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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곳곳에 물음표가 가득했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반전의 연속, 마지막 결론까지 예측할 수 없게 만들며 물음표를 찍게 만들었다.
MBC 수목드라마 ‘로열패밀리’(극본 권음미, 연출 김도훈)가 열린 결말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시청률조사회사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28일 방송된 ‘로열패밀리’는 12.2%의 전국 시청률을 기록했다.
지난 3월 2일 첫 방송된 ‘로열패밀리’는 방송 초반에는 그리 주목받지 못했다. 재벌을 소재로 했다는 것 외 이렇다 할 이야기 거리가 없었고 화려한 스타 캐스팅도 없었다. 첫 회 시청률은 7.0%. (AGB닐슨미디어리서치 전국 기준)
그러나 재벌가의 추악한 이면과 인간의 세심한 욕망을 파헤친 탄탄한 대본의 힘이 시청률 견인차를 이끌었다.
이야기의 기본 얼개는 재벌가인 JK그룹에서 그림자처럼 살아온 여인 김인숙(염정아 분)이 자신을 짓밟는 절대권력 공순호 회장(김영애 분)을 향해 18년간 갈고 닦았던 복수를 펼치면서 전개된다. 공회장 역시 가만히 앉아서 당하지는 않는다. 두 사람의 물고 물리는 암투가 계속되면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심리전이 펼쳐진다.
여기에 김인숙이 남몰래 후원했던 스타 검사 출신 한지훈 변호사와의 관계, 김인숙의 숨겨진 과거와 아들 조니의 의문의 죽음 등 드라마 곳곳에 한편의 추리 소설을 보는 듯한 복선을 깔아놓아 시청자들과 치열한 두뇌싸움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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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을 그대로 반영케 한 에피소드는 ‘로열패밀리’를 보는 또하나의 재미였다. K로 불리며 재벌가에서 구박받는 인숙의 사연은 재벌가와 결혼했다 이혼한 모 탤런트의 사연을 떠오르게 했고 영부인인 진여사(오미희 분)와 재벌가인 JK그룹과의 밀월관계 역시 현실을 반영한 듯한 에피소드로 꼽혔다.
JK와 구성백화점이 세계적인 화장품 ‘딜랑’ 유치를 놓고 경쟁을 벌였던 에피소드는 신라와 롯데의 루이비통 유치 전쟁을 연상케 해 막내딸 조현진(차예련 분)의 롤모델이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이 아니냐는 말이 나돌 정도였다.
시청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번지면서 시청률도 소리없이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3월 23일 방송된 7회에서는 자체 최고 시청률인 15.7%를 보였으며 방송 내내 평균 시청률은 12.3%를 기록했다.
중견연기자들의 연기호흡은 ‘로열패밀리’를 이끄는 또하나의 힘이었다. 공회장 역의 김영애는 특유의 카리스마로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 공순호 회장 역할을 더없이 소화해냈다. 김영애의 “저거 치워”라는 대사는 ‘로열패밀리’의 최고 명대사로 꼽힌다.
김인숙 역의 염정아 역시 철저히 고독하면서도 때로는 표독스럽게 복수의 칼날을 가는 김인숙의 이중적인 모습을 연기해내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는 평가다. 그동안 다소 부진했던 지성은 한지훈 변호사 역으로 지적이면서도 사랑스러운 인간미 넘치는 연기의 달인으로 다시금 재조명됐다.
‘로열패밀리’는 마지막까지 반전에 반전을 거듭했다. 28일 최종회에서 김인숙은 공회장에게 승리를 거두며 JK클럽의 회장으로 취임했다. 그러나 끝내 욕망을 버리지 못한 공회장은 김인숙에게 헬기를 보냈고 김인숙과 한지훈은 이 헬기를 타고 사라지게 된면서 결국 JK클럽은 조현진에게 넘어가게 된다.
시청자들은 과연 공회장의 계략으로 두사람이 죽은 것이지, 아니면 두사람이 이 헬기를 타고 사라져 어딘가에서 둘만의 사랑을 키우고 있는지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며 여전히 이 드라마에 대한 물음표를 찍어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