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대비 조직폭력배 수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전북지역 조폭의 평균 나이는 어떻게 될까.
현재 전북지역에는 16개 폭력조직이 있으며, 경찰의 관리대상 조폭은 484명에 달하고 있다.
이 484명의 평균 나이는 36.7세. 과거보다 상당히 노쇠했다.
최근 전북경찰청이 관리대상 조폭의 나이를 분석한 결과 30대가 220명(45.5%)으로 가장 많았고, 40대가 193명(39.9%)으로 뒤를 이었다. 또 50대 이상은 29명(6%)이고, 20대 이하는 42명(8.7%)인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젊은 조폭이 열 명 중 한 명도 안 되는 셈으로 최근 몇 년 새 폭력조직에 젊은 조직원이 거의 가담하지 않은 것이다. 또 과거처럼 폭력조직이 고등학교 폭력써클을 관리하며 조직원을 끌어들이는 구조도 거의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폭력조직원 A씨(36)는 "전주시내 6개 조직 중에 10대가 있는 곳은 한 곳밖에 없고, 27살 아래 조직원도 거의 없다"며 "십 년 전만 해도 20대와 30대 초반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는데 많이 변했다"고 말했다.
전반적인 연령대가 높아지면서 과거에는 부두목이나 행동대장을 했을 40대가 지금은 행동대원을 하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전북지역 조폭의 노쇠화는 결국 경제적 문제 때문이라는 게 폭력조직원들의 설명이다.
폭력조직을 탈퇴해 개인 사업을 하는 B씨(43)는 "예전에는 선배들이 활동비를 주고, 유흥업소에서 월정금을 받아 자금줄이 됐는데 이제는 이런 게 거의 없다"며 "30대 중반만 돼도 어떻게든 자기 벌이는 하는데 20대나 30대 초반은 스스로 돈을 벌기 힘들어 조직활동을 접는다"고 말했다.
폭력조직원 A씨도 "조직에 몸을 담고 있어도 자기 사업을 하느라 활동을 안 하는 조직원이 태반이다"며 "자금이 없으니까 의리 같은 것은 먼 옛날 얘기가 됐다"고 푸념했다.
이같은 변화에 따라 경찰은 조만간 조폭 관리 대책을 재점검할 전망이다.
장전배 전북경찰청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전북지역 관리대상 조폭의 나이가 많고 생업에 종사하느라 활동을 접은 조폭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며 "변화에 따라 조폭 관리대상을 정리하고 관리대책도 점검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장 청장은 "활동을 접은 조폭은 중점 관리대상에서 제외하고 실질적인 활동을 하는 조폭을 보다 집중적으로 관리하겠다"며 "폭력조직의 자금원과 학교 폭력 등 폭력조직으로 연계될 수 있는 부분도 사전에 철저히 차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