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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슈비츠 유대인의 귀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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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 이후 수용소에서 토리노로 돌아가는 9개월 여정 그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갇혔던 유대인들은 해방을 맞았다.

지은이 '프리모 레비'도 수용소에 있었던 유대인 중 한 명이다. 하지만 레비는 '종전'이 아닌 '휴전'을 이야기한다.

세계대전은 끝났지만 전쟁은 늘 존재하며, '인간의 삶 자체가 전쟁'이라는 말이다.

지은이는 "지난 역사에서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다면, 그 아픈 경험을 똑같이 되풀이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당시의 아픈 기억을 자전적 작품으로 발표했다.

그의 첫 작품은 '이것이 인간인가'라는 책이다. 이름처럼 10개월간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일어난 비인간적인 사건들을 증언했다. 이 책은 많은 주목을 받으며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지은이는 "나는 아직 해야 할 말을 한참 가지고 있다"며 이 책의 속편인 '휴전'을 펴냈다. 15년이 지난 뒤 쓴 속편인 만큼 단순한 증언적 성격을 넘어 문학성이 풍부하다. 수용소에서 해방된 지은이가 고향 토리노로 돌아가기까지 9개월간 여정을 그린 책이다.

다소 무거운 전작에 비해 '휴전'⊙ 휴전 / 프리모 레비 / 돌베개 은 한층 가볍다.

비록 고통스러운 귀향이지만, 그 안에서 레비는 개성 강한 동료들을 만나 특별한 경험을 한다.

고단한 여정 속에서 일어난 크고 작은 사건들을 유쾌하게 담았다. 전쟁이 끝난 뒤 유럽은 무질서하고 혼란스러운 상황에 놓인다.혼돈을 역이용하는 우스꽝스러운 사건들도 일어난다.

레비의 동료인 '체사레'는 낭종에 물을 채운 암탉을 속아서 샀다가, 되려 생선의 부레에 물을 채워 비싸게 파는 상술을 발견한다.이를 러시아 군인들에게 팔아서 수익을 내는 것이다.

또 레비와 동료들은 귀환하는 러시아인들의 말을 잡아먹을 계략을 꾸민다. 처음에는 무리에서 이탈한 말을 잡다가, 나중에는 가장 살진 말을 골라 사냥하는 대담성을 드러낸다.

이들의 활약으로 많은 사람들은 가장 빈곤할 시기에 배불리 먹을 수 있었다.

레비는 "이 '말고기 스테이크'가 아니었더라면 우리 아우슈비츠의 생환자들은 수개월이 더 지나서야 겨우 원기를 회복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지은이는 무거운 상황을 한 편의 로드무비처럼 모험담으로 풀었다.

하지만 그 안에 담긴 주제는 강렬하다. '전쟁의 기억'을 잊어서는 안된다는 것. '휴전'은 역사를 왜, 어떻게 기억해야 하는 가에 대한 '레비식'의 문학적 답변이다.

그의 소명이 끝난 것일까. 결국 지은이는 돌연 자살로 안타까운 생을 마감했다.

한편, 지은이는 두 작품 외에도 '주기율표' '멍키스패너' '지금 아니면 언제?' '가라앉은 자와 구조된 자' 등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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