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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태블릿PC인 애플 아이패드2가 국내 정식 발매돼 물건을 구하기 어려울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아이패드2를 국내에 공급하는 애플코리아의 어처구니 없는 애프터 서비스(A/S) 정책으로 소비자들의 원성이 높아가고 있다.
특히 막 뜯은 제품에 틈새가 벌어져 있거나 불량화소, 빛샘현상, 외관 긁힘 등의 불량이 있어도 구매처에 따라 교환·환불 가능 여부가 달라 '이중 잣대'를 대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 날개 돋친 듯 팔리는 아이패드2...불량 많지만 교환 불가회사원 이모(28)씨는 최근 구입한 아이패드2만 보면 분통이 터진다. 구입한 아이패드2가 길이 3㎝, 너비 2㎜의 틈이 생긴 불량제품이지만 AS센터에서 '교환 불가'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씨는 "처음에 생긴 틈이 더 벌어지고 다른 틈까지 생겼다"면서 "제조상 불량인 게 맞는데 AS센터에서는 '애플코리아에서 내려온 지침이 그렇다'면서 교환이나 환불을 거부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서울의 모든 매장을 뒤져 아이패드2를 손에 넣은 민모(31·여)씨도 제품 화면에 주근깨 크기만한 점 3개를 발견했지만 교환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민씨는 "불량화소가 감성불량이라면서도 불량이 아니니 교환이 안 된다는 게 무슨 해괴한 논리인지 모르겠다"고 어이없어 했다.
국내 애플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런 유격(갈라짐), 불량화소 뿐 아니라 '빛샘현상'(마감 불량으로 액정 불빛이 밖으로 새는 현상), 제품 외관에 긁힘 등 '감성불량'이라는 명목으로 AS센터에서 교환을 거부하는 사례가 속속 보고되고 있다.
◈ AS센터, 불량이 맞지만 교환을 못 해주는 속사정불량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만큼 AS센터 직원들도 속터지는 것은 마찬가지다.
국내 애플 제품을 총괄하는 애플코리아는 애프터 서비스 센터를 직접 운영하지 않고 국내 일부 업체들에게 용역을 줘 처리하고 있는데, 정작 용역 직원들이 교환 여부를 판정할 권한은 없기 때문이다.
한 용역 업체 직원은 "우리가 보기에도 불량이 맞지만 불량 여부 판별 전권은 애플코리아에게 있다"며 "의뢰가 들어온 제품에 대해 사진을 찍어 애플코리아 측에 메일을 보내 교환 여부를 통보받고 있다"고 푸념했다.
이 직원은 이어 "고객들이 찾아와 항의를 하고 큰소리까지 치지만 아무 것도 못하고 '교환 불가'라는 답변을 할 수밖에 없어 우리도 우습고도 괴롭다"고 말했다.
◈ 애플코리아의 '이중 잣대'...애플스토어 구매는 무조건 교환소비자가 더욱 분통이 터지는 것은 애플코리아의 이중 잣대 때문이다. 애플코리아는 자사에서 운영하는 온라인 애플스토어를 통해 구매한 상품은 불량이 아닌 단순 변심에도 구매 2주 안에는 '묻지마 교환 환불'을 허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애플코리아의 물건을 받아 판매하는 공인 매장에 직접 찾아가 구매한 불량제품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애플코리아 관계자는 "아무 것도 말할 수 있는 게 없다. 'nothing to comment'는 애플의 정책"이라며 해명을 거부했다. 애플코리아 상담센터에서도 "초기 불량 판정에 대한 기준에 대해서 설명할 수 없다"는 대답만 내놨다.
이 때문에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애플코리아가 물건만 들여와 팔 뿐 사후 관리는 나몰라라 해서 '보따리상'이라는 비아냥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감성불량: 이성적으로 살펴볼 때 상품에 문제가 없더라도 소비자가 감성적으로 불만족할 수 있는 제품의 상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