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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일어나니 스타가 됐어요.”
2009년 최고의 화제작 KBS 2TV ‘꽃보다 남자’의 가장 큰 수혜자는 단연 신인 탤런트 이시영이다. 케이블 채널 ‘도시괴담 데자뷰’와 KBS 2TV 수목드라마 ‘바람의 나라’에 출연했지만 무명에 가까웠던 그는 ‘꽃보다 남자’를 통해 얼굴을 알리고 MBC 예능 프로그램 ‘일요일 일요일 밤에-우리 결혼했어요’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하지만 ‘벼락스타’가 되기까지 이시영은 무려 5년 여 동안 남몰래 눈물을 흘리며 무명의 설움을 겪어야만 했다. 28살이라는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맑은 피부, 수줍은 미소 이면에 숨겨진 4차원적인 모습이 매력적인 ‘준비된 스타’ 이시영을 만났다.
◆“‘꽃보다 남자’ 중학시절 읽은 ‘오렌지보이’의 아련한 추억 떠올라”가미오 요코의 동명만화를 드라마화한 ‘꽃보다 남자’는 명문재벌가의 자제 F4와 서민층 자녀 금잔디(구혜선 분)의 우정과 사랑을 그린 작품. 이시영은 F4 리더인 구준표(이민호 분)를 사모하지만 못생긴 외모 때문에 모욕을 당한 뒤 성형미인으로 거듭난 오민지 역을 연기한다. 그는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는 여주인공 금잔디의 유일한 친구지만 구준표의 마음이 금잔디에게 기울자 돌연 금잔디를 곤경에 빠뜨리는 악녀 연기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오디션을 볼 때 민지 역할이 제게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랐어요. 학창 시절 원작을 무척 재미있게 읽었거든요. 신간이 나올 때마다 만화 대여점에 달려가서 친구들과 돌려보던 기억, 마지막 페이지를 넘긴 뒤 다음 이야기를 상상하며 신간이 발간되기를 기다렸던 경험 때문에 더 오디션에 열심히 임한 것 같아요.”
오민지는 원작 만화에서 드라마보다 더한 ‘악녀’로 그려진다. 하지만 결국 여주인공과 둘도 없는 친구가 된다.
“다행히 한국판 ‘꽃보다 남자’ 속 민지는 성형 외 숨길 게 없기 때문에 원작보다 욕을 덜 먹을 것 같아요. 아직 민지의 결말에 대해서는 작가님과 감독님이랑 논의 중이에요. 원작과 같은 방향으로 그려질지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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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 나이 논란은 꼭 치러야 할 통과의례
이시영은 이 작품으로 이름을 알렸지만 이른바 유명세에 따르는 시기, 질투도 겪어야만 했다. 최근 며칠동안 그의 이름은 인터넷 포털 검색어 순위 상위권을 차지했고 그의 과거 사진, 본명 등은 네티즌들의 안주거리로 떠올랐다.
“속상하죠. 하지만 제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관심을 받는 만큼 당연히 안고가야 하는 통과의례라 생각해요.”
동덕여자대학교 의상디자인학과 01학번인 그는 대학 재학시절부터 연기에 대한 꿈을 키워왔다. 하지만 부모님의 반대에 부딪혀 방황하다 졸업 무렵 뒤늦게 홀로 연기자 데뷔를 준비해 2년 전 지금의 소속사를 만나 본격적으로 연기자의 길을 걷게 됐다.
“연기를 하고 싶다는 갈망이 무척 컸어요. 그래서 졸업 때 부모님께 무작정 연기자가 되겠다고 선언했죠. 당시 부모님께서 ‘그렇게 연기를 하고 싶다면 진작 시킬 걸 그랬다’라며 안타까워하셨어요. 지금은 든든한 후원자이자 응원자시죠.”
28살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무려 10살이나 어린 고교생 연기를 하는 게 어렵지는 않을까? 이시영은 “전혀 문제없다”고 강조했다.
“사실 ‘꽃보다 남자’는 중고생뿐만 아니라 제 또래나 아주머니들도 무척 즐겨보는 드라마잖아요. 그건 누구나 고교생 같은 마음이 있기 때문에 드라마를 공감한다는 뜻이거든요. 저도 이 작품을 통해서 고교생들을 더 많이 이해하게 됐어요.”
◆드라마보다 더 힘든 ‘우결’ 촬영, 실제 내 모습에 당황
‘꽃보다 남자’에 이어 출연한 결혼 버라이어티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우리 결혼했어요’는 이시영이라는 이름 석자를 전국민에게 알리게 했다. 이시영은 이 프로그램에서 가수 전진과 가상 부부로 출연, 프라모델을 수집하고 재즈댄스를 즐기는 4차원적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특히 10년차 아이들 스타이자 고교 선배인 가수 전진에 대한 그의 차가운 태도는 4차원적 이미지를 더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이 때문에 “고도의 신인 띄우기 전략 아니냐”는 얼토당토치도 않은 비아냥까지 듣게 됐다.
“사실 저는 드라마 촬영보다 ‘우결’ 촬영이 더 힘들었어요. 드라마는 대본이 있고 대사가 있지만 ‘우결’은 100% 제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니 하나하나 신경이 쓰이더라고요. 그렇다고 제가 ‘우결’에 출연하기 위해 갑자기 프라모델을 모으거나 재즈댄스를 춘 것도 아니거든요. 그냥 평소 제 모습을 보여드린 것 뿐이고 방송을 통해 내게 이런 이미지가 있었다는 걸 저 역시 이번에 발견하게 됐어요.”
10대 취향의 드라마를 통해 얼굴을 알렸고 예능 프로그램으로 인지도를 높인 이시영은 아직도 자신의 인기가 믿겨지지 않는다고 한다. 지금도 자신의 얼굴을 알아보고 사인을 받으러 오는 이들에게 “저 아세요”라고 되묻는다고.
“아직도 얼떨떨해요. 하지만 제가 노력한 것 보다는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차근차근 준비해서 더 좋은 작품을 통해 연기자 이시영으로 인사드리고 싶어요. 이왕이면 아주 밝고 푼수같은 역할이나 액션물에 출연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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