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파리동영상' 하나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한국경제TV 강기수 앵커 (한경TV 화면)
IMF때보다 더 혹독하게 경제가 좋지 않았던 지난해, 일약 ''경제''하나로 전 대한민국 국민의 웃음보를 터뜨렸던 두 인물이 있다.
그 중 한명은 파리가 얼굴에 앉아 방송사고(?)를 낸 대신증권 나민호 팀장이고 또 한명은 ''나라의 경제를 얘기하는데 파리가 앉았습니다'' 라는 촌철살인(?)의 발언으로 일약 스타가 된 한국경제TV의 뉴스편집국 소속 기자 강기수 앵커가 바로 주인공이다.
파리 동영상 그후...
본인은 대한민국의 평범한 샐러리맨이라고 표현하지만, 주위 동료들은 결코 그렇지 않다고 말하는 우리의 ''파리동영상 아저씨''.
어느 사이트에서 ''작년 한해 많은 사람에게 기쁨을 준 인물 1순위''로 꼽힌 그를 노컷뉴스가 올 한해는 진짜 경제가 국민들에게 기쁨을 줬으면 하는 소망에서 23일 직격인터뷰를 가졌다.
강기수 앵커는 "일약 유명인사가 돼버려 언론에 더 이상 노출되는 것이 부담스럽다"며 조심스레 말문을 열었다.
강 앵커는 ''눈을 가늘게 뜨는 방송진행 화면과는 실제 모습이 많이 다르다''며 처음부터 일부러 공격적인 질문을 던지자 그는, " 뚱뚱해졌나요? 머리가 빠졌나요? 늙었다는 건가요?" 라고 되물으며 기자를 웃게 만든다.
동영상이 인터넷을 통해 화제가 됐을때, 보는 네티즌들이야 즐거웠겠지만 본인은 우려도 많이 됐을 터.
그도 " 선행을 한 것도 아닌데 쏟아지는 관심에 되려 걱정이 되기까지 했습니다.하지만 덕분에 제가 잠시나마 기쁨을 드렸다면 저도 감사할 일인 것 같습니다." 라며 신중한 대답을 앞세웠다.
''혹시 그 방송 이후 회사차원에서 징계는 없었냐''고 묻자 " 다행히 없었습니다. 회사에서 쉬쉬하며 일부직원만 기억하던 건데 만천하에 공개가 되어서... . 사실 웃기려고 그런거 절대 아닙니다!" 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부모님,"이제야 니가 방송에서 빛을 보는 구나" 실제로 그는 ''매번 하루하루 방송에 목숨을 걸고 최선을 다한다''는 신조를 가지고 있을 만큼 하는 일에 있어서 철두철미하다고 주변 사람들은 얘기한다.
일단 동영상이 노컷뉴스를 통해 처음 기사화되고 각종 포탈에 가장 많이 본 기사로 뜨자 다행히(?) 회사에서부터 폭발적인 반응이 나왔고 소식없던 군동료한테까지 연락이 오는 등 생각지도 않은 좋은 일들이 생겼다.
"헤어졌던 많은 이들한테 연락이 왔습니다.부모님은 그 일로 방송에 제가 나오면 출세했다고.. 니가 이제야 빛을 본다며 참 좋아하셨죠.아하하."
혹시 어디가면 알아보느냐는 질문을 이어가자 " 음식점과 술집에서 종종 알아보십니다. 그런데 문제는 현재 모습이 2001년 초반이었던 그때와 많이 달라서,긴 듯 아닌 듯 쳐다보는 경우도 있더군요.아, 물론 제생각입니다. 그래서 모자를 푹 눌러쓰고 다니죠.아하하." 농담섞인 대답이 돌아온다. 역시 기분좋은 웃음을 지녔다!
눈가에서 떠나지 않는 미소, 시종일관 여유로운 말투. 인터뷰에 응하는 모습은 이미 일반인이 아닌 그. 분명 숨겨둔 끼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학창시절 특별히 한 일이 있냐고 묻자 아니나 다를까 연극과 영화 동아리 활동에 몸바쳤다고 한다.
"어릴 적 꿈은 시나리오 작가겸 연출이었어요. 말도 안되는 시나리오를 써보기도 하고 혼자 남다른 재주가 있다고 생각하고 몽상을 모락모락 했었지요."
그뿐이 아닐 것 같아 출연도 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역시 기대를 져버리지 않는 강기수씨.
대학연극반 시절 연극도중 웃어 선배들에 꾸지람..결국 탈퇴"대학 1학년 두번째 연극때 사상최초로 최연소 주연을 맡았습니다. 그런데, 연극 도중에 웃었습니다. 그것도 아주 크게 ... . 정말 미치는 줄 알았습니다. 초연은 보통 동아리 선배들 모시고 하는데 그 선배들 앞에서 그만. 차마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어서 결국 탈퇴했죠. 지금도 그 때 생각만 하면 식은땀이 쫘아악 흐른다"며 일화를 소개했다.
역시나 웃음이 많아서 생긴 실수담. 하지만 그의 별명이었다는 하회탈 같은 미소 앞에서는 그런 실수조차 결코 밉게 보이지만을 않았을 것이다.
우리에게는 재미있는 앵커 아저씨로 더 잘 알려져 있지만 강기수씨는 앞서 말했듯 경제전문채널에서 편집을 담담하는 배테랑 전문 기자.
작년에는 침체된 경기속 지쳐있는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었으니, 올해는 정보도 좀 달라며 올 한해 우리 경제의 전망을 물었다.
"정부가 경제에 올인하겠다고 하고 재계도 앞다퉈 투자계획을 밝힌 만큼, 다소 교과서적이기는 하지만 말 그대로만 된다면 괜찮겠죠.하지만 또 수출이 제 역할을 못하고 내수가 제 때 회복되지 못하면 침체가 연장될 겁니다. "
대답을 듣다 심각한 표정을 짓자, " 헷갈리시죠? 맨큐의 경제학을 보면 경제전문가그룹에 조언을 구하면 ''이러면 이럴 것 같고 저러면 저럴 것 같아서 답을 못구한다''는 말이 나옵니다. 한가지만 지적하면 , 현재 누구도 미래에 대해 긍정적인 이야기를 하지 않는데 관성의 법칙처럼 밝은 생각이 밝은 미래를 이끌어내지 않을까 합니다. 잘되길 바라는 마음을 모읍시다! " 라는 재치있는 답변이 이어진다.
그는 개인적으로 2005년에 좀 더 다이나믹한 삶을 살고 싶다고 한다. " 절대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일 없을까요? 경제에 대한 전문적인 공부도 더 하고 싶고. 아들 말문도 트이고, 아내의 살도 좀 빠지고, 그랬으면 합니다."
"올해는 진짜 경제가 좋아져 웃음이 터졌으면..." 인터뷰 내내 그에게서는 밝은 기운이 넘쳐 흘렀다. 함께 있자니 그가 준 것은 단순히 재밌는 웃음이 아니라, 같이있는 이를 기분좋게 이끄는 신명나는 에너지였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바쁘다면 최고로 바쁘다 할 만큼 숨가쁘게 움직이는 생방송을 하는 현장속의 기자가 그처럼 언제나 환한 표정을 지니기는 결코 쉽지 않다. 그런 그의 모습이, 또 그가 주변 동료들로부터 듣고 있는 ''참 좋은 사람'' 이라는 평이 바로 웃음이 주는 복이 아닐까.
마지막으로 그가 작년 한해 많은 사랑을 보내준 네티즌들에게 보내는 인사를 전하며 만남을 마쳤다.
"조금 늦었지만 아직 새해 첫 달이니 새해 인사부터 하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지난 해는 정말 많이 힘든 한 해 였습니다.올 한 해는 일회성 웃는 일이 아닌 신명나게 웃는 일이 많이 생겼으면 합니다. 매일매일 역동적으로 원하는 것을 성취해 가는 삶을 사시길 바랍니다. 강기수였습니다. "
노컷뉴스 송하림 인턴기자 nocutnews@cbs.co.kr