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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최고 기대작 중 하나로 관심을 모았던 MBC 주말특별기획드라마 ‘신이라 불리운 사나이’(극본 이홍구 연출 이형선, 이하 )가 시청률 면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신불사’는 지난 6일 첫 회 방송에서 16.7%(AGB닐슨미디어리서치 전국 기준, 이하 동일)의 순조로운 스타트를 보였으나 이후 지속적으로 시청률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1일 방송된 6회는 11.7%. 첫 회 방송보다 5%포인트 가량 하락한 셈이다.
시청률 하락보다 더 큰 문제는 시청자들의 냉랭한 반응이다. ‘신불사’ 시청자 게시판에는 조악한 세트나 어설픈 CG, 지나치게 허무맹랑한 전개 등을 지적하는 시청자들의 비판이 줄을 잇고 있다.
물론 만화를 드라마화하는 과정에서 만화적 상상력을 고스란히 옮겨오는 시도를 무작정 나무랄 수는 없다. 오히려 이러한 시도를 즐겁게 지켜보는 시청자들도 있다. 그러나 초반 100억원대 제작비가 투입됐다는 홍보문구에 비추어 볼 때 현재 ‘신불사’의 행보는 대다수 시청자들의 높은 기대감을 충족시키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보인다.
더욱 걱정되는 것은 제작진의 안일한 의식이다. ‘신불사’의 주인공 송일국과 이 드라마 홍보 마케팅을 담당하는 플랜비픽쳐스 측은 기자간담회가 열렸던 지난 19일, 취재진에게 “‘신불사’의 제작비는 100억원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마치 대작 드라마처럼 보도돼 시청자들의 기대치를 높여놨다”고 말했다. 실제 블록버스터급 드라마가 아님에도 잘못된 기사로 인해 드라마에 대한 시청자들이 ‘눈’이 높아졌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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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신불사’의 실제작비는 얼마일까. 이 날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송일국은 “일반적인 미니시리즈보다 조금 더 많이 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후 제작사 관계자는 “약 70억원 정도 들었으며 자꾸 제작비가 상승되려고 해 상승요인을 면밀히 검토 중이다”라고 말했다. 일반적인 미니시리즈의 총제작비는 약 20억원. 최근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KBS 드라마 ‘추노’의 제작비가 67억원이니 ‘신불사’는 추노보다 약 3억원 가량 더 사용한 셈이 된다.
만약 제작사 측이 100억원이라는 보도 문구가 정말 거슬렸다면 보도 즉시 정정보도를 하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제작진은 드라마가 4회까지 방송되는 동안 ‘제작비 100억원’이라는 문구에 대해 단 한번도 정정보도를 요청하지 않았다. 오히려 홍보 마케팅 과정에서 이를 은연 중에 강조하기까지 하기도 했다.
플랜비 측은 또한 같은날 공식보도자료를 통해 “SBS의 변칙편성으로 ‘신불사’의 시청률이 하락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19일 ‘신불사’ 측이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SBS ‘이웃집 웬수’가 2회 연속 편성되면서 ‘이웃집 웬수’와 맞물린 방송 초반 시청률이 하락했다”는 것.
하지만 ‘이웃집 웬수’가 2회 연속 편성됐어도 ‘신불사’가 매력적인 드라마라면 채널은 돌아가기 마련이다. 제작사는 시청자들의 지적에는 귀 기울이지 않은 채 드라마의 시청률 하락요인을 타 사 드라마 편성에 돌려버리고 말았다.
‘신불사’는 그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는 드라마다. 송일국이 갑자기 아랍인으로 변하거나 승마 경기 중 말이 바뀌었다고 해도 만화를 보는 듯한 어설픈 설정은 독특한 재미를 안긴다. 하지만 시청자의 지적은 귀 기울이지 않은 채 무조건 남 탓만 하는 마케팅 전략으로 빼앗긴 시청률을 되찾기에는 무리수가 있어보여 아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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