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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철 담당 최관수 검사 1문 1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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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01-25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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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유영철을 믿지 않는다. 수사도 게임으로 알아"

 


▷유영철이 사형을 구형했을 당시 ''''검사님께 감사드린다'''' 고 했는데 그 말을 듣고 기분이 어땠는가?


''''걔가 이 기사를 볼지 안 볼지는 모르겠는데.... 개인적으로는 안 믿는다. 진심에서 나온 지도 의심스럽고, 조사할 때도 그런 행태를 많이 보였다. 감정의 기복이 심하고, 감정이 복받쳐서 그 순간에는 진심이었을지 모르지만 내게 정말 고마워서 그런 말을 한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유영철이 ''''죽고 싶다, 사형시켜 달라'''' 라는 말을 많이 했는데 그런 의미에서 나온 말이 아닐지?


''''유영철은 누구보다 가족에 대한 애착이 심했던 사람이다. 그래서 가족하고 아들 사진 좀 구해 달라고 해서 내가 구해준 적도 있고..... 아마 그래서 죽고 싶지 않을 것이다. 사실 죽고 싶다, 죽고 싶다 하고 말하는 사람들 중에 정말 죽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나? 아마 삶에 대한 애착이 누구보다 크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한다.''''

▷유영철에 대한 세간의 평가는 둘로 나뉜다. 머리가 뛰어난 희대의 살인마라는 평가와 잘못된 사회가 낳은 희생양이라는 평가가 있다. 둘 중 어떤 쪽이라고 생각하는가?


''''너무 무책임한 대답일지 모르지만 둘 다가 아니겠는가. 기본적으로 유영철은 머리 회전이 빠르다. 책 읽는 것도 좋아하고 편지 이런 것 읽어보면 문장이 탄탄하다는 것도 알 수 있다. 혼자서 글도 많이 쓰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걸 보면 머리 좋은 살인마 맞는데.... 또 다른 면으로는 상처를 쉽게 받는 사람이다. 그걸 좀 다듬어 줘야 하는데, 우리 사회가 그런 사회가 아니지 않나. 그런 면에서는 안타까운 마음도 가지고 있다''''


▷유영철에 대한 언론보도가 많고 취재경쟁이 심했는데, 언론에 난 유영철 기사를 읽고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아쉬운 면이 있다면 유영철이라는 하나의 사회적 현상이 왜 일어났는지에 대한 원인 분석이라든지, 우리 스스로에 대한 문제 제기라든지, 그런 현상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사회적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방안을 재기했으면 좋았을 텐데 너무 흥미 위주로 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선정적으로 어디서 누가 어떻게 죽었고..... 이런 것들. 사실 유영철 기사 올라가면 지금도 싫어하는 사람들 많지 않은가. 그것이 지나치게 유영철에 대해 그런 관심을 쏟았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유영철에 대한 프로그램은 보았는가? PD수첩이라든지.... TV에서 그려진 유영철의 모습은?


''''못봤다 (유영철은 어떤 사람이라고 보는가?) 워낙 특이한 사람이라...... 살인할 때 음악 들었다는 것도 맞고 특이한 사람이다 라는 지적도 맞다.''''


▷유영철이 재판 진행 중에 죽여 달라면서 난동을 피기도 했는데, 그 때 어땠는지?


''''유영철이 어떤 스타일이냐면 항상 자기랑 첫 대면을 하거나 처음 연결 과정을 겪는 사람이 있다면 그게 검찰이건 경찰이건 법원이건 구치소건, 자기 요구사항을 무조건 찔러본다. 약간 과장되게 행동하고, 내가 이런 놈이다 하고 과시하는 성향이 있다. 자기 마음대로 상황을 좌지우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타입이다. 그래서 사실은 법정에서도 한 번 그런 소동이 있을 거라고 예상했다. 경찰에서도 그랬고 검찰에서도 그랬으니까. 그런데 일단 한번 그렇게 소동을 피고 나면 그 이후엔 의외로 조용하다. 유영철에 대해서 행태 분석을 해서 이미 그런 걸 알았기 때문에 검찰에 넘어오기 전에 기동수사대에 내가 직접 가서 신병이 검찰로 이관된다고 전날 미리 말해줬다. 그래선지 검찰 조사 과정에서는 고분고분하고 말도 잘 하는 편이었다. 생각하는 것만큼 난동을 피우거나 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다른 범죄자들과 유영철과 수사 과정에서 차이점이 있었다면?

''''유영철은 자기가 하는 얘기를 남들이 주의 깊게 들어주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누가 아무것도 묻지 않을 때도 중얼중얼 혼잣말을 하기도 하고... 그런데 ''''이거는 거짓말하지 않았냐?'''' 라고 따지듯 물으면 기분나빠한다. 한 번 기분 나쁘면 눈이 뒤로 확 돌아간다고 해야 하나...... 전혀 딴 사람이 돼 버리고 수사가 안 된다. 그래서 같은 걸 묻더라고 돌려서 죽인 게 맞지? 라고 묻는 게 아니라 너 이러이러한 점을 보아하니 니가 죽인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니? 라고 물으면 그게 본인이 생각하기에 논리적인 것 같으면 그렇다고 인정한다. 그리고 게임하듯이 수사를 받았다. 그래서 일단 나에게 아이템을 준다. 예를 들면 내가 그 때 범행 저지를 때 시계를 찼던 것 같은데..... 라고 말하면 시계가 증거라는 사실을 나한테 말 해주는 거다. 그러면 그 시계를 찾아서 헤매야 한다. 그래서 결국 찾아오면 범행에 관계된 사실들을 전부 자백하고 못 찾아오면 그런 게 아닌데... 다른 데 있는데... 하면서 입을 다문다. 자기 컴퓨터에 범행일지를 기록했다는 얘기도 그렇다. 유영철이 컴퓨터 안에 있다고 해서 컴퓨터 찾아서 헤매었는데 있다고 한 장소에 없었다. 증거를 찾았다는 사실을 보여줘야 사실을 말하는 사람이다. 수사 자체를 검사와의 머리싸움으로 보고, 재미있어 한다. (기분 나쁘지 않았나?) 물론, 기분 나빴지만 수사해야 했다.''''


▷유영철의 눈빛이 강렬하다, 생긴 것이 무섭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본인은 어떻게 느꼈는지?


''''유영철 눈이 처졌다. 원래 인상이 사납게 생긴 사람들은 오히려 계획적인 강력범죄 안 저지르는 것 같다. 눈이 처져 있는 사람들 중에 잔인한 사람이 많았다. 물론 모든 눈 처진 사람이 그렇다는 것은 절대 아니지만 (웃음) 어쨌든 인상은 오히려 힘없어 보이는 편이다. 반면에 머리회전이나 체력이나 지구력이 매우 뛰어나다. 특히 손아귀 힘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 같다. 팔목이 이만-하다.(손으로 두껍게 그려 보이며)''''


▷유영철은 요즘 어떤 생활 하는지?


''''직접 들은 것은 아니지만 들은 바에 의하면 감옥에서 꾸준히 책을 읽는다고 한다. 월간조선 기자와 편지 왕래도 한다고 들었고, 글도 꾸준히 쓰는 편이다. 그리고 한자공부도 하고 있다고 한다. 원래 거기가 할 일이 없는 곳 아닌가. 이것저것 할 일을 찾아서 부지런히 하는 편이다.''''


▷유영철 이전과 유영철 이후의 사회가 같다고는 할 수 없을 것 같다. 물론 사회적인 분위기도 그렇지만, 수사를 담당하는 사람으로서 느끼는 점이 있다면?


''''분위기가 바뀌지 않았나. 사회적으로는 사람에 대한 인식을 근본적으로 다시 짚어보게 된 것 같다. 선인과 악인에 대한 인식 같은 것. 그리고 범죄로 보자면, 요즘에는 좀 뜸하지만 유영철 구속되고 난 후 사람을 죽이면 무조건 토막 낸다. 내가 유영철 이후로 살인 사건을 두 개 맡았는데, 그 중 하나는 부산에서 유영철이랑 똑같이 치밀한 계획을 세워서 망치를 준비하고 칼을 준비하고 시체를 토막 내고 야산에 유기하고.... 그랬다. 말하자면 범행 수법이 더 체계적이고 잔인해지는 것 같다. 예전에는 원한에 의한 살인이 아니라면 무조건 죽이고 도망가는 게 다였는데... 요즘에는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서 모든 방법을 다 동원하는 것 같다. 흔히 말하는 ''''유영철을 연상시키는, 유영철 같은'''' 이라는 수식어를 강력범죄에 쓴다면 도저히 상상이 안 가는 범죄라는 의미로 이해하면 되겠다.''''


▷유영철 같은 범죄인을 만나기가 우리 사회 전체로도 그렇고, 담당 검사로서도 그렇고 아마 한동안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런 기록적인 범죄자를 다룬 소회는?


''''맞다. 화성 범인이 다시 잡힌다면 모를까 아마 내 평생 그런 범죄자는 만날 수 없지 않을까, 만나서도 안 되고..... 나도 이번 사건을 맡으면서 여러 모로 조사해보고 안 사실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연쇄 살인이라고 하는 말이 미국에서는 세 가지로 분류된다. 다중살인, 연속살인, 연쇄살인 이렇게 세 가지인데, 다중 살인은 총기난사 사건처럼 한 자리에서 여러 명을 무차별로 죽이는 것이고 연속살인은 금품 강취라던가 원한이라는 동기가 있어서 그에 관련된 사람을 계속적으로 죽이는 것이다. 연쇄살인은 시리얼킬러인데 아무 동기도 없이, 예를 들면 신에게 더러운 여성을 처치하라는 계시를 받았다든지, 살인에서 쾌락을 느낀다든지 하는 이유로 일정한 간격을 두고 계획적으로 사람을 죽이는 것을 말한다. 유영철의 경우에는 이 시리얼 킬러로, 우리 범죄사에서 전무후무하지 않나 싶다. 알려진 것처럼 가족에 대한 원한 같은 건 아니었다. 그 친구가 유일하게 걱정한 게 자기 아들이 자기 얼굴 알아볼까 였으니까... 그 정도로 아들은 아꼈다''''


▷백서에 보면 꿈에 나왔다고, 악몽까지 꿨다고 했는데?


''''그가 무서워서 그런 건 아니고, 왜 사람이 험한 꼴을 보면 빨리 지워버리고 싶은 마음이 있지 않나. 나도 유영철 수사하면서 웬만하면 지워버리고 싶은 사건들만 봤다. 그런데 그걸 잊혀질 만 하면 또 보고 또 보고 해야 했으니 그래서 꿈에까지 쫓아오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유영철이 하도 속을 썩이고 증거가 안 나오니까.... 어떤 날은 증거가 있는 장소가 내 꿈에 나오기도 했다. 무슨 예지몽 꾸는 것처럼..... 그런데 진짜 거기 가 보니까 안 나오더라(웃음)''''


▷수사하면서 연민을 느낀 순간은 없었나?


''''연민이라기보다..... 그 친구 인생의 고비마다 아, 그런 일이 없었으면 그렇게까지 안 가지 않았을까. 그 때 이렇게 했으면 제대로 살지 않았을까 하는 안타까운 순간들이 있다. 대표적인 게 처음 범죄를 저질렀던 때인데, 91년에 절도를 저질렀다. 그런데 본인은 그게 실형을 살게 될지 몰랐다고 한다. 내가 보기에도 초범이었고, 분명히 집행유예로 풀려날 만한 여지도 있었는데, 너무 빠른 나이에 가벼운 범죄로 교도소 생활을 하게 됐다. 그렇게 일찍 교도소 가지 않았으면 그렇게까지 잔인해지지 않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판단은 누구나 다르지만. 그리고 그 친구 결혼 생활이 그래도 원만했다면, 워낙 가족에 대한 애착이 심한 친구니까, 가족 때문에라도 그렇게 살지는 않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물론 어디까지나 가정이지만. 재판부의 결정은 제가 판단할 사항은 아니다''''


▷ 수사 중에 피해자 가족 측으로부터 전화가 오지는 않았나?

''''다른 분은 없었고 무죄 판결 난 이문동 사건 피해자 가족에게 몇 번 전화 왔었다. 왜 그 경찰에게 발로 채이신 분.... 그 분이 나는 유영철이 죽인 줄 알고 그렇게만 생각했는데, 이제 와서 안 죽였다고 하면 나는 억울해서 어쩌나, 내 딸은 어쩌나..... 그런다. 내가 어찌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만 말씀드렸지만 나도 유영철 범죄라고 생각해서 기소했다. 그러나 재판부와 판단이 다른 것은 어쩔 수 있겠나. 그 분의 억울한 마음도 십분 이해된다.''''


▷수사과정에서 사람들이 협조는 잘 했는지?

''''너무 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받았다. 백서에도 썼지만 국과수 측에서도 즉각 즉각 도움을 주셨고 서울대학교 법의학 팀에서도 그리고 서초 소방서에서도 항시 네 명이 대기하며 수사 협조했고, 심리 분석을 도와준 대학 교수님들도 모든 과정에 무료로 적극적으로 동참해 줬다. (기사에는 압수수색영장 나올 뻔 했다고 나갔던데?) 아, 그건 사실이긴 하지만 약간 와전된 느낌인 게, 국과수에서도 그게 전례에 없는 일이었기 때문에 막무가내로 필름 원본을 내 주는 것이 어려웠고, 우린 우리 나름대로 그 필름이 필요했기 때문에 절차상 일어난 일 일 뿐이다. 그 외엔 정말 너무 잘 도와주셨다. 사체에 맞은 흔적만으로 증거를 잡아낸 것도 국과수에서 해 준 일이다. 그리고 기자들, 언론에서 사체의 신원 차악하게 했던 경우도 있다. 왜 5월의 신부, 그 시체는 원래 추가 피해자로 보고 됐던 시체였다. 수사 진행하면서 신원미상의 시체가 세 구 나왔는데, 그 중 두 개는 아직도 불상으로 남아있지만 하나는 언론에서 단서를 찾아준 덕에 가족과, DNA를 대조해서 확인할 수 있었다. 고마운 일이다.''''


노컷뉴스 박예원기자/ 박수정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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