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조차 유류구를 개조해 수십억 원어치의 군납용 기름을 빼돌리고 수억 원의 유가보조금까지 받아 챙긴 일당이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인천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3일 개조한 유류구를 통해 군부대에 납품할 경유 수십만 리터를 빼돌려 수십억 원을 챙긴 혐의(특가법 위반, 사기)로 유조차 운전자 34명을 붙잡아 A(47)씨를 구속하고 3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A씨 등 유조차 운전자들로부터 경유를 구매한 혐의(장물취득 등)로 주유소 업주 B(47)씨를 구속하고 나머지 2개 주유소 업주 2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이와 함께 유조차 운전자들이 유가보조금을 타내도록 허위 카드결제(일명 카드깡)를 도운 혐의(여신전문금융업)로 또 다른 주유소 업주 C(38)씨 등 6명도 함께 불구속 입건했다.
A씨 등은 지난달 3일 수도권과 강원지역 군부대에 납품할 경유 2만 리터(100드럼) 가운데 400리터(2드럼)을 납품 도중에 인천시 신흥동의 자신들의 차고지에서 빼돌리는 등 지난 2009년 7월부터 최근까지 하루 3,000리터가량 씩 수백 차례에 걸쳐 총 88만리터 시가 15억 4,000여만 원의 군납용 경유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A씨 등은 대대급의 소규모 군부대에는 기름의 양을 측정하는 유량계가 없고 납품량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 점을 노렸으며 기름을 훔치기 위해 도난방지용 봉인태그는 그대로 둔 채 유류구만 개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렇게 기름을 빼돌려 판 돈과 부당하게 챙긴 유가보조금으로 이들은 최고급 외제 승용차와 지프차량까지 구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들로부터 훔친 기름을 판매한 기록이 적힌 거래장부와 휴대전화 통화내역, 계좌내역 등을 증거물로 확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