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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후 서울 중구 서소문청사 13층 대회의실.
박원순 서울시장이 5급 이하 직원들과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려고 마련한 자리는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크리스마스 캐롤이 울려퍼지고, 화려하게 장식된 트리가 테이블에 놓여있는가하면 장식이 달린 머리띠를 한 여직원이 부지런히 동료들을 안내했다.
이날 박 시장과의 '희망시정 열린대화'에 참여한 직원들은 희망서울 정책자문위원회를 지원하는 '희망 스케치단'으로, 실·국별 5급 이하 직원 200여명으로 구성됐다.
박 시장의 강연에 앞서 사회자가 시각물을 통해 새해소망 'Best 5'를 발표하자 좌중에서는 공감 섞인 폭소를 터뜨렸다. 2위 '야근을 조금만 했으면', 3위 '승진 잘 됐으면' 등 고단한 업무에 시달리는 공무원들의 심정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박 시장은 눈치 보는 공무원들을 향해 "휴가를 제대로 챙겨먹어야 한다"며 "저부터 25~27일 휴가를 가려고 했는데 김정일 위원장이 못 가게 하네요. 비상상황만 지나면 무조건 가겠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그는 이날 '서울혁신, 마을에서 희망을 만나다'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한국을 연구하는 프랑스 학자가 쓴 아파트공화국이라는 책을 보면서 우리는 왜 도시를 이렇게 만들어야 하는지 창피했었다"고 기존의 재개발·재건축 방식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도시를 건설할 때 인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충분히 고려해야 하는데 (기존에는) 안타깝게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며 "서울이 엄청나게 커지면서 경기도 일대에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박 시장은 또 "현재 서울은 사람이 주인이 아니라 자동차가 주인"이라면서 "외국에서 서울의 해치를 말하면 아는 사람이 있겠나. 서울도 세계적으로 알려지려면 독일 브뢰멘과 같은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도시재개발과 관련해 "용산에서 일어난 어마어마한 참사는 지금까지 해왔던 도시재개발의 현 주소였다"며 "자신이 뿌리 내리고 살던 집에서 쫓겨났는데 어떤 주민이 가만히 있겠나"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대안은 마을공동체에 있으며, 마을이 최고의 복지"라면서 "공무원들이 혼자 다 하려고 하지 말고 시민사회와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는 1시간 10분 동안 진행됐으며, 질의응답과 기념촬영으로 마무리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