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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내에 1994년 MBC 인기드라마 '마지막 승부'의 주제가가 울려퍼지는 순간, 당시 한국 남자농구의 인기를 절정에 올려놓았던 두 명의 스타가 나란히 등장했다. '농구대잔치의 메카' 잠실학생체육관에서 펼쳐진 문경은(39)과 우지원(37)의 3점슛 대결이 올드 팬들의 옛 추억의 향수를 자극했다.
24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서울 SK와 안양 인삼공사전 하프타임 때 과거 농구대잔치를 빛냈던 두 스타가 장기였던 3점슛을 놓고 대결하는 이색 이벤트가 펼쳐졌다.
올 시즌을 앞두고 나란히 코트를 떠난 문경은과 우지원은 1990년대 연세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선후배로 모두 현역 시절 정상급 3점슈터로 명성을 떨쳤다.
이날 중계를 맡은 'SBS ESPN' 해설위원을 겸한 우지원은 경기 개시 1시간 30분 전 체육관을 찾았다. 농구대잔치 시절 뜨거운 라이벌 관계였던 전희철 SK 운영팀장과 농담을 주고 받으며 슛감 찾기에 열중했다. 우지원은 "공을 만져본 게 하도 오래 전이라 아직 감이 없다. 마음을 비웠다"며 웃었지만 지기 싫은 마음을 숨기지는 않았다.
선배도 질 수 없었다. 현재 SK 2군 감독을 맡고있는 문경은은 평소 틈틈이 3점슛 연습을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체육관에는 문경은과 우지원의 가족도 나란히 자리해 둘의 경쟁심을 부추겼다.
문경은과 우지원은 크리스마스 이브를 맞아 나란히 산타클로스 복장을 하고 대결을 시작했다. 결국 선배가 웃었다. 1분동안 3점슛 15개를 던져 9개를 성공시킨 문경은이 8개에 그친 우지원을 제쳤다.
승패는 아무 의미없었다. 농구 팬들은 남자농구의 최전정기를 수놓았던 추억의 스타들의 이색 대결에 옛 추억을 떠올리며 즐거움을 만끽했다. 이날 맞대결에서 승리한 문경은은 자신의 이름으로 불우이웃과 체육특기생 돕기 등에 쓰일 성금 100만원을 기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