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노컷뉴스가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 의혹의 중심에 선 이정배 전 파이시티 대표를 직접 만나 인터뷰했다. 글 싣는 순서 |
① "사업추진 가로막는 거대권력의 공작 있었다" ② "대학후배 영준이, 공무원과 '연결고리' 역할했다" ③ "MB 도움 바라고 최시중, 박영준 접촉했다" ④ "박영준에 10억 빌려주고 관계 끊겼다" 주장 석연찮아 ⑤ 인터뷰 전문 |
"배후에 누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이정배(55) 전 파이시티 대표는 26일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2010년 8월 6일 파이시티의 채권자였던 우리은행이 법원에 파산신청을 하는 등 자신의 사업이 좌초했다 회생절차에 들어간 일련의 과정에 대해 이같은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이 설립한 파이시티의 대표이사 자리에서 밀려나 법정관리인에게 회사를 넘긴 상태다.
ㄴㄴㄴㄴ
서울 양재동 파이시티 건설부지 내 사무실에서 만난 이 전 대표는 "처음엔 단순하게 (이 사업을 탈취하려는)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이나 정준양 포스코의 흑심이 작용했다고 생각했다"라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는 사업 진행 과정에서 국세청 조사와 검·경의 수사를 잇따라 받고 2010년 11월에는 구속되기도 했다. 그가 재판을 받는 동안 파산신청에 대한 재판이 진행됐다. 우리은행이 이 틈을 타 포스코(포스코건설)와 이면협약을 맺고 파이시티 사업을 빼앗으려 했다는 게 이 전 대표의 주장이다.
이 전 대표는 2010년 6월 우리은행 관계자로부터 "이팔성 회장과 포스코 정준양 회장이 만나 파이시티 관련 협의를 했다"고 전해들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그는 "포스코건설이 시공에 참여한다는 것(우리를 도와주려는 것) 알고 고맙게 생각했었다"며 "그런데 며칠 뒤 우리은행 측은 '200억원을 줄 테니 사업을 넘기라. 사업은 우리와 포스코가 하겠다. 동의하지 않으면 파산절차 통해 회사를 뺏겠다'고 하더라"고 토로했다.
이 전 대표는 이를 자신의 사업 추진을 가로막으려는 '거대권력의 공작'으로 여기고 있었다. 그는 "우리은행이나 포스코 둘 다 공기업적 성격이 있는데 구태여 이 사업을 어려운 과정 거쳐 빼앗으려는 것은 이상하다"며 "또 파산신청은 통상 채무자가 하는 것인데 채권자인 우리은행이 한 것도 정상적인 프로세스가 아니다"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그는 지난해 11월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마지막으로 찾아가 일련의 상황에 대해 민원을 했던 사실에서도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표는 "당시 최 전 위원장이 금융감독원장에게 '잘 봐주라'는 전화를 하기에 기대했지만 이후 금감원 실무자는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외면했다"면서 "결국 내가 나 스스로를 지켜야 하는 상황이라고 깨달았다"고 전했다.
이 전 대표 등 파이시티의 전 경영진은 이 대목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정치적 멘토' 최 전 위원장조차 통제할 수 없는 권력자가 파이시티를 접수하려 한다는 인식을 굳혔다는 것이다.
그는 하지만 배후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내가 말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인터뷰에서 박영준 전 총리실 국무차장을 '영준이'로 부를만큼 친분이 두터웠으며, 최 전 위원장과 박 전 차장에 대한 로비는 그들이 보좌하는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을 보고 한 일이었다고 털어놨다.
이 전 대표는 2004년부터 최 전 위원장과 박 전 차장 두 사람에게 전달된 돈은 모두 30억~40억원이라고 밝혔다.
※ 이정배 전 파이시티 대표와의 인터뷰 전문은 CBS노컷뉴스 홈페이지(www.nocutnews.co.kr)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