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형철
"감독이 되고 싶어 19편의 시나리오를 썼죠."
영화 '과속스캔들'의 강형철 감독이 6일 오전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영화 감독이 되고 싶어 여러 가지 방법을 생각하던 중 시나리오를 택했다. 영화화 된 작품은 없지만 19편의 시나리오를 썼다"고 밝혔다. '과속스캔들'이 첫 번째 연출작이자 19편의 시나리오 중 처음으로 영화화된 작품이다. 마땅한 필모그래피도 없는 '생짜' 신인인 셈이다.
때문에 영화화하기가 쉽지 만은 않았다. '생짜'에게 투자할 영화사는 쉽게 찾을 수 없었다. 강 감독은 "지난 2007년 5~6월 부터 투자자를 찾아다"며 "신인 감독의 시나리오인데다가 새로운 내용도 아니고. 결과물에 대해 확신이 힘들었는지 투자가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직접 다닌 것은 아니지만 꽤 많이 퇴짜를 당했다고 들었다"고 덧붙였다.
캐스팅 과정도 녹록치 않았다. 강 감독은 "지금 생각해 보면, 역할에는 주인이 있기 마련인데 그 주인을 찾는 과정이 드라마였다"며 "각 역할에 주인을 찾고보니 캐스팅은 사람이 아니라 하느님이 주는 거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 강 감독은 "박보영씨는 동양적인 인형 같은 외모다. 딱 원했던 외모고, 오디션을 봤는데 연기가 마음에 들었다"며 "마지막 오디션 때 노래방 가서 봤는데, 기대 이상으로 노래를 잘 했다"고 캐스팅 뒷담화를 들려줬다.
감독이 생각하는 영화의 인기 요인은 무엇일까. 그는 "정리를 해 봐야겠습니디만, 웃음이나 눈물을 강요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며 "있는 그대로를 던지고 그런 것들을 즐겁게 봐주셨으면 했는데 그런 점에서 소통된 것 같다"고 밝혔다.
'과속스캔들'은 '36살의 할아버지, 22살 딸, 6살 손자'라는 설정만 놓고 봤을 때 논란 여지가 다분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었을 때 가슴 따뜻한 가족 코미디였다. 감독의 의도가 제대로 반영됐다. 현재 '과속스캔들'은 800만 관객을 눈 앞에 뒀다. '생짜' 신인 감독으론 최고 성적이다. 제작비도 비교적 적은 25억이다.
강 감독은 "영화 정산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그래도 보너스는 주시겠죠"라고 웃음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