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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도어 장애발생 연간 4천여건… 정비는 사무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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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메트로, 정년연장 빌미로 시민들 안전은 뒷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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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가 직원들의 정년을 연장하기 위해 스크린도어(PSD) 분사를 설립하면서 업무 관련성이 없는 직원들을 무더기로 고용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가뜩이나 최근 지하철 역주행을 비롯한 안전 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전문성이 결여된 인력이 스크린도어를 정비할 경우 제2의 안전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9일 서울시가 이정훈(민주통합당·강동1) 시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메트로는 지난해 12월 '은성PSD'라는 분사를 설립해 지하철 스크린도어를 점검하는 업무를 3년 간 위탁했다.

서울메트로가 직접 관리하던 97개 지하철역사 스크린도어에 대한 유지·관리 업무를 은성PSD가 대신 맡게 된 것이다. 서울메트로는 인건비 등 명목으로 은성PSD측에 협약금 231억 4천400만원을 지급키로 했다.

문제는 은성PSD 전체 직원의 70% 이상이 정년 퇴직을 앞두고 서울메트로에서 넘어온 간부들이라는 점이다.

전체 직원 125명 가운데 경력직을 제외한 나머지 90명이 이에 해당하는데, 2급 6명을 비롯해 3급 15명, 4급 52명, 5급이 17명이다. 연령대는 만 57~44세로 다양하지만, 57세가 52명으로 가장 많다.

이처럼 PSD분사에 정년 퇴직을 앞둔 서울메트로 출신이 많은 이유는 "사측이 현재 만 58세인 직원들의 정년을 연장하기 위해 분사로의 재취업을 알선한다"는 노사합의사항 때문.

실제로 서울메트로측은 PSD분사로 전적할 경우 정년이 1년 이상 남은 직원은 만 60세, 2년 이상 남은 직원은 만 61세로 정년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서울메트로가 직원들의 정년 연장에만 신경쓰다보니 정작 시민들의 안전은 뒷전으로 밀려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스크린도어를 유지·관리하려면 주간 56개 항목과 야간 58개 항목 등 하루에만 114개의 항목을 점검해야 한다.

또 월간·분기·반기·연간 등 수시로 정기점검을 해야 하고, 고장 등 장애가 발생할 경우 현장에 긴급 출동해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처럼 '전문인력'을 투입해야 하는 업무인데도 PSD분사로 옮긴 직원 90명 중 대다수는 스크린도어 정비 경력이 없는 사무직이나 역무직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점을 의식해서인지 서울메트로측은 90명을 대상으로 스크린도어 구동장치와 제어시스템, 정위치 시스템, HMI(Human Machine Interface) 시스템 등을 교육했지만, 이 교육은 단 5일 간만 진행됐다.

지난 2010년 스크린도어 하자조사 현황에 따르면 1년 동안 발생한 하자 건수는 무려 4천435건. 관제센터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스크린도어 야간작업 건수도 355건에 달했다.

특히 스크린도어 관리 업무가 서울메트로에서 은성PSD로 넘어간 지난해 12월에는 한 달 동안에만 978건의 장애가 발생했다. 도어 장애가 838건으로 가장 많았고, 스크린도어의 모니터 역할을 하는 HMI 장애가 81건, 조작반장애 44건, 정위치 거리장애 15건 등의 순이었다.

이와 관련해 이정훈 시의원은 "스크린도어에 문제가 발생하면 긴급히 조치해야 하는데, 5일짜리 교육을 받고 제대로 된 정비가 가능할지 의문"이라며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지지 않도록 정비 기술을 가진 경력직을 더 충원하는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메트로측은 "스크린도어는 자살방지 시설이라 고객의 안전을 크게 위협하는 사항은 없다"며 "(5일 간 교육 후 바로 현장 투입하는 것에 대해) 우려하는 면이 없진 않았지만 고난이도의 기술이 필요하지 않은 설비이고, 큰 고장이 나더라도 바로 조치하게끔 외부인력을 채용해 문제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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