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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2전차 반쪽짜리 국산화?…방산업체들 '초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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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업체들 "파워팩 결함 해소됐다" 반발

노컷뉴스 자료사진

 

우리 육군의 차세대 주력 무기인 K2 흑표 전차의 핵심 부품을 국산화 개발이냐 해외 수입이냐의 최종 결정을 앞두고 방산 업체들이 초긴장하고 있다.

22일 방위사업청과 방산 업체에 따르면 방위사업청 사업관리 분과위원회는 K2전차의 핵심 부품인 파워팩(Power Pack) 수입과 국산화 개발 등 두가지 안건을 23일 열리는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 상정해 놓은 상태다.

방추위의 최종 결정에 따라 '국산 명품 무기'인 K2 전차용 파워팩의 국산화 여부가 판가름 나게 된다.

자칫하면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K2 전차용 파워팩 국산화가 빛을 보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에 업체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K2 흑표 전차에 탑재될 1천500마력 파워팩은 엔진과 변속기로 구성된다. 엔진은 두산인프라코어, 변속기는 S&T중공업에서 지난 2005년부터 독자 개발해 왔다. 지금까지 국산 파워팩 개발비로 1천200억 가량이 투입됐다.

국산 파워팩 문제의 발단은 2009년과 2010년 두 번의 시험 평가에서다.

지난 2009년 7월 개발시험평가 및 운용시험평가 도중 엔진 베어링 문제로 평가가 중단됐다. 이후 1년여의 보완 과정을 거쳐 파워팩 시험 평가가 재개됐지만, 지난해 12월 냉각팬 속도제어 성능 미흡에 따른 엔진 손상 결함이 발생했다.

결함이 발생하자 방사청은 올 1월부터 실시 예정이었던 운용시험 평가를 중단하고 양산 물량을 축소하는 한편, 군 전력화 지연을 최소화하기 위한 수입 대체 검토에 들어갔다. 일각에서는 초도양산분 100대에 대해 수입 파워팩을 장착하겠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6년에 걸쳐 개발을 진행해 온 업체들은 그동안 문제됐던 부분을 자체 시험을 통해 보완했으며, 최근 방사청 기술분과위원회가 참여한 성능 평가에서도 합격점을 받아 국산화 개발에 문제 없다는 반응이다.

방사청은 지난 3일과 18일 양 일에 걸쳐 전차사업팀 기술분과위원회 입회 아래 그동안 문제됐던 '급가속 후 주행시 냉각팬 속도제어' 성능 확인 시험을 6차례 진행했다.

업체들은 시험 기준인 '냉각팬 속도 5,400rpm'을 넘어선 5,760-5,780rpm의 속도가 측정돼 합격점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기술검토위원회의 결과 검토 보고서에도 "지난해 12월 동력장치 시험시 발생한 냉각팬 속도제어 성능 미흡에 따른 엔진 손상 결함은 해소된 것으로 최종 판단된다"고 밝혔다.

때문에 업체들은 "국산 파워팩의 기술적 난제를 이미 해결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수입을 추진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6년 동안의 국산화 노력과 막대한 비용이 들어갔는데도 이제와서 수입으로 대체한다는 것은 국가적으로 엄청난 손실은 물론, 정부를 믿고 연구개발에 몰두한 업체들의 허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는 것.

업체들은 "수입에 의존하게 되면 국민 세금으로 투입된 파워팩 개발비용 약 1천200억원을 포함해 수천억원 이상의 추가 비용이 투입되는 등 막대한 국고 손실이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외 파워팩의 수입 단가는 16억원, 국내 개발단가는 11억원이다. 초도 양산분 100대를 수입품으로 결정한다면 수입비용 500억원이 추가로 발생한다. 종합군수지원비와 정비비, 유지비 등까지 포함한다면 수천억원 이상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수입 파워팩 장착에 따른 수출 제한 규정 등으로 향후 방산 수출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업체들은 내다봤다. 현재 터키와 4억 달러 규모의 K2 전차 기술이전 수출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업체 관계자는 "국내 개발품에 대한 불확실성을 이유로 무리하게 파워팩 수입을 추진하는 것은 '국산품은 믿을 수 없고 수입품은 좋다'는 사대주의적 발상"이라며 "K2 전차의 핵심 부품인 파워팩을 수입할 경우 K2 국산화의 의미는 완전 상실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방사청 관계자는 "업체들이 파워팩 성능 시험에 통과됐다 하더라도 남아있는 내구도와 기동시험, 운용시험 평가, 초도양산 시험 등 복잡한 검증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결함으로 인한 개발 시간이 많이 소요된데다 여러 단계의 시험을 문제없이 통과된다 하더라도 군 전력화 일정에는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여러 단계의 시험에서 또 어떠한 결함이 발생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높다"며 "어떤 방법이 국익에 도움이 되는지 곰곰이 따져봐야 되며 다만 수입 결정이 내려지더라도 국산화 개발은 중단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그러면서 "파워팩의 문제가 불거졌지만, 사실 엔진이 가장 중요하다"며 변속기는 국산화하고 엔진은 수입해 조립하는 방안도 고려중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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