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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은 풍성하고 여유롭다지만 수능을 코앞에 둔 학원가는 수험생의 숨 막히는 전쟁터다.
‘추석 지옥특강’이 진행 중인 대표적 학원가인 서울 노량진과 강남, 목동은 연휴도 잊은 채 최종점검에 나선 수험생들로 북적이고 있다.
고향인 전주에서 서울 노량진으로 올라온 삼수생 김 모(21) 씨는 하루에 10시간 넘게 이어지는 스타강사들의 특강을 소화하며 분주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다음 달 12일까지 수능이 40여 일 남은 상황에서 사흘의 추석연휴는 김 씨에게 마냥 흘려보낼 수 없는 소중한 시간.
학원 인근 고시원에서 묵고 있는 그는 연휴기간 대부분의 가게가 닫아 라면과 삼각김밥 등으로 끼니를 때우며 공부하면서도 수능에 대한 걱정과 긴장감을 놓을 수가 없다.
김 씨는 “수능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남들처럼 여유롭게 보낼 수는 없었다”며 “가족들이 보고 싶고 친지들에게는 미안한 마음도 들지만 다들 이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석 연휴 학원가에는 부족한 부분을 채워준다는 ‘약점공략 집중강의’나 막판 실전 적응력을 높일 수 있는 ‘기출문제 풀이 강의’에 수험생들이 몰리고 있다.
또 ‘추석기간에 20점 올리기 파이널 특강’과 ‘50점 상승 벼락치기 강의’ 등도 인기다.
재수생 이 모(20) 씨는 “고향에 내려가 부모님을 뵙고 싶지만 수능시험을 잘 보는 게 무엇보다 효도하는 길인 것 같다”며 “이번 추석을 반납하고 지옥훈련을 하는 마음가짐으로 공부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결심을 밝혔다.
수험생 이충연(19) 씨도 “언어와 외국어 영역이 취약해서 이번 추석기간 동안 단기 특강을 듣고 있다”며 “추석에도 고생하는 만큼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