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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슈퍼키드(SUPER KIDD)가 최근 새 앨범을 들고 돌아왔다. 기타리스트 좌니킴이 탈퇴한 뒤, 4인조로 변신한 슈퍼키드는 재미있는 가사와 시원한 사운드의 ‘술 한잔해’를 타이틀로 한 정규 3집 ‘멋지다! 슈퍼키드’를 발표했다.
최근 만난 슈퍼키드의 허첵, 파자마징고, 헤비포터, 슈카카 등 네 멤버들은 데뷔 5년차의 여유로움 속에서도 새 앨범을 내놓은 긴장감을 느끼고 있었다. 프론트맨이자 슈퍼키드의 아이콘인 허첵은 “신보는 슈퍼키드의 색이 가장 많이 담긴 앨범”이라고 소개하며 뿌듯하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새 앨범에는 인트로, 아웃트로와 스킷(곡 사이에 인터미션과 같은 역할을 하는 트랙)까지 총 17곡이 꽉꽉 차 있다. “미니앨범이 횡행하는 시대에 웬 17곡이냐”고 물으니 “2년만에 내놓는 정규앨범이라 신경 좀 썼다”는 자신감 담긴 대답이 돌아왔다.
새 앨범의 프로듀서는 ‘해리포터’를 닮은 베이시스트 헤비포터가 맡았다. 그는 “지금까지 나온 앨범 중 가장 재미있다”며 새 앨범에 대해 자신했다.
그는 이번 앨범이 “슈퍼키드가 하고 싶었던 음악의 집약체”라며 “우리는 어려운 상념에 빠지는 밴드는 아니다. 우리는 ‘음악이 이만큼 재미있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 음악을 한다. 그 점이 가장 잘 드러나 있는 앨범”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새 앨범은 ‘랄랄라’라는 웃음소리 가득한 곡으로 시작해 ‘술 한잔해’, ‘놀고 있네’, ‘Dance With Rick’등의 신나는 트랙이 줄줄이 이어진다. 그러다보니 17곡이라는 긴 앨범을 듣는 동안에도 지루하지 않고 오히려 흥겨움을 느끼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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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슈퍼스타K’ 보며 ‘쇼바이벌’ 시절 생각나...헤비포터 닮은 김지수 응원했다”사실 슈퍼키드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MBC 오디션 프로그램이었던 ‘쇼바이벌’을 빼놓을 수 없다. 이들은 1집을 내놓고 변변한 홍보 수단을 찾지 못하던 당시 ‘쇼바이벌’의 메인 작가와의 인연으로 1회부터 출연하는 기회를 잡았다.
“‘슈퍼스타K’ 보면 매주 미션을 수행하잖아요. 옛날(‘쇼바이벌’) 생각도 많이 나요. 특히 그게 준비되지 않은 이들에게는 정말 힘든 건데 데뷔도 하지 않은 ‘슈퍼스타K’ 출연자들이 해내는 걸 보면, ‘선배’로서 감탄하게 되고 뿌듯해지더라고요.”(파자마 징고)
슈퍼키드는 ‘쇼바이벌’ 출연 당시 준우승과 우승을 번갈아 하며 ‘쇼바이벌’ 최고의 이슈메이커가 됐다. ‘밴드’는 무조건 ‘언더’라 불리던 시절,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에 메인을 장식하던 그들은 매회 출연 자체가 감격 그 자체였다고 했다.
“우리는 그 때부터 5년동안 신나고 재미있는 밴드의 모습을 보여드렸어요. 당시가 MBC에서 카우치 사건 터치고 직후였어요. 당연히 ‘밴드’라 하면 사고치거나 어둡고 침울한 분위기, ‘언더’의 이미지가 강했죠. 그런데 우리가 그런 밴드 이미지를 밝고 친근하게 만드는 데 조금은 기여하지 않았나 합니다.”(헤비포터)
오디션 프로그램의 재미는 바로 이들같이 의외의 출연자들이 높은 인기를 얻을 수 있다는 데 있다. ‘슈퍼스타K’에서도 메이저에서는 거의 찾아보기 힘든 기타를 멘 출연자들이 높은 인기를 누렸다. ‘선배’라 느낀다는 슈퍼키드가 보는 이들은 어땠을까.
“사실 우리는 김지수씨가 헤비포터를 많이 닮아 응원했었는데 떨어져서 아쉬워요(웃음). 어쨌든 김지수, 장재인씨 등 기타치는 친구들이 자꾸 (TV에) 나오니까 홍대 인근의 공원 같은 곳에서도 통기타들고 나와서 노래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더라고요. 요새는 음악학원에서도 기타배우려는 친구들이 많아진대요. 긍정적인 현상이죠.”(허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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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미있는 음악인이 꿈...한국 밴드문화에도 기여하고파”
지난 2005년 결성 후 한 주도 공연 없이 지낸 적 없다는 슈퍼키드. 이들은 최근 “우리 공연이 재미없나” 하는 고민에 빠졌다.
“사실 우리 공연은 꽁트도 있고 개그도 있는 버라이어티 라이브 쇼거든요. 그런데 그것도 자주 하다보니 정기적으로 찾아주시는 팬들은 가끔 재미없는 표정을 지으시더라고요. 충격이었죠.” (허첵)
그래서 이들은 “재미있으면서도 매회 색다른 공연을 선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자신들도 재미있게 살기 위해 음악을 하는 만큼, 자신들의 노래를 듣고 “재미있다”고 느꼈으면 좋겠다는 것.
그리고 이렇게 재미있는 밴드 음악을 꾸준히 선보이면서 한국 주류 음악시장의 다양성에 조금은 기여하고 싶다는 것이 이들의 꿈이다.
“사실 앨범시장 축소되면서 밴드가 가장 타격을 많이 받아요. 행사 공연만 봐도 예산에서 가장 먼저 빠지는 게 악기 셋팅이거든요. 조명은 둬도 악기는 빼더라고요. 그런 상황에서 ‘밴드’도 즐거울 수 있다는 인식을 더 만들고 싶어요. 밝고 또 친근한 밴드, 그렇게 인정받고 싶습니다.” (헤비포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