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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향년 80세로 별세한 작가 박완서 선생의 장례가 25일 오전 엄수됐다.
주위에 폐를 끼치지 않겠다는 평소 신조에 따라 문학인장이 아닌 천주교식 가족장으로 치러졌다.
고인의 장례식장인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는 오전 8시 40분 간단한 발인예절이 진행됐다.
유족들은 고인의 관 주위에 서서 촛불을 하나씩 들고 성수를 뿌리는 등 소박한 의식을 진행했다.
발인예절에는 큰딸인 작가 호원숙씨 등 유가족과 소설가 박범신씨 등 동료 문인과 문학계 인사 등 200여명이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길을 지켰다.
고인을 추모하려는 문상객은 발인 직전까지도 장례식장을 찾아 발인이 조금 늦어질 정도로 추모 열기를 더했다.
고인과 오래된 친교를 나눴다는 이인호 서울대 명예교수는 "사람답게 산다는 게 무엇인가, 잘못됐을 때는 어떤가 등을 각자 자기 체험으로 느낄 수 있게 해 주신 분"이라고 고인을 평가하면서 "작년 9월에 80세 생신 때 저녁식사를 나눴을 때만 해도 정정하셨는데 그게 마지막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며 고개를 떨궜다.
발인예절이 끝난 뒤 유해는 고인이 여생을 보냈던 경기도 구리시 아천동 자택 부근에 있는 경기 토평동 성당으로 옮겨져 10시부터 장례미사가 치러졌다.
고인은 23년 전 먼저 떠나 보낸 남편과 아들, 김수환 추기경이 묻힌 경기도 용인 천주교 공원 묘지에 영면한다.
1931년 경기도 개풍에서 태어난 고인은 마흔 살이 되던 해인 1970년 소설 '나목'으로 뒤늦게 등단했다.
주요 저서로는 소설집 '배반의 여름', '엄마의 말뚝', 장편 '그 많은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친절한 복희씨', 산문집 '여자와 남자가 있는 풍경', '호미' 등이 있다.
지난해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를 펴내는 등 숨을 거두기 직전까지도 고인은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