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의 탐욕이 연일 비판받고 있는 가운데 공적자금이 투입된 은행에서 직원 수백명을 모아 관광성 해외연수를 보내는가 하면 고객이 해지 요청한 계좌까지 몰래 관리하는 등 도덕적 해이 현상이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전국 각 영업점에 공문을 하나 내렸다.
내용은 11월과 12월로 예정된 '2011년도 글로벌 마인드 해외 연수’에 참가 인원을 추천하라는 것이었다.
명목은 선진금융과 해외 금융시장의 최신 트렌드를 이해하고 전문 직무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대상 연수 인원은 총 400명이고, 6박7일의 일정으로 미국과 유럽, 홍콩, 중국, 싱가포르 등으로 나눠 보낼 예정인데 은행 내부에서도 이번 연수는 사실상 관광이라는 평가다.
일정을 보면 사전 사이버 연수 실시하고, 미국 시티 뱅크나 JP 모건, 영국 바클레이즈 은행(Barclays Bank) 등을 방문하도록 돼 있다.
은행들의 관광성 단기 해외 연수는 지난 2007년과 2008년 국회 국정감사나 감사원 감사 등에서 국책은행들의 '신의 직장' 논란과 더불어 '과도한 돈 잔치'라는 비판으로까지 불붙자 시중은행들까지 나서 현재까지 중단한 상태다.
더구나 국민은행은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6천억원의 공적자금 자본확충펀드가 아직 남아있는 상태다.
때문에 겉으로는 수수료 인하를 통한 고객 불만 해소, 사회공헌 강화방안 등 고통 분담을 공언하면서도 뒤로는 '자기 식구 챙기기'에 집중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셀 전망이다.
은행들의 도덕적 해이는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 금융감독원의 실태조사 결과 외국계 한 은행은 직원들의 여행 경비 2천만원을 거래회사에 떠넘기다가 적발됐다.
또 우리은행 한 직원은 고객이 해지를 요청한 펀드 계좌를 몰래 관리하다가 고객에게 손해를 끼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백성진 금융소비자협회 사무국장은 "금융권의 비도덕적 행태가 도를 넘었다"면서 "수수료 인하에 대해서는 은행들이 적자를 감수하고서라도 소비자를 위하는 일이라고 거짓말을 하고서는 뒤로는 막대한 수익을 주체하지 못해 '나눠 먹기'에 급급한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