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기부·경제성장보단 가난탈출 비상구는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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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정기술 그리고 하루 1달러 생활에서 벗어나는 법/폴 폴락/새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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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의 작은 산촌에 사는 크리슈나 바하더 타파(56) 씨는 2에이커(0.8ha)의 이리저리 쪼개진 밭을 유산으로 물려받은 농사꾼이다.

그는 천연강우에 의존해 쌀 농사를 짓는데, 가족이 먹을 식량을 빼면 많아야 100달러(11만 8000여 원)를 남긴다.

작황이 안 좋은 해에는 수확기 몇 달 전부터 굶어야 한다.

바하더 씨에게 왜 가난한지를 물었다.

그는 "돈 버는 방법을 모르니까요"라고 대답했다.

전 세계 12억이 넘는 사람들이 하루 1달러도 안되는 돈으로 생활한다.

이 가운데 8억 명은 소규모 농지를 일구며 근근히 살아간다.

지구촌 빈곤 해결 프로그램에 들어간 돈만 수십 억 달러에 달하지만,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들 프로그램이 단순 기부, 성장 위주의 경제 부흥책에 머무는 데다 대기업 의존도가 높은 탓이다.

새 책 '적정기술 그리고 하루 1달러 생활에서 벗어나는 법'은 빈곤을 없애려면 가장 먼저 가난한 사람들이 소득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전한다.

이들의 생활 터전인 소규모 농지에 알맞은 수익작물, 농법, 관개시설 등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빈곤 해결 프로그램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이 이처럼 자신만만한 주장을 펴는 데는 이유가 있다.

지은이가 실제로 빈농 1700만 명 이상을 가난으로부터 벗어나게끔 도운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는 1983년부터 11개 나라에서 가난한 농부들을 위해 지원사업을 펴는 단체 국제개발사업의 설립자다.

지은이의 도움으로 앞에서 언급한 바하더 씨는 한 해 4800달러를 벌게 됐다.

지은이는 빈곤층을 고객이라고 부른다.

가난한 사람들은 무상원조의 대상이 아닌,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 스스로 돈 버는 방법을 찾아가는 억센 생계형 사업가라는 것이다.

그는 빈곤 문제 해결법으로 적정기술을 든다.

적정기술은 소외된 90%를 위한 디자인 철학이다.

하루 1달러로 살아가는 이들이 가난에서 벗어나려면 사업의 수익성을 높이고 삶을 개선하기 위한 제품들이 필요하다.

하지만 전 세계 디자이너의 90%는 상위 10%의 수요에 맞춘 제품을 개발하느라 대부분의 시간을 쓴다.

지은이는 이를 뒤집어 소외된 90%의 소비자에게 다가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빈민가 거주민은 빈민가에 기반을 둔 풀뿌리 기업의 운영에서 얻는 소득 혹은 임금을 높이는 데 최우선순위를 둔다.

따라서 빈민가 거주민들과 노숙인들에게 더 많은 일자리, 더 높은 소득을 주기 위해서는, 먼저 그들의 생계를 책임지는 풀뿌리 기업이 제품과 서비스를 판매할 시장을 확장하고 그에 따라 수익성을 높이도록 도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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