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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세 번째 만남이다. 이제는 가수보다 방송인이라는 호칭이 더 익숙한 1인밴드 올라이즈 밴드의 우승민(34). 처음에는 ‘무릎팍도사’의 MC로, 이후 영화 ‘기다려도 좋아’의 배우로 접했던 그를 이번에는 가수로서 목동 CBS 보도국에서 만났다. 그는 얼마 전 4집 앨범을 발표하고 본업인 가수로 복귀했다.
4년만에 빛을 본 앨범 ‘언덕’은 일명 ‘가내 수공업’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작곡·작사·노래·연주·레코딩·믹싱까지 오롯이 우승민이 홀로 진행했다. 앨범 작업에 든 제작비는 고작 200만원에 불과하다. 강호동, 유재석 등 톱스타들이 소속된 대형 기획사 디초콜릿이앤티에프 소속임을 감안하면 “아니 왜?”라는 의아함이 먼저 든다.
“음반활동에 대한 건 나 혼자서 다 했습니다. 회사에서도 원하는 음악 있으면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했죠. 사실 곡 만드는 건 오래 안 걸려요. 지금 당장 5집 앨범 만들라고 하면 다음 달에도 낼 수 있죠. 다만 MC로 계약했기 때문에 가수 활동에 대한 전속계약서를 쓰느라 시간이 좀 걸린 것 뿐입니다. 그 때문에 이렇게 인터뷰도 돌고 있고요.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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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집은 잔잔한 기타 연주가 인상적인 감성적인 포크송이 주를 이룬다. 거침없는 언변만큼이나 세상의 부조리를 통쾌하게 꼬집었던 과거 석장의 앨범을 떠올리면 다소 의외다 싶을 정도다. “너무 착해진 것 아니냐”는 지적에 그는 힘차게 고개를 가로 저었다.
“1집이 질풍 노도의 하드코어였다면 3집 앨범은 힘이 없었지요. 실제로 그 당시 힘이 없었고요. 4집은 2009년 제 모습입니다. 언덕이란 게 넘다 보면 별 게 없지만 그 언덕까지 가는 길이 중요하지 않습니까. 다음 세상, 또 그 다음 세상에는 어떤 길이 펼쳐져 있을까 하는 기대감 말이지요. 제가 꿈을 이루고 결혼 언제 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중간과정이 중요하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죠.”
그렇다면 우승민의 2009년은 정확하게 어떤 모습일까. 우승민은 “나는 예전과 변한 게 아무 것도 없다”고 강조했다.
“저는 예전과 똑같아요. 여전히 무릎 나온 트레이닝복에 슬리퍼 차림으로 홍대앞을 쏘다니며 가끔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운답니다. 제가 연예인이랍시고 옷을 잘 차려입고 꾸미고 다닌다면 그건 ‘올밴’이 아니지요. 지금도 가장 어색한 게 주위에서 저를 보며 ‘연예인’이라며 수근대는 시선들이에요 저는 예전과 달라질 게 없는데 말이지요.”
달라진 게 없다는 우승민의 말투에서 연예인 생활을 하며 그가 겪었을 고뇌와 이질감이 묻어났다. 그러나 우승민은 예의 ‘올밴’스러운 유쾌함으로 분위기를 환기시키며 모두에게 큰 웃음을 안겼다.
“제 팬카페에 가면 1집 활동 당시 인터뷰 기사가 있어요. 그 때 보니 저는 ‘유명해지면 내가 하고 싶은대로 못한다’며 ‘뜨면 안된다’고 강조했더군요. 지금도 예전 기사 보면서 그 마음 변치 말자고 다짐해요. 예전부터 돈 많이 벌면 고향에 금의환향해 음악학원을 차리겠다는 꿈도 그대로고요. 돈 많이 안 버는 대신 신용카드 안 쓰고 체크카드만 사용하고 가끔 기부도 하면서 살게요. 우리 ‘올밴’ 정신 있지 않습니까. ‘대충대충’요.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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