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이 한창이던 지난 22일이었습니다. 재일교포 4세로 일본 축구대표팀에 발탁돼 아시안컵에 참가한 이충성(일본명 리 타다나리)이 자신의 블로그에 한국어로 글을 남겼습니다. 카타르에서 한국 미디어와 했던 인터뷰에서 한국어 실력이 서툰 탓에 자신의 의사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아쉬움을 남긴 글이었습니다.
<이충성 블로그 전문>저는 지금까지 커오면서 한국과 일본 양쪽 모두 존경한다는 신념을 아쉬워한 적은 없습니다. 그것은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제게 있어서 조국은 한국과 일본 둘 다 입니다. 저는 일본이란 국적을 선택하고 지금은 일본 대표로 선발돼 아시아의 정점을 목표로 팀에게 힘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미디어 분들로부터 '한국과 시합할 때의 기분은'이란 질문을 받았습니다. 이번 대회 한국과의 준결승 토너먼트 시합. 어렸을 때부터 TV와 경기장에 발걸음을 옮겨 보러 갔었던 동경했었던 양국의 경기가 정작 이런 상황이 된 지금, 기대되는 마음과 아픈 마음이란 양쪽의 기분이 되어 있습니다. 일본과 한국. 저는 양쪽의 문화 속에서 자라온 것처럼, 축구로 자라고 축구로 살아온 저이기 때문에 이런 기분이 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시합을 진행하는 것에 있어 한국을 존경하고 경의를 바친 다음에 한 명의 축구 선수 '이충성'으로서 경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이충성>이충성은 재일교포 4세입니다. 2004년 한국 18세 이하(U-18) 대표팀에 소집됐지만 일본에서만 자라온 탓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고 일본으로 돌아갔습니다. 이후 2007년 일본 국적을 취득했고 지난해 일본 J-리그 산프레체 히로시마 소속으로 16골을 몰아쳐 일본의 아시안컵 대표팀에 승선했습니다. 비록 꿈에 그리던 태극마크를 포기하고 일장기를 가슴에 달았지만 이충성의 등에는 일본 이름 대신 LEE가 새겨져있습니다.
그런 이충성을 24일 일본의 훈련장 알아흘리 스타디움에서 만나 잠시나마 대화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한국어가 서툰 탓에 말하는 것을 상당히 부담스러워 하는 눈치였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대회에서 좀처럼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는 것도 인터뷰를 꺼려하는 하나의 이유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두 개의 조국이 4강에서 맞붙는다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었습니다.
"일본에서 태어나서 한국과 일본의 풍습을 모두 알고 있습니다. 토너먼트에서 한국과 일본이 경기를 펼치는 것에 대해 마음 아픈 것이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 대표가 됐기 때문에 아시안컵 우승을 노리고 있습니다"
일본 국적을 획득하며 일본 사람이 됐지만 이충성의 몸에는 여전히 한국인의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부족했던 한국어 공부도 계속하고 있습니다. "블로그에 쓴 것이 내 진심입니다. 한국말을 잘 하지 못해서 오해가 있었습니다. 지금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더군요
마지막으로 '한국과 이란의 8강전을 봤느냐'고 물었습니다. "한국 진짜 잘 하죠" 취재진에게 돌아온 이충성의 대답이었습니다. 국적을 떠나 축구를 정말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 대답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