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사실은 무조건 불법
-선거당일 지지글, 법정까지 갈 수 있어
-여론조사 언급시 표본오차 넣어야
-기준 모호? 판례 많아 문제없어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공보담당관실 신우용 서기관
트위터로 대표되는 SNS. '나 오늘 무슨 밥 먹었다. 기분 좋다.' 이런 감정표현부터 '나 누구 좋아한다. 지지한다. 저 사람은 왜 저러냐.' 이런 사회적인 의견표현까지 다양한 말들이 오가는 곳이 바로 SNS입니다. 그런데 최근 선거 결과에 SNS가 상당한 영향을 끼치면서 검찰이 SNS를 활용한 선거운동행위를 집중단속 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오늘부터 공식선거운동 기간인데 잘 알아봐야 될 것 같죠. 어디까지가 합법이고 어디부터 불법일까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공보담당관실 신우용 서기관 연결합니다.
선관위
◇ 김현정> 표현의 자유, 또는 참정권의 침해 아니냐, 이런 반발의 목소리도 나오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 신우용> 오늘부터 선거일 전 일까지 모든 유권자는 누구든지 자유로운 방법에서 선거운동을 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트위터, 페이스북 같은 SNS를 이용해서도 선거운동을 할 수가 있습니다. 다만 선거 중립의무가 있는 공무원이나 미성년자, 외국인 같은 특정한 신분들은 선거운동을 할 수 없습니다.
◇ 김현정> '선거권, 참정권이 있는 일반인은 모두 다 자유롭게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일단 그것이 기본이고요. 그런데 SNS는 방송이나 신문 같은 언론매체가 아니라 개인노트, 낙서장이라고 다들 생각을 하거든요. 내 개인노트, 낙서장을 검열하고 거기서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을 구분한다는 것 자체를 상당히 기분 나빠하시는 분들도 계시는데요?
◆ 신우용> 우리 헌법 21조가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국민의 기본권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습니까? 또 다른 한편으로는 그러한 기본권을 행사하면서 다른 사람의 명예나 권리를 침해할 수 없도록 기본권 행사의 한계를 헌법 스스로가 규정하고 있습니다.
개별 법률에서도 어떤 타인이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 양태에 따라서 형법, 또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은 즉, 공직선거법의 처벌대상입니다. 이 공직선거법상 타인의 명예를 침해하는 행위는 매체를 불문하고 적용됩니다. 말로 하거나 글로 쓰거나 또 그림을 그리거나 트위터 같은 SNS를 이용해서 선거운동 목적으로 후보자와 그 가족에 관해서 허위사실을 공표하거나 비방하는 행위는 당연히 법에 위반됩니다.
◇ 김현정> 내 개인 일기장이면 괜찮은데, 이것은 아무나 보려고 하면 볼 수 있는 매체이기 때문에 규제대상이 된다는 말씀인 거죠?
◆ 신우용>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럼 어디까지가 불법이고 어디까지가 합법인지 한번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사실이 아닌 글, 그러니까 허위사실을 유포하면 무조건 불법인가요?
◆ 신우용> 그렇습니다. 꼭 SNS이기 때문에 문제가 아니라, 말로 하더라도 글로 하더라도 문자메시지를 보내도 위법이고요. 언론인터뷰를 하더라도 위법이고, 다 위법이 되는 겁니다.
◇ 김현정> 말로 내 옆 사람에게 얘기를 해도 위법입니까?
◆ 신우용> 그렇습니다.
◇ 김현정> 지금 각 후보들 관련해서 각종 부정적인 의혹들이 쏟아지고 있는데요. 그 중에는 사실인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아직은 좀 애매한 것들이 있거든요. 이런 경우에는 어떻습니까?
◆ 신우용> 후보자의 공직적격성을 검증하고, 선거공약의 타당성의 검증을 위해서 선거에 관한 어떤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할 필요가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우리 공직선거법 같은 경우에는 상대방을 공격하는 의혹이나 폭로가 있더라도 그런 내용이 진실한 사실이라면 처벌되는 예는 거의 없습니다.
물론 올바른 선거문화 형성과 건전한 정치문화 발전을 위해서 무분별한 폭로나 의혹제기 같은 네거티브 방식의 어두운 선거운동보다 정책경쟁 중심의 밝은 선거문화가 뿌리내리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은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이게 아직 사실인지 아닌지가 애매한 경우, 그러면 이런 경우는 나중에 허위사실로 유포되면 처벌을 받는 건가요?
◆ 신우용> 당연히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애매한 건 쓰지 말아야 하는 거네요?
◆ 신우용> 애매한 부분보다는 어차피 그런 부분들은 허위사실 유포죄의 구속요건에 해당되느냐 안 되느냐, 법원의 사법심사과정에서 엄격하게 가려지게 됩니다.
◇ 김현정> 조금 포괄적이라는 생각도 들고요. 그러면 내가 쓴 건 아닌데 리트윗이라고 하죠? 퍼 나르기만 하는 이 경우에는 어떻습니까?
◆ 신우용> 당초 게시된 내용이 허위사실에 해당하거나 후보자를 비방하는 내용. 즉, 법에 위반되는 내용을 퍼 나르거나 리트윗 한다면 법에 위반될 수 있습니다.
◇ 김현정> 내가 직접 쓰는 거나 리트윗 하는 거나 똑같이 적용된다는 말씀이세요?
◆ 신우용> 그렇습니다.
◇ 김현정> '어떤 후보가 지금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런 것을 트위터에 썼어요. 그런데 이렇게 트위터에 올렸던 사람이 불법판결을 받았던 적이 있더라고요. 이것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 신우용> 작년에 부산지방법원에서 유죄판결을 한 번 받았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그 부분은 일단 두 가지 측면을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첫째는 선거일 전 6일부터 선거일까지는 여론조사 결과 공표가 금지되어 있습니다. 일단 그 측면을 봐야 됩니다. 투표 마감시간까지 공표가 금지되어 있고요.
또 한 가지 측면은 선거 6일 전이라고 하더라도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할 때는 표본수나 표본오차, 그런 것들을 함께 공표하도록 되어 있는데요. 트위터 같은 SNS에 그런 것을 다 담기에는 어려움이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결국 그런 부분이 위반되어서 처벌받았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어떤 후보가 1위입니다.' 라고 쓰면 안 되고, 어느 조사에서 몇백 명 표본오차가 얼마더라, 이걸 다 써야 된다는 말씀이세요?
◆ 신우용> 네. 정확히 다 써야 합니다.
◇ 김현정> 그러면 단순하게 '나 누구 지지한다. 나 누구 반대한다.' 이런 지지글이나 반대글을 쓰거나 재전송하는 것은 어떻습니까?
◆ 신우용> 그런 것은 선거운동자유의 본질이고, 누구든지 자유롭게 할 수 있습니다.
◇ 김현정> 당일 날도 가능합니까?
◆ 신우용> 선거 당일 날에는 선거운동이 금지됩니다.
◇ 김현정> 이게 선거운동에 들어가는 건가요? '나는 선거운동의 목적이 아니라 그냥 내 의견을 썼다.' 이렇게 말할 수도 있는 것인데요?
◆ 신우용> 그런 부분들이 단순한 의견개진에 불과한 것인지, 아니면 특정 후보자의 당선이나 낙선을 목적으로 하는 선거운동인지의 부분들은 가려야 될 필요가 있는데요. 선거운동의 판단기준은 우리나라가 제헌의원 선거를 한 이래 수십 년 간 누적된 판례와 유권자적 선례가 있습니다. 그 부분을 판단하는 데는 그리 어려움이 없습니다.
◇ 김현정> 말씀이 좀 애매한데요. 재판까지 간다는 말씀인가요?
◆ 신우용> 기본적으로, 1차적인 법 집행은 우리 선관위가 합니다만, 최종적으로 그게 범죄에 해당된다면 재판까지 갈 수가 있겠죠.
◇ 김현정> 이럴 때 애정남이 필요한 건가요? (웃음) 참으로 애매한 부분이 많은데, 선거 당일에 '나는 누구를 지지한다.'가 선거운동 목적이면 처벌이 되는 것이고요. 그렇지 않으면 처벌이 안 된다는 말씀이세요. 선거 당일이 아닌 날은 다 가능하고요?
◆ 신우용> 그렇습니다. 선거 당일에는 선거운동 그 자체만 금지되는 것이 아니라 선거에 영향을 미칠 목적의 의사표현행위도 금지가 됩니다. 이를테면 트위터나 인터넷, 문자메시지나 모든 글들에 어떤 정당의 명칭이나 후보자의 성명을 나타내는 글들은 다 위법이 됩니다.
◇ 김현정> 선거당일에 SNS 이용자들이 투표용지를 들고 인증샷을 찍는 경우가 많아요. 그리고 인증샷을 보여주면 기념품을 주고 물건을 깎아주는 가게도 있고요. 이런 식의 선거운동은 어떻습니까?
◆ 신우용> 투표용지를 들고 인증샷을 찍는 부분은 법에 위반되고요. 투표소 입구에서 투표에 참여한 것을 증명하는 사진을 촬영하여 단순하게 트위터에 올리거나 인증샷을 올리는 것들은 무방합니다.
단지, 그 인증샷에 특정 후보자에게 투표하도록 권유한다거나 유도하는 표현들을 함께 기재한다면 그건 선거법에 위반됩니다. 특히 유의하셔야 할 부분은 기표실 안에서 투표지를 촬영하면, 촬영 화면의 공개여부를 불문하고 그 자체가 법에 따라 처벌되고 그 투표는 무효가 됩니다.
◇ 김현정> 트위터가 아니라 인터넷도 마찬가지네요. 투표 커튼 안에서는 사진 찍으시면 안 되는 것이고요. 밖에서는 찍어도 되지만 그 안의 내용을 보여주면 안 된다는 말씀. 누구를 찍었는지를 표현하면 안 된다는 거죠?
◆ 신우용> 그런 부분들은 누구를 찍었다라는 그 내용 자체가 정당의 명칭과 후보자의 성명이 드러나게 되어 있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그 부분은 선거운동에 이르지 않더라도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는 목적에 의한 것이 되어서 똑같이 선거법에 위반이 됩니다.
이런 규제조항들은 꼭 우리나라만 두고 있는 것이 아니고요. 대부분의 외국에서도 선거 당일에 유권자를 평온하게 투표에 참여할 수 있도록 그런 규제를 많이 두고 있습니다. 일부는 물론이고 선거운동에 대한 규제가 거의 없는 미국조차도 선거 당일에는 투표소 인근에서 선거운동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제가 조금 전에 애매한 부분이 참 많아서 애정남이 필요하다는 말까지 드렸는데 청취자들의 이런 질문도 들어옵니다. “기준이 너무 애매하다, 구체적인 케이스를 하나하나 다 제시할 건지,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자칫 자기검열이 되지 않겠는가. 너무 옥죄는 거 아니냐.” 라는 불만이 있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신우용> 최근 일부 언론에서 SNS는 단속근거가 모호하다는 지적이 있어서, 유권자가 알기 쉽도록 사례 중심으로 일부 언론에 보도한 바가 있었는데요. 트위터 같은 SNS에 대한 우리 선관위의 단속기준은 유권해석 선례하고 법원 판례를 통해 이미 명확하게 정립되어 있습니다. 트위터 같은 SNS는 기술구조상 미니블로그하고 전자우편이 결합된 구조로서 선거법상 전자우편에 관한 기준이 적용됩니다.
그래서 SNS를 이용하여 선거운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지만, 다른 의사표현 행위와 동일하게 선거운동 기간 전에 선거운동을 한다면 사전 선거운동으로 성립되고요. 또 선거운동 목적으로 후보자나 그 가족을 비방하거나 허위사실을 공표한다면 당연히 법에 위반된다는 것입니다.
◇ 김현정> SNS는 젋은 층, 진보성향, 야당성향의 이용자가 많기 때문에 좀 여당을 도우려는 게 아니냐는 정치적인 의혹도 제기가 되는데 뭐라고 답하시겠습니까?
◆ 신우용> 어차피 트위터 같은 SNS 그 자체는 중립적인 기술로 봐야 되지 않겠습니까? 왜 그러냐면 특정 정치세력이나 특정 연령층만이 배타적이고 독점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권리가 아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다만 현실적으로 젊은 층과 진보성향의 유권자들이 의사소통의 수단으로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다 보니 그런 오해가 초래된 것 같은데요.
결론적으로 쉽게 말씀드리자면 SNS라는 매체 자체가 공직선거법상의 규제대상이 아니라 SNS에 담기는 내용이 규제대상입니다.
◇ 김현정> 정치적인 의혹은 갖지 말아 달라는 말씀이세요. 여기까지 말씀 들어야 되겠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