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이 불면서 본격적인 결혼시즌이 시작됐다. 이맘 때면 예비 부부들은 신혼 집 알아보랴, 살림 장만하랴 혼수 준비에 분주하다.
혼수 중에서 침대는 숙면을 취하는데 도움을 주고, 소파는 피로를 풀면서 많은 여가시간을 보낸다는 점에서 건강도 고려해야 하는 필수품이다.
소파의 경우 최근에는 현대인들의 취향에 맞춰 디자인이 강조된 등받이 없는 소파, 딱딱한 소파 등 다양한 제품이 나와있다. 그러나 자칫 제품의 겉모습에만 치중하다 보면 척추 등의 근골격계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제품을 고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얼마 전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10년 '국민여가활동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들의 주된 여가활동으로는 TV시청 혹은 신문, 잡지 등을 보면서 ‘휴식’을 취한다는 비율이 36.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우리 국민 세 명 중 한 명 이상은 퇴근 후나 공휴일에 집 안에서 TV와 신문 잡지를 보며 시간을 보낸다는 것이고, 이런 점에서 소파의 선택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연세SK병원 신경외과 천세명 과장은 “여가시간을 내내 푹신한 소파에서 보내다 보면 척추에 무리를 줄 수 있다”며, “소파를 고를 때는 식구 중에 허리 등 근골격계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없는지, 구입하려는 제품이 신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등을 먼저 생각하고 구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소파에 오래 앉아있을 때는 자세를 수시로 바꿔주는 것이 좋아
요즘 가정에서는 기존의 소파 옆에 누울 수 있는 공간을 추가로 만든 베드형 카우치 소파를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제품은 머리만 등받이에 기댄 채 TV를 보는 습관을 만들 수 있어 목에 무리가 가거나 시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즉, 목과 어깨 근육이 계속 긴장상태를 유지하게 돼 통증을 유발할 수 있고, 이런 습관이 지속되면 목 디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 또, 턱을 괴고 비스듬히 눕는 자세가 만들어질 수도 있는데, 이런 자세는 척추를 한쪽으로 기울게 해 청소년들에게는 척추가 휘는 척추측만증을 유발할 위험도 있다.
등받이가 없는 소파는 오래 앉아 있을 때 바른 자세를 계속 유지하기가 힘들어 허리나 등을 굽히고 앉게 된다. 이런 여러 가지 잘못된 자세로 인해 디스크의 퇴행이 빨리 와서 병원을 찾는 젊은 환자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천세명 과장은 “푹신한 소파는 전신의 무게를 균형있고 단단하게 받쳐주지 못함으로써 몸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척추에 무리한 힘이 가해질 수 있다”며, “장시간 소파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은 15분에 한번씩 자세를 바꿔주거나 기지개를 펴는 등의 방법으로 경직된 근육을 풀어주고, 40~50분에 한번 정도는 자리에서 일어나 가벼운 스트레칭과 심호릅을 해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접었다 폈다 하는 소파베드도 소파 생활자들이 주의해야 할 생활가구 중 하나다. 소파베드는 소파로 활용할 때 한쪽 부분만을 집중적으로 사용하게 돼 있어 침대로 쓸 때 매트리스가 몸을 고르게 지탱하지 못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누웠을 때 몸이 한쪽으로 기우는 등 자세를 불안정하게 만들어 허리와 어깨에 통증이 오고 숙면을 방해하는 한 원인이 된다.
◈ 신체가 좋아하는 각도는 90°……허리 불편하면 쿠션 활용도 바람직사람에 따라 편안함을 느끼는 각도가 있겠지만 전문의들은 우리 몸에는 90° 각도가 가장 좋다고 말한다. 이것은 의식적으로 허리를 꼿꼿이 세워 90°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곧게 편 상태에서 엉덩이를 소파 깊숙이 넣어 앉은 후 등받이에 편안히 기대는 자세를 말한다. 이때 높낮이가 조절되는 팔걸이에 팔꿈치 각도가 90°가 되게 올려 놓으면 더욱 건강한 자세가 된다.
평소 앉는 자세가 좋지 않은 사람이나 허리가 불편한 사람들은 허리쿠션을 허리 뒤에 대는 것도 괜찮다. 허리쿠션은 척추의 S자 모양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주며 척추에 가해지는 하중을 어느 정도 덜어주는 효과도 있다. 허리쿠션은 허리에 댔을 때 등이 소파의 등받이에 자연스레 닿을 정도의 두께가 좋다.
만약 소파에 오래 앉아 있다가 허리에 통증이 생기면 먼저 자세를 바르게 해주고 냉찜질로 통증이 심해지는 것을 막은 후, 온찜질을 병행하면 통증을 줄이는 데 효과가 있다. 온찜질은 혈관이 확장돼 통증의 범위가 넓어질 수 있으므로 초기에는 하지 않는다.
허리 통증이 지속될 때 물리치료와 약물치료를 받으면 대개 급성적으로 심한 통증은 가라 앉는다. 통증이 만성화되었더라도 물리치료와 약물치료 및 운동치료 등으로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통증이 심하게 지속된다면 정확한 진단을 받고 수술 여부를 살펴봐야 한다.
천세명 과장은 “가능하면 수술을 하지 않고 치료되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환자에 따라서는 꼭 수술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있고, 비용 대비 효과가 오히려 수술치료 더 나은 경우도 있다”며, “최근에는 상처도 작고 회복도 빠른 수술법이 나와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