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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의 젊음을 느끼고 싶어요"…일반인 유혹하는 '스폰서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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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의 온상, 스폰서 카페에 가입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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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학생. 167/48. 느낌 있는 스폰 구해요"

'국내 최대 스폰서 카페'를 표방한 한 포털사이트 카페에 취재진이 여성회원으로 가입하고 짧은 글을 남겼다. 10분이 채 안 돼 수십 개의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다.

전문직 종사자, 대기업 사원, 수입회사 사장 등 그럴듯한 직함들로 가득 찬 이메일이 가득 밀려들었다.

남성들의 나이는 28살에서 40살까지 다양했으며 자신을 명문대 출신이라고 소개한 이도 있었다.

물론 성관계를 전제로 하는 만남이 대부분이었다.

이들이 제시한 금액은 최대 500만원. 한 번 만날 때마다 20~50만원씩 용돈을 주겠다고 제의하기도 했다.

자신을 유부남이라고 밝힌 한 남성회원은 “경제적으로 도움을 드리고 님의 젊음을 느끼고 싶다”며 이른바 ‘스폰서’로 나서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글을 올리고 한 시간 뒤, 카페지기에게 이메일이 한 통 도착했다. 이른바 상위 클래스와 만날 수 있는 ‘VIP회원’에 지원하라는 것. 얼굴보다는 몸매가 예쁜 분들을 더 우선시하고 있다는 설명까지 덧붙였다.

재정적 후원자(스폰서)가 돼주는 대가로 성적인 만남을 요구하는 이른바 스폰서 카페가 성행한 건 지난 2006년부터.

일부 연예인들이 성 접대를 전제로 제의받은 적이 있다고 해 논란이 됐던 ‘스폰서 문화’가 인터넷 카페를 통해서 일반인에게까지 파고들고 있다.

그때만 해도 고작 수백 명에 지나지 않던 스폰서 카페들은 최근 회원 수가 2~5만 명까지 늘어나면서 급격히 세를 넓혀가는 중이다.

서울, 경기 등 지역별로 프로필 등록을 할 수 있으며 ‘등업’ 조건도 까다로워 상당히 조직적으로 관리 운영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스폰서 카페들은 한 포털사이트에만 1백여 개가 있으며, 규모가 큰 곳은 회원수만 5만명에 이른다.

◈ 우후죽순 스폰서 카페…단속규정조차 모호해

문제는 사실상 ‘성매매 알선’이나 다름없는 이들 스폰서 카페를 단속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

한 경찰 관계자는 “경찰이 단속하기란 상당히 어렵다. 올라오는 글이나 댓글을 일일이 모니터링 할 수는 없지 않느냐. 주고받은 메일이나 쪽지는 개인의 동의를 구해서 확인해야 되는데 쉽지가 않은 상황”이라며 단속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인터넷 성매매 감시단을 운영하고 있는 다시함께센터의 조안창혜 활동가 역시 “포털사이트의 경우 카페를 폐쇄시켜도 같은 사용자가 다음날 또 만들어버리면 그만”이라며 “수천수만 개의 카페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실질적으로 예방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불특정 다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인터넷 성매매에 대해 경찰이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조안창혜 활동가는 “온라인상에서 어느 정도 신빙성 있는 자료가 나오면 더 수사를 해야 되는데 수사기관이 의지가 없다”며 “들인 수고에 비해 성과가 나오기 어렵다는 이유로 다른 범죄보다 성매매가 심각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편”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26일부터 전국의 경찰서가 ‘하계방학 중 인터넷 성매매 특별단속기간’에 들어갔지만 확인 결과 아직도 계획 중이거나 논의에만 그친 곳들이 대부분이었다.

관계부서인 여성청소년계와 사이버수사대가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것도 문제다.

이처럼 일반인들을 유혹하는 스폰서 카페가 단속의 사각지대에서 방치되고 있는 사이, 문제의 카페에는 ‘비건전한 것도 가능’하다는 17살 미성년자 회원의 새 글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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