마친 소감을 전했다.
특히 장동건은 20편의 ‘프롤로그’를 찍으면서 대중에게 색다른 모습을 보여줌과 동시에 스스로 작품 속에서 ‘놀 수’ 있었다. “대본대로 연기해야 하는 상황에서 프롤로그만큼은 애드리브를 허용해주셨다. 처음에는 어색함도 있었지만, 중반을 넘기면서 어떤 상황만 주어져도 10~20분짜리는 거뜬히 만들 수 있을 정도였다”고 코믹연기에 자신감까지 내비쳤다.
그런 코믹연기가 가능했던 것은 장동건을 비롯한 김수로, 김민종, 이종혁 등 네 명의 배우가 함께 였기 때문이었다. 그는 “사실 어렸을 때 만난 친구들 외에, 특히 마흔이 넘은 나이에 만나게 되는 친구들은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번 작품을 통해 어릴 적부터 친했던 친구처럼 가까운 친구가 생겼다는 게 가장 의미있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특히 장동건은 이번 작품을 통해 ‘불혹의 귀요미’란 별명을 얻었다. 사실 마흔을 넘긴 남자배우에게 ‘귀요미’란 별명이 다소 오글거릴 수도 있는 일. 그러나 장동건은 “쑥스럽지만 마음에 든다”며 미소를 지었다.
“사실 드라마를 통해 귀여운 표정을 짓고, 귀염 떠는 행동을 할 수 있었던 건 아들 때문이다. 아이와 놀면서 40년 동안 한번도 짓지 않았던 표정을 나도 모르게 하고 있더라. 아이와 있으면서 자연스럽게 트레이닝이 됐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