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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자금 대출의 덫, 꿈을 저당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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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 후, 눈덩이 처럼 불어난 빚에 내몰려

jvh

 

1,000만원대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학자금 대출을 받는 바람에 '마이너스 인생'에 놓이게 된 대학 졸업생들이 꿈과 희망을 접는 삶을 선택하고 있다.

학자금 대출 빚을 갚기 위해 졸업 직후부터 단기 계약직과 아르바이트 등 이른바 '묻지마 취업'에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 "빚 갚은데 매인 하루살이 인생"

작가로 살고 싶었다. UN활동가로 지내보고도 싶었다. 서울의 한 유명대학에 편입학했던 정 모(28.여) 씨의 꿈이었다.

대학을 다니는 동안 집안 형편이 넉넉치 않아 학자금 대출을 받다보니 3학기 동안 쌓인 빚만 1,600만원에 달했다.

‘두 탕’의 과외와 여러 아르바이트를 뛰며 부지런히 벌면서도 900점대 토익점수와 평균 3.7의 학점, 각종 자격증도 시간을 쪼개 땄다.

하지만 졸업 뒤 다달이 갚아야하는 이자 40만원이 정 씨의 발목을 잡는 '덫'으로 돌아왔다.

급한대로 단기 계약직 자리였지만 쇼핑몰 판매사원을 하며 한 달에 98만원씩 벌어 대출금 이자를 막고, 생활비를 마련했다.

각종 단기 알바를 하던 중 추운 어느 겨울에는 수천 개의 종이 박스를 접으며, ‘100만원짜리 삶’에 대한 신세 한 탄에 눈물도 흘렸다.

정 씨는 “남들이 볼 때 내가 아무것도 안 하고 그냥 그렇게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 같지만 나는 치열하게 살고 있다”며 “빚을 갚는데 매인 하루살이 같다”고 말했다.

◈ '신용불량자' 딱지에…꿈은 사치로 전락

사회복지사가 되고 싶어 복지학과를 다녔던 정재영(26) 씨는 1학년을 마친 뒤 재적을 당했다.

군대를 다녀온 사이 가정 형편이 더욱 어려워져 이자를 갚지 못해 ‘신용불량자’라는 딱지가 붙었고, 결국 복학을 할 여건이 안됐기 때문이었다.

다시 학교에 가고 싶지 않느냐는 질문에 정 씨는 “정말 다니고 싶지만 다시 빚을 내 그 고통을 겪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김영경 청년유니언 위원장은 “열심히 공부를 해 대학을 졸업하면 장밋빛 미래가 보장될 거라는 기대 대신 일자리 하나 구하는 것도 너무 힘든 게 현실”이라며 “비싼 등록금과 학자금 대출에 대한 개선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꿈이 청춘의 특권이 아닌 사치가 되버린 '대학생 신용불량자' 3만명시대.

출발점부터 빚더미에 앉아 탈출구 없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대학생들의 반값 등록금 투쟁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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