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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파공작원 출신 등으로 구성된 대한민국 특수임무수행자회 간부가 외국계 유명 컴퓨터 회사의 국내 판권을 요구하며 협박성 발언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주한 미 대사관에서 한국 경찰에 정식으로 수사를 요청하는 등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 14일 애플컴퓨터 한국지사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자신을 특수임무수행자회 중앙사업단 산하 유통사업단 단장이라고 밝힌 A씨는 다짜고짜 애플컴퓨터의 국내 판권을 요구했다.
A씨는 자신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실력행사에 나서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서울 삼성동 아셈타워에 있는 애플컴퓨터 사무실을 동료 한 명과 함께 방문하겠다고 통보했다.
위협을 느낀 애플컴퓨터 측은 곧바로 주한 미국대사관에 관련 내용을 알렸고 대사관 보안담당자는 지난 15일 경찰청 외사국을 방문했다.
미 대사관측은 "특수임무수행자회 간부가 미 애플컴퓨터 한국지사에 국내 판권을 부당하게 요구하고 있다"며 대책을 세워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경찰은 미 대사관과 긴밀한 연락관계를 유지하며 서울경찰청을 통해 안전대책을 세우고 신속하게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일단 아셈타워 주변 경비를 강화하고 A씨의 행적 파악에 나섰으며, A씨는 그 이후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경찰청 관계자는 "A씨의 신병확보를 위해 계속 연락을 취하고 있는 것은 물론 전화를 한 당사자가 A씨 본인인지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특수임무수행자회 측은 "자신들의 사업과는 상관없는 일이고 A씨가 개인 차원에서 일을 벌인 것 같다"며 "자체 진상조사를 하겠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 외사국 관계자는 "A씨가 외국계 회사를 협박한 사실이 확인된만큼 혐의가 입증되면 반드시 사법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의 신속한 대응으로 외교 문제로 비화되는 것은 막았지만 유명 외국 회사를 상대로 한 보수단체 간부의 돌출행동은 국제적 망신거리가 될 것으로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