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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예계약' 주유소 사장님들 뿔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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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사 사후정산·자사 기름 공급 의무화 횡포

 

정부가 올해 1000여 개의 알뜰주유소 설치 방침을 밝힌 가운데, 최근 SK자영주유소를 중심으로 알뜰주유소로 전환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대기업 간판을 달고 있던 주유소 사장들은 기존의 계약을 일방적으로 불리한 '노예 계약'이라며 해지하고, 정부 주도의 알뜰주유소로 갈아타려는 것이다.

대기업 간판을 달지 않은 자사폴 주유소 사장들도 알뜰주유소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대형 브랜드로 장사를 하던 주유소들은 대기업의 횡포 때문에 알뜰주유소로 간판을 바꾸려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가격을 사전에 알려주지 않고 기름을 공급한 후 나중에 정산하는 사후정산이나, 자영주유소에 자사 기름을 전량 공급받도록 의무화 한 배타적 조건부거래가 대표적인 불공정 행위로 꼽힌다.

이는 경쟁을 통한 주유소 기름 가격 인하를 막는 걸림돌이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수년전부터 이에 대한 시정명령을 내리고 있지만 좀처럼 고쳐지지 않고 있다.

이런 고질적인 문제는 소송으로 번지기도 했다.

일부 SK자영주유소 사장들의 모임인 '한국자영주유소 연합회'는 5월 말 SK 측에게 손해배상청구를 냈다.

SK가 사전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석유가격을 높게 책정해 피해를 봤고, 지난해 4월 100원 할인행사 기간의 정산금을 돌려주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CBS노컷뉴스가 입수한 석유공급 계약서를 보면, "SK네트웍스는 주유소의 영업지역 내에서의 경쟁력을 감안한 합리적인 가격으로 석유제품을 공급한다"고 돼 있다.

또 "석유제품의 가격 및 대금지급의 조건과 방법 등에 관한 세부사항은 양 당사자 간의 합의를 통해 결정한다"고 나와 있다.

연합회는 그러나 SK가 대기업의 지위를 이용해 이런 계약조건을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SK네트웍스 관계자는 "계약서에 나온 합리적인 가격이란 보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연합회는 이미 SK와의 결별을 '작심'하고 알뜰주유소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2일 현재 592곳(농협 포함)이 알뜰주유소로 등록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일반 주유소 중에선 SK가 가장 많고, GS칼텍스도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역적으로 근접해 알뜰주유소로의 변경이 어려운 경우에는 S오일로 폴을 바꾸는 경우도 나올 전망이다.

연합회는 S오일과 공급계약을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며, 지금은 임시적으로 대리점을 통해 S오일 기름을 사용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 안에 알뜰주유소를 1000여 개로 늘릴 계획인데, 지금같은 추세라면 목표치를 채울 가능성이 크다.

최근 주유기 등 시설물 지원계약(보통 10년)을 악용해 석유공급 계약(1년) 해지를 못하게 해온 SK에 대해 법원이 패소 판결을 내린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유업계는 알뜰주유소로의 잇단 전환이 미칠 영향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새롭게 정유사 지위를 받은 삼성토탈은 이달부터 알뜰주유소에 기존 정유사보다는 저렴한 가격에 석유를 공급한다.

삼성토탈은 월 3만5000배럴을 시작으로 물량을 점차 확대하기로 했다.

여기에다 혼합판매가 조만간 가능해질 경우, 주도권이 정유소에서 주유소로 넘어가고 경쟁의 통한 기름값 인하를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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