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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국의 행간] "비례대표'를 황망히 덮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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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각한 뇌물수수 사건 "판도라의 상자"
- 덮고 간다고 덮어지지 않아
- 대선후보 돈 봉투 새로운 비밀 아냐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고성국 정치평론가

CBS '김현정의 뉴스쇼'의 <고성국의 행간="">은 뉴스의 배경과 속사정을 알기 쉽게 짚어 드립니다. [편집자 주]

 

◇ 김현정> '고성국의 행간'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입니다. 오늘도 우리가 들여다봐야 될 행간거리가 이만큼 쌓였어요. 무엇을 짚어볼까요?

◆ 고성국> '전당대회 돈 봉투 파문'으로 지금 정말 시끄러운데요. 그 사이에 "비례대표도 돈으로 거래했다"는 얘기가 있잖아요. 이걸 한나라당에서는 그냥 빨리 덮어버리고 있는 것 같아요. 그 상황 좀 짚어보죠.

◇ 김현정> 인명진 목사가 저희 프로그램에 나와서 “비례대표도 돈 공천 소문이 있다” 의혹 제기를 했고, 한나라당이 “조사를 하겠다” 이러지 않았나요?

◆ 고성국> 네. 그래서 권영세 사무총장이 인명진 목사와 통화를 하고 나서 “실체의 진실이 없다. '그냥 그런 소문이 있다 더라' 라고 말씀하신 것에 불과하다” 이렇게 해서 아무 일 없었던 듯이 그냥 가려고 하고 있어요. 그런데 우선 인명진 목사가 이 얘기를 한 정황을 다시 한 번 보면, 이때가 2008년입니다. "2008년 총선거 때 비례대표와 관련해서 돈거래가 있었다는 이야기가 떠돌아다니고 있다. 지금까지 그 얘기가 다니고 있다" 이 얘기거든요. 그럼 2008년 4월에 선거가 있었는데 비례대표와 관련해서 돈거래가 있었다면 2월이나 3월 공천 때 있었겠죠. 그럼 그때 인명진 목사가 한나라당과 어떤 관계가 있었느냐. 한나라당의 윤리위원장으로 재직하고 있었습니다.

한나라당이 차떼기당의 오명도 벗고 뭔가 좀 변화하고 쇄신한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보이기 위해서 도덕적으로 가장 존경받는 종교인 중의 한 분인 인명진 목사님을 영입 한 거죠. 윤리위원장에 임명을 했습니다. 그래서 인명진 목사가 윤리위원장으로서 한나라당에서 굉장히 여러 가지 일을 했어요. 이를테면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은 퇴출시켜야 된다” 이러면서 윤리위를 소집해서 징계도 여러 건을 하고요.

◇ 김현정> 당시 권한이 굉장히 셌던 시대죠?

◆ 고성국> 그렇습니다. 당시 공천심사위원회가 사람들을 심사 할 때, 이 사람은 문제가 된다 그래서 여러 건에 대해 윤리위원회가 공식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공천심사위원회하고 윤리위원회가 공개적으로 대립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니까 이 얘기는 뭐냐 하면, 당시 공천과정에 대해서 공천심사위원회 위원들만큼은 아닐지 몰라도 한나라당에서 공천과정을 비교적 소상히 알고 있는 몇 사람 중의 한 사람이었다는 겁니다.

◇ 김현정> 그냥 뜬소문을 들었다, 정도는 아니겠네요?

◆ 고성국> 그렇죠. 그래서 그런 역할을 했던 분이 지금 이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저는 상당히 신빙성 있는 얘기일 수 있다. 앵커께서 말씀하신 대로 그냥 뭐 이런 얘기가 있다더라, 이런 수준의 돌아다니는 얘기를 가지고 방송에 나와서 말씀 하실 분이 아니다. 저는 그렇게 봅니다.

◇ 김현정> 그런데 왜 한나라당에서는 고승덕 의원의 돈 봉투 의혹은 바로 검찰에 수사 의뢰할 정도로 적극적이었는데 이번에는 왜 이렇게 황망히 덮고 넘어가려는 거죠?

◆ 고성국> 이게 조금 성격이 달라요. '전당대회 돈 봉투는 오래된 관행이다' 이렇게 설명할 수 있는 대목들이 있어요. 그리고 이건 '뇌물이나 거래라기보다 300만 원, 500만 원 정도면 경비조로 줬다' 이런 설명이 가능하죠. 후보 입장에서는 이걸 다 모아서 계산하면 수십억이 될 테니까 엄청난 돈을 부정으로 모아서 살포했다 할 테지만, 이 돈을 받은 사람 입장에서는 선거 도와주려고 하더라도 내 돈 내고 도와주기는 좀 어려운데 지역에서 대의원들 모아다가 버스라도 몇 대 대절해서 전당대회장에 데리고 가려면 그 정도 경비는 필요하니까 경비조로 받았다, 이게 설명이 가능한데요.

비례대표 돈거래 의혹은 그거하고 완전히 다른 성격의 문제입니다. 우선 준 사람들도 몇 억 또는 몇 십억을 줬을 거고요. 받은 사람들은 정권 실세이거나 공천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던 사람들이겠죠. 그러면 이게 어떻게 됩니까? 굉장히 심각한 뇌물수수사건이 되는 거예요. 2008년도에 바로 이런 공천거래와 관련해서 18대 국회가 출범하자마자 사법처리를 여러 사람이 당했습니다.

◇ 김현정> 그 당시 친박연대, 양정례 전 의원도 기억나고요.

◆ 고성국> 친박연대도 당했고, 민주당 쪽에서도 공천거래가 문제 되어서 사법처리 당했던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때 유일하게 한나라당만 아무 일 없는 듯이 지나가 버렸는데요. 어느 것이 더 큰 문제냐고 따지기는 좀 그렇고요.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사건보다도 어떤 면에서는 훨씬 더 심각한 문제로 번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정치권에서 이 문제를 "판도라의 상자다" 이렇게 얘기하는 거죠.

◇ 김현정> 그 당시 공천실세들이라면 누구였어요?

◆ 고성국> 당시 공천권을 행사한 것으로 간주됐던 사람들은 이재오 의원하고요. 이방호 사무총장.

◇ 김현정> 강재섭 대표도 그때였죠?

◆ 고성국> 대표였습니다. 그리고 사실은 "청와대가 공천을 거의 다 했다"는 얘기가 당시에 파다했죠. 그리고 '그 당시에는 청와대와 이재오 의원, 친이계 핵심은 거의 한 몸처럼 움직였다' 이렇게 보시면 됩니다.

◇ 김현정> 보통 것이 아닌데 이런 와중에 지금은 덮고 가는 분위기죠?

◆ 고성국> 글쎄요. 덮고 간다고 덮어질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덮고 넘어가는 분위기네요.

◇ 김현정> "대선 후보 경선 때도 돈 봉투가 오갔다"는 이야기가 또 하나 불거졌어요.

◆ 고성국> 뭐, 상식적인 것 아니겠습니까? 전당대회에 당 대표 되려고 수십억씩 뿌린다는데, 대통령 후보 되는 데는 그거에 몇 배 이상 돈이 들어가지 않겠습니까? 지금 그런 의혹을 다른 사람도 아니고 2007년에 대통령 후보 경선에 참여했던 두 사람인 원희룡 전 최고위원, 홍준표 전 대표가 얘기하고 있는데 이건 사실 새로운 비밀도 아닙니다. 다 알고 있는 얘기죠.

◇ 김현정> 그러면 그냥 버스 대절 정도입니까? 식사비 내주는 정도입니까? 고승덕 의원처럼 돈까지 오고 갔다고 보세요?

◆ 고성국> 버스 대절, 식사비만 하더라도 수십억이 됩니다.

◇ 김현정> 고성국의 행간 여기까지 듣죠. 수고하셨습니다.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홈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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