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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허만 있으면 대리운전?···10만 대리기사, '묻지마 채용' 괜찮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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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기사 범죄예방 강화 추세 속 대리기사 범행은 사각지대로 방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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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단력도, 자기방어 능력도 없는 취객들만 이용하는 대리운전. 그러다보니 일부 대리기사들의 범행의 표적이 되는 일이 끊이질 않고 있다.

그러나 얼마나 많은 취객들이 대기기사들로부터 '당하는지' 정확한 통계는 없다.

다만 2006~2007년 사이 대리기사에 의한 절도나 성추행 등 언론에 '보도'된 사고만 104건이었다는 교통연구원의 집계만 있을 뿐이다.

당시 범행을 일으킨 상당수의 대리기사는 전과자로 파악됐다. 그만큼 시민들의 우려도 높다.

주부 윤석금(52) 씨는 "남편과 딸이 종종 대리운전을 이용하는데 대리기사들의 소속이나 신분확인이 분명하지 않고, 범죄도 끊이지 않아 불안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이모(28) 씨도 "대리기사를 부를 때는 취해서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하는 상황인데 대리기사 범죄 소식을 들으면 이용하면서도 무섭다"고 말했다.

◈ 면허만 있으면 우범자도 대리운전 OK

물론 대다수의 대리기사들은 범행과는 거리가 먼 선량한 시민들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사고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을 거를 수 없다면 대리운전 기사 전체가 의심을 받고 있는 상황도 어쩔 수 없다.

현재 대리운전 기사가 되고 싶은 사람은 업체에 2종 보통면허만 제출하면 된다.

성폭행 전력자도 살인전과자도 아무런 제약없이 대리운전 기사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수도권의 한 중소 대리운전업체 관계자는 채용 조건을 묻는 기자의 문의에 "일단 운전면허만 갖고 오라"며 "대리운전보험 가입할 때 문제가 되는 교통사고만 아니면 전과가 있어도 상관없다"고 말했다.

승객들을 범죄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택시 기사의 자격을 엄격히 관리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택시기사의 경우 범죄 경력자의 취업제한 기간을 현행 2년에서 5년으로 늘리는 등 자격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대리운전협회 김호 사무처장은 "무허가업체와 일부 업체들이 부적격자들을 대리운전 기사로 채용하고 있지만 대리운전기사들은 버스기사나 택시기사들과 달리 취객 등 스스로 판단하기 힘든 사람들을 나르기 때문에 누구보다 신분보장이 확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대리운전회사 6천여개 가운데 절반이 무등록업체

적지 않은 대리운전 회사들이 대리기사를 제대로 통제 또는 관리하지 못하고 있는 점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한국대리운전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현재 영업 중인 대리운전업체는 전국적으로 6천여개에 달한다.

이 가운데 3,300개 업체는 국세청에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은 무등록 업체다.

한국대리운전협회 한 관계자는 "면허만 있으면 면접도 안 보고 일을 할 수 있게 하는 업체가 수도권 외곽 지역에 수두룩하다"며 "이들은 기사가 마음대로 출근을 했다가 안 했다 해도 통제할 여력이 안 된다"고 말했다.

게다가 대리운전 기사는 보험가입 의무대상자도 아니다. 동부화재 등에서 '대리운전보험'을 출시했지만 보험가입률은 50%도 되지 않는다.

따라서 무보험 대리운전 기사가 사고를 냈을 경우 피해를 이용자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 대리기사들도 면허제도 희망

대리운전 기사 면허제도와 관련법 제정은 대리운전 기사들도 간절히 바라는 것 중 하나다.

정부가 지난 2007년 6월부터 대리운전보험 가입확대, 보험가입증명 및 운전자 신분확인 서비스 등을 골자로 하는 '대리운전 자율규제사업'을 진행 중이지만 업계는 자율규제보다 법제화가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대리운전협회 이창석 기획실장도 "무보험 차량 운행, 전과자 등 부적격 기사 채용 등의 문제가 정부의 관리나 규제 없이 업계자율로 가능하냐"고 반문하며 "일본도 대리운전업을 몇 년간 자율규제하다 관리가 안 돼서 법제화했는데 왜 같은 시행착오를 겪으려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이어 "대리운전기사들의 애로사항 중 하나가 '대리운전기사는 바닥까지 간 사람들이 한다는 사람들의 시선'"이라며 "면허제도가 도입되면 대리운전 기사도 사회의 중요한 직업군으로 자리 잡을 수 있지 않겠느냐"며 기대감을 나타났다.

현재 면허제로 자격을 제한받고 있는 택시기사들은 모두 30만명. 이에 반해 '묻지마' 대리운전기사들은 전국적으로 10만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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