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원전
[CBS 라디오 '시사자키 신율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방송일 : 2011년 7월 5일 (화) 오후 7시 30분■ 진 행 : 신율 (명지대학교 교수)■ 출 연 : 마쓰야마 대학 장정욱 교수 ▶신율> 이번에는 일본으로 가보겠습니다. 최근 일본의 원자력안전위원회가 후쿠시마 원전 주변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피폭 검사를 했더니 조사대상의 45% 가량이 갑상선에 피폭을 당했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건강에 해를 끼칠 정도는 아니다, 라는 설명이지만, 시민들 입장에서는 이거 동요가 클 수밖에 없겠지요. 원자력 문제 전문가이시지요, 일본 마쓰야마 대학 경제학부 장정욱 교수 연결해서 자세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장정욱> 예, 안녕하십니까?
▶신율> 후쿠시마 원전 주변 어린이 45%가 갑상선에 피폭 당했다, 일단은 원전 주변 몇 km 반경 어느 정도의?
▷장정욱> 약 한 50km까지 됩니다.
▶신율> 50km요?
▷장정욱> 예, 그런데 후쿠시마 주민들이 약 200만 명입니다. 그 중에서 어린이를 보면 약 한 30만 명이 되는데요. 조사 대상이 약 1,080명입니다. 그러니까 전체 어린이의 0.2%밖에 조사를 못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신율> 0.2%를 조사했는데, 절반 가량이 피폭을 당했다, 이런 거군요?
▷장정욱> 그렇지요.
▶신율> 그런데 이게 갑상선에만 이렇게 피폭을 조사한 이유가 있습니까?
▷장정욱> 그것이 방사성 요오드라고 하는 것이 원자로에서 나온 방사성 물질 중에서 가장 많습니다. 그리고 방사성 요오드는 갑상선에 축적되기 쉽거든요. 그래서 발견하기가 쉽습니다.
▶신율> 그렇군요. 그러면 갑상선에 피폭을 당했다, 라는 사실 자체는 더 위험하다는 얘깁니까? 물론 피폭 자체는 어디에 피폭을 당해도 더 위험한 것 아니겠어요?
▷장정욱> 예.
▶신율> 그런데 갑상선에 피폭을 당했다, 라는 건 어떤 의미일까요?
▷장정욱> 갑상선은 어린이들의 성장호르몬을 만드는 기관입니다. 그런데 어른들은 이 갑상선을, 암에 걸려서 제거를 하더라도 호르몬제를 써도 성장에 문제가 없는데, 어린이의 경우에 갑상선을 떼어내는 수술을 해서 제거를 했을 경우에 과연 기존의 호르몬제를 썼을 때 발육에 이상이 없는지도 모르겠고요, 또 암세포가 전이되는 경우도 있거든요. 그러한 문제가 있기 때문에 상당히 위험합니다. 그리고 체르노빌 원전사고가 났을 때에도 5년 이후부터 어린이들이 갑상선암이라든지 백혈병이 갑자기 늘었지요.
▶신율> 그렇지요. 그런데요, 부모들의 입장에서 볼 때는 동요하는 게 당연할 것 같은데요. 그런데 일본의 원자력안전위원회는 건강에 해를 끼칠 정도는 아니다, 이런 설명을 했다고 그러더라고요.
▷장정욱> 예, 항상 그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신율> 예, 죄송한 이야기지만, 일본 정부가 항상 그렇게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요. 뭐든지 괜찮다.
▷장정욱> 예, 현재도 ICRP라고 국제방사선안전협회가 있지요. 거기에서 내놓은 기준인데요, 보통 긴급 시에는 100 밀리시버트 미만일 경우에는 그다지 염려할 필요가 없다, 그 데이터를 그냥 인용하면서 계속 안전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신율> 예, 그런데, 그러니까 결국 시민들의 입장에서 볼 때는 이런 일본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주장을 잘 믿지 않는다, 라는 느낌을 제가 받는데요, 어떻습니까?
▷장정욱> 예, 사고 났을 때부터 이미 신뢰를 잃었다고 생각합니다. 지방자치단체들도 따로 방사능을 측정하는 기계를 도입하고 있고요, 또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계속 발표를 그렇게 안전하다, 안전하다, 하다보니까 주민들도 개인적으로 측정 기계를 사서 재고 있습니다.
▶신율> 아, 주민들이 개인적으로 아예?
▷장정욱> 예.
▶신율> 그러니까 정부의 방사능 수치 나온 발표를 못 믿겠다, 이 이야기인데 말이에요. 지금 그 말씀을 하셨으니까 제가 궁금한데, SNS를 통해서 도쿄 전역에서도 방사능이 검출되고 있다, 라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던데, 사실인가요, 이게?
▷장정욱> 예, 전에부터 이미 검출되고 있었고요, 정부의 발표보다는 두배에서 세배 정도 높다는 것이 요 근래에 밝혀지고 있습니다.
▶신율> 그런데 그 세배 정도 높은 이유가요, 예를 들자면 정부에서 재는 것은 국가재난지침인가 그 매뉴얼에 따라서 일정 부분 높은 데에서 재고, 일반 시민단체들은 사람들이 생활할 수 있는 그 범위 내에서, 다시 말해서 그 높이 내에서 재기 때문에 차이가 난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그거는 신빙성이 있는 이야기일까요?
▷장정욱> 예, 맞습니다. 사실은 일본에서 보통 10m, 지상에서 10m 이상의 지역에 방사선측정기를 두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과거에 60년대에 대기권에서 핵실험을 했을 경우에 그 방사성 물질이 날아오는 것을 측정하기 위해서 그렇게 높은 위치에 두었고요, 그런데 일반 시민들 입장에서는, 특히 어린이들 같은 경우에는 지상에서 1m 정도의 높이에 가장 영향이 크지요. 그러다보니까 차이가 많이 나는 거지요.
▶신율> 글쎄요, 그러니까 실제적으로 시민단체에서 재는 것이 오히려 더 맞다, 이런 이야기가 있더라고요.
▷장정욱> 예, 저도 그게 가장 가까운 높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신율> 그런데 이제 가장 중요한 것은 이번에 검출된 것 중에 세슘이 있다고 하던데요, 사실인가요?
▷장정욱> 세슘은 전에부터 나왔습니다. 세슘은 몸의 내부에 들어오면 칼슘하고 성분이 비슷하기 때문에 뼈에 축적이 되어서 골수암을 많이 일으킵니다.
▶신율> 그렇지요. 아, 이거 이렇게 되면 상당히 일본 시민들, 특히 자식을 가진 부모들은 동요가 심할 것 같은데요?
▷장정욱> 예.
▶신율> 그런데 여기에서 어떤 액션을 취하거나 이런 움직임이 없습니까?
▷장정욱> 일단 제가 매스컴을 통해서 가끔 들어보면 자녀들을 다른 지역에 피난시킨다는 그런 것 때문에 부부 간에 좀 싸움이 있을 경우도 있는 것 같고요, 심지어 동경지역에서도 어린이들의 건강을 위해서 약 1,000km 떨어진 규슈 지역에서 채소를 인터넷으로 구입해서 먹는 그런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신율> 예, 오사카, 규슈, 이쪽은 좀 떨어져 있지요? 교수님은 불안하지 않으세요?
▷장정욱> 저도 한 800km 정도 떨어져 있기 때문에 괜찮습니다.
▶신율> 아, 그러시군요. 그런데 지금 일본의 이런 것들을 우리가 좀 타산지석으로 생각해야 되지 않나, 이런 생각이 드는데, 우리나라에서도 대통령 직속 원자력안전위원회가 10월에 공식출범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떻게 보십니까? 일본의 사례를 봤을 때 꼭 지켜야 할 점을 꼽으신다면 어떤 점을 꼽으시겠어요?
▷장정욱> 일단 그렇게 분리가 되는 것에 대해서는 저는 찬성이고요. 몇 가지 주의를 해야 될 점은, 첫째, 일본 같은 경우도 있었습니다만, 원자력위원회는 추진하는 쪽이거든요. 그런데 규제하는 안전위원회하고 사람들이 이동을 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신율> 이동을 하는 경우요?
▷장정욱> 그러니까 위원회에 있다가 다시 원자력안전위원회로 간다거나.
▶신율> 아, 인적구성이 왔다갔다 맞교환되고 이랬다는 말씀이시군요?
▷장정욱> 예, 그런 것을 견제를 시켜야 되고요, 그 다음에 원자력안전위원들의 임기를 완전히 법적으로 보장을 해주어야 됩니다. 그래서 정부에 반하는 결정을 하더라도 임기가 보장되는. 그리고 세 번째는 원자력안전위원회 쪽에는 원전을 폐쇄시킨다든지 정책을 중지시킨다든지 그러한 강력한 권한을 부여해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네 번째, 원자력안전위원회보다는 실무적으로 검사를 하는 원자력안전기술연구원이 있습니다. 이것은 현재 원전을 검사할 때에는 비용을 받습니다. 전력회사로부터. 조금 잠재적인 가해자가 될 수 있는 사람한테 돈을 받는 것은 좀 이상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이런 재원을 전부 세금으로 확보를 해준다든지. 그리고 원자력 안전연구원이 외부로부터 용역을 받습니다. 연구용역을. 이런 것도 일체 금지를 시켜야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신율> 교수님 말씀 제가 쭉 들어보니까 일본은 전부 이렇게 했던 것 같은데요? 그러니까 반대로?
▷장정욱> 예, 그렇습니다.
▶신율> 인적 구성도 마음대로 맞교환하고, 임기도 법적 보장이 잘 안 되어 있고, 강력한 권한도 없었고, 비용도 받았고요, 결국 이렇게 된 것 같은데, 이제 이러지 말아야 된다, 이런 말씀이신데.
▷장정욱> 예.
▶신율> 결국은 일본이 이런 시스템을 갖지 못했기 때문에, 이런 쓰나미 이후에, 대지진 이후에 문제가 커졌다, 라고 보시는 거군요?
▷장정욱> 예, 초기 대응이 상당히 좀 혼란이 있었습니다.
▶신율> 예, 그렇군요. 어쨌든 지금 동아시아, 뭐 우리나라라든지 중국이라든지 이런 곳은 물론 세계 전체에 위험을 줄 수 있는 원전 내부의 오염수치, 오염수 처리, 이런 부분이 상당히 걱정이 되는데, 이 오염수 처리 같은 경우에는 특히 환경오염의 주범이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보십니까?
▷장정욱> 예, 현재 원전 부지 내에 약 12만 톤이나 쌓여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일본 정부에서 지난주부터 이것을 정화시켜가지고 다시 냉각수로 사용한다는 장치를 도입해서 지금 작동을 하고 있습니다만, 계속 급히 만들다보니까 계속 고장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것이 만약에 원활하게 움직이지 않을 경우에는 비가 온다든지 태풍이 불면 부지 내에 있는 물이 넘쳐서 바다를 오염시킨다든지 지하수를 오염시키는, 아주 넓은 범위의 피해가 다시 일어날 거라고 우려되고 있습니다.
▶신율> 예, 그리고 지금 뭐 우리나라에도 태풍이 이제 두 세 개가 더 온다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일본 같은 경우에 또 태풍이 많이 오지 않습니까? 그랬을 경우에 뭐 후쿠시마 원전에 1호기, 2호기, 3호기 따지지 않고 더 좀 위험한 상황에 처해질 가능성이 있는 원자로가 지금 있지 않습니까?
▷장정욱> 전체 다 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신율> 전체 다요? 그러니까 지금 상태보다 더 악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가 없다, 라는 말씀이시지요?
▷장정욱> 그렇게까지 저는 생각하고 싶지는 않습니다만.
▶신율> 물론 저희도 생각하고 싶지 않습니다만. 거기에 대한 일본 정부가 지금 나름대로 대응을 하고 있어야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장정욱> 현재 대응을 하고 있습니다만, 현재 일본에 54개의 원자력발전소가 있습니다만, 그 중에 지금 35개가 지금 중지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그것은 원자로가 위치를 하고 있는 도의 지사들이 그것을 막고 있는 중입니다.
▶신율> 그렇군요. 예, 잘 알겠습니다. 참 여러 가지로 걱정이 되는데요,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장정욱> 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