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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0억원대 횡령·탈세 혐의로 구속된 김학인(49) 한국방송예술진흥원 이사장이 전 정권 말기인 2007년을 전후해 한나라당과 고려대 쪽 인맥 확보에 애쓴 정황이 드러났다.
이를 통해 김 이사장이 최시중(74) 방송통신위원장과의 ‘연결고리’를 확보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4일 CBS의 취재 결과, 김 이사장은 2007년 한나라당 부설 정치대학원이란 2개월짜리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했다. 2001년부터 최근까지 모두 1000명 이상이 수료한 교육 과정이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정치대학원에는 주로 정계 진출이나 정치권 인맥 형성 등을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참여한다”고 설명했다.
한나라당에 따르면 김 이사장은 당시 해당 기수 총학생회장에 출마하는 등 내부 활동에 열의를 보였다. 하지만 낙선해 수석부회장 직책에 만족해야 했다.
정치대학원에 대해 한나라당은 “수료자에 대해 당직 및 각종 공직후보자 선정 시 우선 고려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실제로 100명 안팎이던 김 이사장의 동기생 중에는 현직 국회의원 Y씨, 경기도의회 의원을 지낸 C씨 등이 정계에 진출했다.
김 이사장이 정치대학원에 몸담은 시기는 한나라당이 대선후보 경선을 2개월 가량 앞둔 때다.
이때쯤 최 위원장의 최측근 정용욱(50) 전 정책보좌역과의 접촉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 정치홍보 업체에 있던 정씨도 비슷한 시기 이명박 후보캠프에 합류했기 때문이다.
김 이사장은 한편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의 한 축인 고려대 인맥 다지기 작업에도 매진했다. 이 대학 언론대학원 최고위과정을 2006년, 2008년, 2009년 무려 3차례나 수료했다.
그가 2006년 전자투표와 언론 보도의 관계를 주제로 한 논문을 발표하는 등 고려대 일반대학원 언론학 석사과정을 졸업한 상태임을 감안하면 학문적 필요성은 거의 없었다. 최고위과정은 정식 석사·박사 코스가 아닌 5개월짜리 과정이다.
다만 정·관계 고위 인사 등이 많이 수강하고, 수료자들은 공히 고려대 언론대학원 교우회 회원이 된다. 결국 김 이사장은 ‘인맥 쌓기’ 과정을 3번이나 반복한 셈이 된다.
그런데 김 이사장은 2006년과 2008년, 두번의 이수 과정을 모 병원 원장 A씨(52·여)와 함께 들었다. A씨 역시 김 이사장과 최 위원장 사이에서 모종의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있는 상태다.
이에 비춰볼 때 김 이사장은 2006~2007년 사이 최 위원장과의 연결고리가 될 중요인물 두 사람을 조우했을 개연성이 없지 않다.
지금까지 김 이사장의 개인비리를 규명해온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윤희식 부장검사)는 횡령 자금이 최 위원장측에게 흘러들어갔는지 등 용처에 대한 추적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