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6년 7월 14일 새벽 LA 코리아타운에서는 보기 드문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주말을 맞아 레스토랑을 찾았던 브라이언 진(27)씨가 같은 교포 청년들과 말다툼을 벌이다 흉기에 찔려 숨졌다.
이들과 주먹다짐을 하던 끝에 인근 주차장으로 피해 달아났지만 끝까지 따라온 범인들에 의해 가슴을 15차례나 찔려 잔인하게 살해됐다.
이 사건은 당시 한인사회에 큰 충격을 던졌을 뿐 아니라 현지 경찰 역시 이 사건 수사를 아시안 갱 특별 수사단에게 전담하도록 하는 등 강력 대응에 나섰다.
현지경찰은 이 사건을 한국계 갱단의 소행으로 보고 이 가운데 한국계 미국인인 R(28)씨를 며칠 뒤 살해 용의자로 지목했지만 R씨가 한국행 비행기에 오른 뒤였다.
4년 뒤인 2010년 3월 22일, 서울지방경찰청에 교포 출신 마약사범들이 무더기로 잡혀 들어왔다.
주범은 L(26)씨였다. 경찰이 L씨의 과거 행적을 조사해 보니 한 차례 이름을 바꾼 뒤였다.
그 이름이 R씨. 바로 그 해 LA에서 발생한 브라이언 진씨를 살해한 바로 그의 이름이었다.
인터폴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서 이중국적자인 점을 악용해 법원에서 이름까지 세탁한 채 4년간 도피행각을 벌여왔던 것이다.
경찰 조사 결과를 보면 더욱 충격적이다.
L씨는 학위를 위조해 강남의 유명 영어강사로 한 차례 취업했는가 하면 동료 미국인 강사들과 상습적으로 마약 파티를 벌이기도 했다.
필로폰, 대마초 같은 마약은 LA 현지 한인 갱단으로부터 밀반입 했다.
L씨는 또한 LA 한인 갱단원으로 활동하다 살인미수 범죄를 저질러 강제 추방당한 교포 이모(26)씨 등 국내 체류 교포 및 외국인 영어강사들에게 대량 판매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들인 LA 한인 갱단과 연계된 점조직 형태의 마약거래를 해와 적발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경찰은 현재 미국 시민권자인 L씨를 미국 수사기관에 인도하고 우리 국적자인 이 씨는 구속하는 한편 미국인 영어 강사 5명은 불구속 입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