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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연휴 기간 발생한 침수 피해를 놓고 시민들은 허술한 관리가 빚은 인재였다고 주장하는 반면 당국은 어쩔 수 없는 천재였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배수시설 늦게 가동" vs "적정 수위에서 가동"침수피해가 가장 심한 서울 강서구와 양천구 주민들은 "빗물펌프장을 뒤늦게 가동해 집이 물에 잠겼다"며 공무원들의 늑장대응을 탓했다.
강서구 화곡1동의 박모(32)씨는 "가장 큰 불만은 빗물펌프시설을 막아놓았다는 사실"이라며 "빗물이 흐르도록 펌프장치를 열어놓았다면 수십억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과거에 같은 지역에서 침수피해가 일어났는데도 똑같은 일이 반복됐다는 사실이 너무 억울하다"면서 "공무원들이 호우예보 소식에도 사전 대비책을 마련하지 않은 채 추석연휴를 쇠러 가버렸다"고 주장했다.
전기설비가게를 운영하는 임장수(69)씨는 "화곡동과 신월5동을 관리하는 빗물펌프장의 감독 공무원이 폭우가 쏟아지던 날 열쇠를 들고 잠적했다는 얘기도 있다"면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최영일(53)씨는 "이 지역이 복개천 때문에 피해가 가장 많다"면서 "복개천의 물이 역류가 돼서 들어왔는데 어찌나 물이 차오르던지 양수기로도 역부족"이었다며 당시 절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그러나 이 같은 주민들의 의혹에 대해 담당 구청은 사실이 아니라고 잘라 말했다.
구청 관계자는 "당시 기준 수위에 도달하기도 전에 일찍 펌프시설을 가동시켰다"며 "주민들이 이번 침수피해를 '인재'로 몰아가려는 것 같다"고 반박했다.
이어 "펌프시설이 견딜 수 있는 최대 한도는 75mm인데 이번 비는 이를 훨씬 초과했다"며 "특히 폭우가 펌프장이 아닌 도로로 쏟아진 점도 한계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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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물난리'는 '천재' vs '인재'이번 폭우로 대한민국의 심장부인 서울 광화문도 물에 잠겼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광화문 일대 하수관 시설이 '물폭탄'을 견디기엔 역부족이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내 주요 하수관은 10년에 한 번 꼴로 내릴만한 호우에 대비해 지름 600~800mm의 지선관으로 설계됐으며, 감당할 수 있는 강수량도 시간당 75mm 안팎이라는 것이다.
서울시 송경섭 물관리국장은 "21일 오후 2시 19분부터 40분간 종로구청에서 측정한 비의 양을 시간당 강수량으로 환산하면 90mm가 넘는데, 이는 30년에 한 번 올만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어 "큰 비를 대비할 목적으로 하수관의 크기를 무턱대고 키웠다가는 평소 하수 유속이 느려지고 내부 물질이 썩을 우려가 있다"며 신중론을 폈다.
하지만 네티즌들과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예고된 인재(人災)였다"며 이 같은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아이디 kose****은 "넓은 광화문 광장에 비가 오면 물이 한 곳으로 몰리기 때문에 하수구가 쉽게 포화 상태가 된다"며 "하수구를 여러 개 설치하거나 용량을 키우는 등 수량 조절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아이디 sbm9****은 "광화문과 지하철 등 서울 도심의 침수 피해는 청계천 구간의 설계 잘못으로 인해 빚어진 인재일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며 "과거보다 청계천의 폭이 좁아졌기 때문에 청계천 본류의 수면이 올라 우수가 나오는 입구까지 물이 차오르면 이와 같은 사태가 재발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염형철 서울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광화문 일대는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로 덮여 있어 빗물이 스며들지 못하는 구조"라며 "물이 순환될 수 있도록 도시 환경을 다시 설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폭우는 9월 강수량 중 102년 만에 큰비였지 7~8월에는 이보다 더 많은 양의 비가 내리기도 한다"면서 "70mm 안팎의 강수량을 견디도록 설계한 현재의 배수시설이 적절한지 전면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