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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운서 김환, 야구선수 恨을 풀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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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4-27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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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운서 입사 5년만에 '베이스볼S' 진행 맡아

 

한창 공부를 해야 할 나이에 10년 동안 야구를 했다. 그러나 남들 보다 출중하지 못했던 실력 탓에 야구 글로브를 내려놓고 펜을 잡았다. 다시는 야구에 ‘야’도 꺼내기 싫었지만, 결국 야구에 대한 애증은 그를 아나운서의 길로 접어들게 했다.

2007년 SBS 공채 15기 아나운서 김환(31). 야구선수 출신 아나운서라는 이력으로 꽤 유명한 그는 SBS 입사 5년만인 올해 처음으로 SBS ESPN 프로야구 하이라이트 프로그램 ‘베이스볼S’의 MC를 맡아 ‘야구를 잘 하는, 야구를 잘 아는’ 진행자가 됐다.

유년시절부터 선수 생활을 했던 만큼 누구보다 야구에 대한 지식이 풍부하고 선수의 마음도 십분 이해하는 해설로 벌써부터 야구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최근 ‘베이스볼S’는 올 시즌 케이블채널 야구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으로는 최초로 시청률 1%(TNmS 케이블 가입가구 기준)를 돌파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야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인연을 자랑하는 아나운서 김환. 그를 만났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야구를 시작한 그는 투수로 활약하다 고등학교 2학년 야구를 그만뒀다. 늦게 공부를 시작했던 탓에 남들 보다 곱절로 공부한 그는 경희대학교에 입학했다. 대학 야구팀 감독의 추천으로 잠깐 마운드로 돌아갔지만 결국 그는 야구의 길을 접고 아나운서가 됐다.

“야구를 그만뒀던 이유는 다른 게 없어요. 도저히 실력이 없어서... 부상을 입거나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 못했던 게 아니라 실력이 없어 안한거라 야구에 대한 미련이 없었어요. 아니, 오히려 야구가 싫어 담을 쌓고 지냈죠. 대학에 들어가 7~8개월 다시 선수 생활을 했지만 그 때도 하기 싫었는데 억지로 했던 거 같아요.”

당시 그에게 야구는 ‘내 유년시절을 모두 빼앗아간 존재’일 뿐이었다. “많은 것을 배우고 알아가야 하는 성장기에 모든 것을 야구에 쏟아 부었다는 게 그때는 너무 아까웠어요. 야구 때문에 공부도 뒤처지고, 야구를 그만두고 나니 모든 게 따라가기 힘들었어요. 그래서 야구는 아예 쳐다도 안보고 다른 걸 찾았죠”라면서 그 시절을 떠올렸다.

그러던 그가 지금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방송되는 야구 프로그램 진행을 맡고 일주일에 고작 하루 쉬는 날에도 야구장을 찾는다. 일주일 내내 야구에 묻혀 사는 ‘야구인’이 된 것이다.

“어학연수를 다녀와서 뭘 할까 내 진로에 대해 고민하다 우연히 야구 중계를 들었어요. 근데 캐스터가 선수들의 생각을 못 읽어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 상황에서 선수들은 그라운드에서 저런 생각을 할텐데...’ 하는 생각을 하다가 내가 캐스터를 하면 잘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어요. 그때부터 아나운서를 꿈꿨죠.”

그렇게 그는 아나운서에 도전했다. 물론, 아나운서가 되는 길도 쉽지는 않았다. 4년 동안 아나운서를 준비한 그는 7번 가량 방송국 최종 면접에서 떨어졌고, 지역방송, 케이블TV 등 크고 작은 방송사를 가리지 않고 한 달에 50군데씩 원서를 냈다. SBS 아나운서가 된 것도 3개의 방송사를 거쳐 4번째다.

그 꿈을 이룰 수 있었던 가장 큰 발판은 다름 아닌 그렇게도 싫었던 ‘야구’였다.

“야구를 하면서 얻은 게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얻은 게 정말 많더라고요. 운동은 매일 매일 눈앞에 라이벌이 있고, 승패가 확실하게 갈리잖아요. 그러다 보니 그 순간 치열하게 노력을 하게 되요. 대학 때 친구들이 무식하다고 할 정도로 공부를 했어요. 도서관에 한 번 앉으면 8시간 동안 일어나지 않았죠. 운동하면서 배운 체력과 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아나운서가 된 후에도 선수 생활은 그에게 플러스가 됐다. “야구는 혼자 하는 스포츠가 아니잖아요. 한 팀의 선수들이 하나가 되어야 이길 수 있는 스포츠기 때문에 그 속에서 협력하고 융화되는 법을 자연스럽게 배웠어요. 사회에 나오니 그게 사회성으로 바뀌더라고요. 야구를 할 때 주장을 도맡아서 했는데 많은 사람을 이끌었다는 자체가 대중들의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힘이 된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야구 캐스터를 꿈꾸며 아나운서가 된 김환은 입사 5년 만에 그 꿈을 이뤘다. 김환 아나운서에게 SBS 아나운서가 된 것이 첫 번째 행운이라면, ‘베이스볼 S’를 진행하게 된 것은 두 번째 행운이자 ‘한(恨)’을 푼 일이다.

“고등학교 때 별명이 야구박사였어요. 우리 팀 선수는 물론, 다른 팀 선수들 기량, 팀 전력 등 가리지 않고 정보를 수집하고 연구했죠. 그랬던 제 버릇이 지금 많이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물론 제가 아는 것과 그것을 어디까지 말해야 할지 범위를 정해야 하기 때문에 어려운 면도 있어요. 나는 해설자가 아니기 때문에 해설이 아닌 전달을 해줘야 하죠. 그 간극을 잘 조절하면 더 좋은 진행자가 될 수 있겠죠.(웃음)”

특히 김환 아나운서는 함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배지현 아나운서를 비롯,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KBS N 스포츠 ‘아이 러브 베이스볼 시즌3’의 최희, MBC 스포츠플러스 ‘베이스볼투나잇 야’의 송지선, 김민아 등 인기 여성 아나운서들과 경쟁을 하게 돼 부담도 클 터.

“사실 그 부분이 제일 걱정이 많이 됐다”는 김환은 “그래서 더 공부를 많이 하게 된다”고 멋쩍게 웃었다.

“저는 조금 더 선수들에게 가까운, 시청자뿐만 아니라 선수들도 인정하는 중계를 하고 싶어요. 친한 선수들도 가끔 저에게 그런 말을 해줘요. 우리도 인정하는 중계를 하라고. 예를 들어 투수 한 명이 140구 완봉을 하면, 다음 날 어깨도 못 들 정도로 힘들다든지, 비오는 날 투수가 왜 변화구를 못 던지고 직구밖에 던질 수밖에 없는 지 이유를 설명하는 것처럼요.”

김환은 올해 목표가 하나 더 있다. 지금 하고 있는 ‘베이스볼S’의 진행을 훌륭하게 해내는 것 외에도 캐스터로서 역량을 높이는 것.

“캐스터로서 야구 중계를 하는 것은 물론 어렵겠지만 생각만 해도 떨려요. 경기하는 내내 선수들과 함께 뛰고 있는 기분이 들 것 같아요. 지금도 유니폼을 입고 선수들과 뛰고 싶다는 생각을 하니까요.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올해 시즌 중간부터는 중계석에 투입돼 내년에는 본격적으로 캐스터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라면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한참을 돌아 ‘야구’의 길에 다시 접어든 김환. 이제는 ‘야구 잘하는 선수’가 아닌 ‘야구 중계 잘하는 유쾌한 아나운서’가 되는 것으로 꿈이 바뀌었지만 야구에 대한 열정은 그 어느 때보다 단단하다.

덧붙여 야구에만 빠져 연애는 안하는지 묻자 이상형으로 “스포츠 좋아하는 여자”를 꼽았다. 역시 야구 중독이다. 어쨌든 야구에 대한 애정이 넘치는 그는 조만간 부지런히 연애도 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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