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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 판 페르시도, 제르비뉴도 없었다. 덕분에 모처럼 출전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이번에도 박주영(아스널)에게 기회는 돌아오지 않았다.
박주영은 10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에미리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1-2012시즌 잉글랜드 FA컵 64강 리즈 유나이티드(2부리그)와 홈경기에서 18명 출전 선수 명단에 포함됐지만 끝내 벤치만 지켰다. 지난해 11월30일 맨체스터 시티와 칼링컵 8강전 선발 출전 이후 한 차례도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리즈전을 맡아 아스널의 아르센 웽거 감독은 주전 공격수 판 페르시에게 휴식을 줬다. 또 제르비뉴는 코트디부아르 축구협회의 요청에 따라 네이션스컵 참가를 위해 조기 차출됐다. 웽거 감독도 리즈전에 앞서 "마루앙 샤막과 박주영이 기회를 얻을 것"이라고 박주영의 기용의 시사했다.
박주영에게는 분명히 기회였다. 지난 8월 아스널 유니폼을 입은 뒤 칼링컵 3경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경기 출전이 고작이었던 박주영은 지난 5일에는 선덜랜드와 2군 경기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기에 2부리그지만 '전통의 강호'였던 리즈전은 기량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였다.
하지만 아스널로 돌아온 '왕(king)'이 걸림돌이었다. 샤막, 옥슬레이드 챔벌레인, 안드레이 아르샤빈을 선발로 내세운 웽거 감독은 박주영 대신 지난 7일 2개월 단기 임대로 영입한 티에리 앙리를 교체 멤버로 선택했다. 앙리는 2007년 FC바르셀로나로 이적하지 전까지 아스널 유니폼을 입고 226골을 터뜨린 아스널 최고의 공격수였다.
앙리는 웽거 감독의 기대에 100% 부응했다. 후반 22분 샤막을 대신해 5년여만에 에미리트 스타디움에 선 앙리는 후반 33분 알렉스 송의 침투패스를 받아 페널티 지역 안에서 정확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출렁였다. 반대쪽 포스트를 향해 살짝 감아찬 앙리 특유의 골이었다.
아스널은 앙리의 결승골에 힘입어 리즈를 1-0으로 꺾고 FA컵 32강에 진출했다. 지난 9일 대진 추첨 결과에 따라 아스널은 32강에서 애스턴 빌라와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앙리의 활약으로 박주영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게 됐다. 제르비뉴가 네이션스컵 출전으로 빠지고, 모로코 축구협회의 소집 요청을 미뤘던 샤막도 네이션스컵으로 향할 예정이지만 웽거 감독의 마음은 이미 2개월 단기 임대 영입을 했을 때부터 '킹' 앙리에게 기울었던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