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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인(49·구속) 한국방송예술진흥원(한예진)이사장이 정권 실세인 최시중(74) 방송통신위원장에게 억대의 금품을 제공했다는 내용의 진정서가 검찰에 접수된 사실이 확인됐다.
최측근 정용욱(50·해외체류) 전 방통위 정책보좌역에 대한 로비 의혹 뿐 아니라, 최 위원장에 대한 직접 로비 개연성까지 나타나면서 이번 사건이 정권말 '게이트'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8일 검찰 등에 따르면 김 이사장이 1억8,000만원을 최 위원장에게 제공했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윤희식 부장검사)가 수사 과정에서 접수했다.
진정서에는 김 이사장이 한예진 내부 측근 김모씨를 거쳐, 서울 강남의 한 유명 미용병원장 임모(52·여)씨를 통해 문제의 돈을 최 위원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돼 있다.
검찰은 이 돈이 실제로 최 위원장에게 전달됐는지 여부에 대해 구속된 김 이사장, 한예진 관계자 등을 상대로 확인하는 동시에 계좌추적을 계속하고 있다.
김씨는 한예진에 고문으로 이름을 올려두고 부동산 구입 등 김 이사장의 사업 확장 과정에 상당 부분 개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허위 세금계산서를 작성하는 수법으로 조세를 포탈한 혐의로 최근 검찰 조사를 받았다.
임씨는 김 이사장과 고려대 언론대학원 최고위과정을 2006년과 2008년 2차례 함께 수료한 것이 확인되는 등 수년전부터 밀접한 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찰은 임씨를 조만간 소환해 사실 관계를 확인할 방침이다.
이와 별도로 검찰은 김 이사장이 최 위원장에게 선물 등 금품을 제공했다는 한예진 관계자들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2008~2010년 약 3년간 최 위원장이 임씨의 병원에서 정기적으로 미용시술을 받았으며, 해당 비용을 김 이사장이 부담했다”는 진술이 등장했다.
실제로 CBS 취재과정에서 병원 건물의 관계자들은 “높으신 분이 드나드는 것이 몇 차례 목격됐다”고 전했다.
임씨 병원의 피부관리 비용은 회당 약 10만원, 보톡스 시술 등의 경우 회당 70만원 가량 든다. 3년간 꾸준히 약 100회 시술을 받는다고 가정하면 수천만원이 소요될 수도 있다.
이밖에 검찰은 “김 이사장이 최 위원장에게 상품권을 선물했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예진이 방송 관련 전문교육기관이란 점에서, 업무 관련성이 있는 방통위 대상 로비 차원으로 이같은 금품제공 행위가 진행됐을 개연성이 있는 상황이다.
최 위원장 측은 이같은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최 위원장이 김 이사장에게 돈이든 상품권이든 금품을 받았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CBS는 전화 통화와 방문 등 수차례 접촉을 시도했으나 임씨는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