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아파트 23층에서 투신해 숨진 금감원 부산지원 수석조사역 김 모(43) 씨는 최근 자신의 아내가 부산2저축은행에서 예금을 인출한 사실이 알려진데 부담을 느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잠정결론 났다.
김 씨의 아내는 경찰조사에서 "지난 2월 17일 부산저축은행이 영업정지를 당한 다음날 제2저축은행에서 자신과 자녀의 명의로 된 예금 5천9백만 원을 정상적으로 인출했다"고 진술했다.
또 영업정지된 부산저축은행에도 3천7백만 원이 예금돼 있었으나 이를 인출 하지 못하고 가지급금 2천만 원만 돌려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숨진 김 씨는 지난 2월 17일부터 사흘동안 저축은행에서 돈을 인출한 직원은 신고하라는 금감원의 지시에 따라 지난달 28일 자신의 아내가 정상적으로 예금을 인출했다는 사실을 자진신고했다.
김 씨는 그러나 예금을 인출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을 걱정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고를 수사한 부산 남부경찰서는 김 씨의 시신이 타살 흔적이 없고 유족 진술 등으로 미뤄 예금 인출에 따른 심적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목숨을 끊은 것으로 잠정결론 내렸다.
한편 금감원 부산지원은 "경영부문 업무를 맡아온 김 씨는 부산저축은행사태와 관련된 어떠한 조사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히며 평소 유능한 인재로 소문난 직원의 사고에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김 씨가 근무중 자신의 양복 상의와 휴대전화를 둔 채 충동적으로 사무실을 나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점 등 쉽게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여전히 남아 있다.
경찰은 타살의 흔적이 없는 만큼 김 씨의 시신을 유가족에게 인계하고 필요하다면 추가 조사를 통해 김 씨가 목숨을 끊은 정확한 경위를 밝혀낸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