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액연봉자 유혹한다" 소문 흉흉
- 후배들 내게 찾아와 고민 토로
- 김주영 이용기 등 올바른 선택
- 심각한 죄의식 결여도 원인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경남FC GK 김병지 선수
은밀하게 나돌던 K리그의 승부조작설이 사실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현직 선수의 말을 직접 듣고 싶어서 어렵게 모셨습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 프로축구 경남 FC의 골키퍼 김병지 선수 연결해보겠습니다.
김병지
◇ 김현정> 김병지 선수, 안녕하시냐는 인사도 좀 어색할 정도네요. 지금 축구계 분위기 어느 정도인가요?
◆ 김병지> 어떤 사태가 일어나기까지의 과정들을 사실은 소문으로 조금은 알고 있었는데요. 이런 일이 터지면서 어떻게 보면 축구는 노력에 의해 이루어지는 아름다운 스포츠인데 이런 불미스러운 일들 때문에 많이 안타까워하고 있고, 또 축구를 사랑하는 팬들에게도 너무 죄송스러운 생각도 듭니다.
◇ 김현정> 지금 소문은 좀 있었다, 라고 하셨는데 흉흉한 소문이 전부터 있었다는 말씀이세요?
◆ 김병지> 그렇죠. 약 3년 전에 아마추어에서부터 승부조작에 관계되어있는 것들이 일어나기 시작했었어요. 그때도 보면 중국브로커가 이런 일들을 시작을 했었고, 아마추어에서 어려운 여건에 있는 선수들이 가담을 해가지고 실제로 그런 일들이 시작이 됐었죠.
◇ 김현정> 그리고 어떤 소문들이 또 돌았습니까?
◆ 김병지> 그 이후 K리그에도 이런 흉흉한 소문이 돌았었는데요. 주로 저액의 연봉을 받고 있는 선수들에게 고액의 어떤 유혹의 돈을 거머쥠으로써 승부조작에 관계되어있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는 소문을 들었죠.
◇ 김현정> 선수들끼리는 그런 이야기가 있었군요. 1998년에 차범근 감독이 K리그에 승부조작이 있다고 말했다가 자격정지 5년 받았던 일이 있습니다. 그러면 그때 발언도 지금 보면 실제였을 가능성도 큰 거네요?
◆ 김병지> 승부조작, 스포츠토토라는 어떤 금액적인 그런 일들하고는 그때는 그런 게 없었으니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 김현정> 그것은 잘 모르겠지만 최근에 3년내로는 그런 소문들이 있었다, 그것은 확실히 알고 계신다는 말씀이신가요.
◆ 김병지> 네.
◇ 김현정> 어떤 식으로 승부조작이 가능한지 궁금한데요. 브로커가 먼저 접근하는 겁니까?
◆ 김병지> 그렇다고 봐야죠. 이 브로커 자체가 결국은 돈에 대한 욕심 때문인데, 승부조작을 하게 되면 일정 금액의 수익을 얻기 위해서 주요 포지션에 있는 선수들을 유혹해 가담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강원 FC 김원동 사장은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브로커 중에 선수 출신도 꽤 많은 것 같다.” 이건 사실인가요?
◆ 김병지> 소문에 의해서는 그렇다, 라고 이야기를 들어가지고요. 음지에서 일어나는 일들이기 때문에요. 극소수의 그런 일들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어떤 선수들이 타깃이 되느냐, 아까 말씀하신 대로 연봉을 적게 받는 선수들을 이 브로커들이 노린다는 말씀이시죠?
◆ 김병지> 그렇죠. 저액의 연봉선수들이라고 이야기하면 프로선수지만 연봉이 천2백만 원 받는 선수들부터 2천만 원 받는 선수들까지 일일이 보면 상당히 많이 있어요. 그러다보면 이 선수들이 돈에 대한 유혹이 한 경기당 언론에 나온 것처럼 6천만 원에서 1억 원까지도 베팅을 한다고 이야기를 하니까요. 돈의 유혹에 넘어가는데 이 선수들이 경험 많은 선수들 같으면 인지능력이 있을 텐데, 거의 다 보면 사회 초년생이고 조금 어린 선수들을 주로 타깃으로 삼았어요.
◇ 김현정> 혹시 김병지 선수한테 접근하는 브로커는 없었습니까? (웃음)
◆ 김병지> 저에게도 그런 이야기들이 있었어요. 4억 원 현금 들고 와서 돌아갔다는 그런 소문이 있었거든요.
◇ 김현정> 그런데요?
◆ 김병지> 저한테 왔었다면 정말 패버렸을 것 같아요.
◇ 김현정> (웃음) 가만 두지 않았을 것이다, 사실은 오진 않았다는 말씀이시죠?
◆ 김병지> 네.
◇ 김현정> 그런 소문은 있었지만. 그러면 혹시 어린 후배들 가운데 “나 이런 유혹받고, 이런 협박 받는데 좀 힘들다, 이거 어떻게 해야 되나?” 이렇게 선배한테 고민상담한 경우는 없었나요?
◆ 김병지> 제가 이 일을 알게 된 제일 빠른 시간이 작년 2010년도 7월경이었어요. 그래서 그 이야기를 듣고 저는 사태의 심각성을 알고서 후배선수들을 모아 승부조작에 가담을 하지 말라고, 혹시라도 오게 되면 거부하는 자세를 보이라고 했었고요. 그 이후 여러 선수들에게 전화가 왔다라고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그리고 단호하게 거부를 다 했다, 라고 들었습니다.
◇ 김현정> 여러 선수라 하면 우리 유명한 선수들도 거기에 있습니까? 이름을 들으면 알만한?
◆ 김병지> 지금 재활 받고 있는 김주용 선수도 제안을 받았다가 거부를 했고요. 우리 중앙수비수에 있는 이용기 선수도 전화를 받았다가 거부를 했고요. 지금에 와서는 참, 올바른 선택을 잘 했다고 이야기를 해 주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 선수들은 거부를 했다, 그런데 지금 유혹에 넘어간 선수들도 있다는 게 검찰 측의 이야기인데. 그런데 중요한 게요. 축구는 11명이 하는 경기인데, 이렇게 한두 명 매수해가지고 승부조작 한다는 게 가능합니까?
◆ 김병지> 그래서 요즈음 수비수들하고 골키퍼를 주 타깃으로 매수를 했다고 이야기를 하는데, 축구는 승패를 겨루는 경기이다 보니까 실점이 제일 밀접한 관계에 있는 게 수비수하고 골키퍼예요. 이 선수들이 한 번의 실수에 의해 바로 실점을 하게 되면 결국 승패를 좌우를 하니까요. 그래서 아마 골키퍼와 수비수들이 주 타깃이 되었다, 라고 저도 이야기를 들었고, 아마 경기에 있어서 제일 중요 포지션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러면 선수들끼리는 경기 보면 알겠네요. ‘지금 저 선수가 잘 뛸 수 있는데 덜 뛰고 있고, 공 안 잡고 있고... ’
◆ 김병지> 그런데 보면 축구는 아주 순간적인 어떤 사항에 의해서 일어나는 일들이라서요. 어떨 때 보면 좋은 컨디션일 때와 나쁜 컨디션일 때 경기력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경기력만을 보고 판단하기는 매우 힘듭니다.
◇ 김현정> 선수들이 봐도 쉽지는 않다는 말씀. 혹시 다른 스포츠에서도 이런 승부조작이 있을 가능성에 대한 소문은 들어보신 적 있습니까?
◆ 김병지>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개연성은 가지고 있죠. 스포츠토토를 통해서 일어나는 종목들은 어쨌든 돈하고 결부돼있는 유혹세력들이 있으니까요. 앞으로도 그런 일들이 일어날 수 있는 개연성이 있다고 보는데, 아마 선수들과 관계자분들의 그런 확실한 거부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 김현정> 지금 근절시킬 방법으로 축구연맹이 긴급회의를 열고요. 일단 축구는 당분간 스포츠토토에서 빠지겠다, 그리고 벌금 5천만 원, 영구제명, 교육강화, 이런 것들을 내놨는데, 대책이 괜찮습니까?
◆ 김병지> 이 시행은 벌써 진행이 됐었습니다. 저희들이 올해 연봉계약을 하면서 불법적인 일들, 그리고 승부조작에 가담하는, 그런 좋지 못한 일들에 있어서는 패널티 조항과 개인서명과 동의서를 다 제출을 했었고요. 일종의 경각심을 주기 위해서 이런 일들을 했었는데, 선수들이 어떻게 보면 이번 승부조작에 관계되어있는 이런 일들이 잘못이라고 생각을 했지만 불특정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히고, 이게 죄가 된다는 것을 인식을 하지 못했어요. 그만큼 우리 선수들은 축구만을 해왔고, 사회 관계되어있는 죄는 남을 해한다는 어떤 실질적인 폭행을 한다든지, 이런 것만 죄인 줄 알지...
◇ 김현정> 근본적으로 인식부터 좀 깨달아야 된다는 말씀이십니다. 오늘 어려운 자리인데 이렇게 증언해 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