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균
"재벌은 아니지만 영화배우로서는 돈이 좀 있는 편이다. 하지만 돈이 전부가 아니다. 80살이 넘었는데 좋은 일 하고 가야겠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했다."
500억원 상당의 재산을 쾌척한 원로배우 신영균이 기부를 결심하게 된 이유다. 신영균은 5일 오후 서울 충무로 명보극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산을 기부하게 된 이유 등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서울 중구 초동의 명보극장과 제주도 남제주군 남원리에 위치한 국내 최대 영화박물관인 제주 신영영화박물관을 영화계 인재 양성을 위해 기증하기로 했다. 신영균은 "국내에 우수한 인재가 많다"며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 인재를 개발하고, 적극적으로 뒷받침 해줘야 한다"고 재산 쾌척 이유를 전했다. 그는 "우리 후배 영화인들이 세계를 지배할거라 확신하다"고 강조했다.
가칭 '신영균 문화재단'을 설립하고, 명보극장과 제주 신영영화박물관을 재단에 기부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재단 설립은 아들의 의견이 적극 반영됐다. 신영균은 "명보극장은 지금의 내 자신을 만들어준 재산이며, 40여년간을 운영해 온 가장 애착가는 재산"이라며 "재단을 만들어 명보극장이 영원히 유지됐으면 좋겠다"고 애착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스카라, 국도극장 등 중심가 극장이 다 없어졌는데 충무로란 상징성을 고려했을 때 명보극장까지 없어져서는 안될 것 같았다"며 "아들이 '영원히 보관해야 한다. 좋은 일 하라'고 하더라. 그래서 재단을 만들어 기부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신영균 문화재단은 박종원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언론인 출신인 김두호씨, 자신의 아들인 신언식 회장이 이끌 계획. 신영균은 "투명하고 공정하게 운영해 오래갈 수 있었으면 좋겠고, '신영균 문화재단'이 잘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박종원 총장은 "오래전부터 구성했던 바 였고, 틈틈히 준비를 해왔다"며 "인재 키우는데 주력할 예정이고, 우리의 영화예술을 해외에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신영균은 다시 한 번 영화 출연의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신영균은 "치과의사, 영화배우, 정치인 등 여러일을 해봤는데 그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당연히 영화배우"라며 "죽기 전에 한 작품 더 하고 싶다. 오래전부터 시나리오를 보고 있는데 나한테 맞는게 없다. 소개해달라"고 전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수용 감독, 배우 남궁원, 안성기, 이덕화, 정인엽 한국영화감독협회 이사장 등 영화인들이 참여해 원로배우의 뜻깊은 기부에 박수를 보냈다.
신영균은 1928년 11월 6일 황해도 평산에서 출생한 신영균은 서울대학교 치과대학 졸업 후 치과의사로 활동하다가 1960년 조긍하 감독의 '과부' 데뷔했다. 이후 '연산군', '상록수', '빨간 마후라', '미워도 다시한번' 등 6~70년대 294편에 출연, 전성기를 보냈다. 가족으로는 부인 김선희 여사와 아들 신언식 한주에이엠씨 회장, 딸 신혜진씨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