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싱퀸
"정치의 'ㅈ'도 생각하지 않았다."
영화 '댄싱퀸'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황정민. 12일 오전 서울 압구정CGV에서 열린 '댄싱퀸' 제작보고회에서는 유독 정치 관련 질문이 이어졌다. 정작 황정민은 정치에 아무런 관심 없는 '문외한'이었다.
이날 황정민은 "동네 반장도 아니고 서울 시장 후보여서 답답해 죽겠네요"라고 말문을 연 뒤 "솔직히 정치에 대해 문외한이다. 작품을 하면서 정치의 'ㅈ'도 생각하지 않았다"며 "서울 시장이 된 것도 아니고 후보자로서, 그것도 중간 이후 잠깐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이 작품은 사람마다 꿈이 있는데 그 꿈을 향해 달려가는 각 인물들의 이야기"라고 작품에 대해 설명했다.
이석훈 감독은 "촬영 중 서울시장이 바뀌게 돼 영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하다"며 "특별히 어떤 정치인을 모델로 하진 않았고, 단지 서울시장이 어떤 사람이면 좋을까를 생각하다 이런 캐릭터를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댄싱퀸'은 '서울시장 후보의 아내가 댄싱퀸'이란 기발한 설정을 바탕으로 한 코디미 영화. 황정민은 극 중 평범하고 소박한 변호사였지만 우연한 기회에 서울시장 후보가 되는 황정민 역을, 엄정화는 우연히 댄스 가수가 될 기회를 잡은 왕년에 잘 나가던 신촌 마돈나 엄정화 역을 각각 맡았다.
이 감독은 "캐스팅과 관계 없이 처음부터 두 분을 염두하고 썼다"며 "또 시나리오를 보는 분들도 그 두 분을 생각하면서 보면 더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에 쓰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에 황정민은 "만약 제가 하지 않겠다고 했으면 어떻게 하려고 했나요"라고 감독께 질문을 던졌다. 이 감독은 "거기까지는 생각을 못해봤다"고 웃음을 지었다. 황정민은 "저한테는 큰 인연이었다"며 "처음에는 쑥쓰러웠는데 막상 작업을 해보니까 작업하기 편하고, 굉장히 짧은 시간 안에 배역과 붙었던 느낌"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황정민과 엄정화는 이번 작품까지 세 번째 호흡이다. 엄정화는 "장편으론 이번이 처음이다. 항상 짤막하게 만나 아쉬웠다"며 "믿을 수 있고, 기댈 수 있다"고 밝혔다.
황정민 역시 "(엄정화씨가 상대역이란 말을) 듣자마자 매우 감사해했다"며 "믿고 기댈 수 있는 건 저도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이어 "평생 한 번도 작품에서 만나지 못할 배우도 많을텐데 세번이나 할 수 있다는 것은 제 인생에 큰 인연"이라며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극 중 왕년의 신촌 마돈나로 활약한 엄정화는 자신의 경험을 들춰냈다. 그녀는 "스무살에 서울 올라왔는데 그땐 이태원의 나이트클럽을 좋아했다. 그렇다고 이태원의 마돈나는 아니었다"며 "요즘 가끔 클럽을 가는데 예전 나이트클럽 분위기와 굉장히 다르다"고 웃었다.
최근 관객들에게 무대인사 도중 깜짝 춤을 선보인 '오싹한 연애'의 손예진처럼 흥행될 경우 똑같이 할 수 있냐는 질문에 황정민은 "잘 되면 무슨짓을 못하겠어요. 춤 보다 더 한 것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저보고 '흥행보증수표'라고 하는데 흥행 작품이 썩 없다. 중박으로 가늘게 살고 있다"며 "취재진 앞에서 (관객수를) 얘기하는 건 처음인데 500만 이상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럼 찍을거리 많이 선사하겠다"고 공약했다. 1월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