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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의 수행비서 공 모(27) 씨를 10.26 보궐선거 디도스 공격의 주범으로 보고 지난 1일 오전 서울 서초구에서 긴급체포했다.
범행을 실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강 모(25) 씨 등 3명을 전날 오후 체포한 뒤 밤샘 신문을 거쳐 공 씨가 총책이라는 진술을 받은 직후였다.
경찰은 강 씨 등 3명을 검거하기 위해 한 달 여 동안의 수사를 거쳤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 씨에 대해서는 전후 사정 가리지 않고 곧바로 긴급체포했다.
일반적으로 주변에 대한 치밀하고 광범위한 수사를 통해 빠져 나갈 수 있는 여러 가능성을 차단한 뒤에 범죄 용의자의 신병을 확보하는 방식과는 반대였다.
경찰의 이런 수법은 한 달에 걸친 수사를 통해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의 비서 공 씨를 제외한 강 씨 등 3명의 신병을 확보했던 것과 대비된다.
이렇게 앞뒤를 뒤바꿔 공 씨를 성급히 체포함으로써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형사소송법 상 구속영장을 발부받는다고 하더라도 경찰은 피의자를 긴급체포한 뒤 열흘 이내에 검찰에 송치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이 때문에 경찰은 아무리 늦어도 오는 9일까지는 수사를 마무리해야한다.
그러나 경찰은 공 씨를 체포한 지 나흘이 지난 지난 5일에서야 영장을 발부 받아 금융계좌와 통화 내역 등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9급 수행비서인 공 씨가 단독으로 범행을 저질렀을 리 없다는 여론이 비등한 가운데, 경찰은 앞으로 고작 사흘이라는 짧은 시간에 걸쳐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공 씨의 주장을 반증해야 한다.
이처럼 경찰이 시간과의 싸움을 자초한 데 대해 일각에서는 수사권 조정 논란 속에서 여당 국회의원실 관계자가 나오자 너무 흥분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수 수사통으로 통했던 한 전직 검사는 "일반적인 수사는 열 수 앞을 내다봐야 하지만 한두 수 앞을 못 본 것과 같다"며 "몸통이 잘릴 수밖에 없고, 봐주기 수사로 보여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